2025년 초, 국내 물김 시장은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 폭락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한 달 동안 약 3,000톤의 물김이 바다에 폐기되었다. 2월 7일까지 집계된 2025년산 물김 폐기량은 5,690톤에 달했는데, 이는 2021년산 1,451톤, 2022년산 2,317톤, 2023년산 1,412톤, 2024년산 54톤과 비교해 압도적인 규모였다.
전남 진도와 해남에서는 각각 1,909톤과 494톤이 폐기되었으며, 고흥군에서는 열흘 사이 100척에 달하는 물김이 바다에 버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물김 위판 중량은 32% 늘어났음에도 총 위판 금액은 52% 감소하여 생산자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물김 가격 폭락의 원인
물김 가격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해수부의 신규 양식 허가와 작황 호조, 그리고 불법 양식의 증가가 꼽힌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아지는 김의 원료인 물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완도, 여수, 신안 등에 1,000헥타르 규모의 신규 양식장을 허가했으며, 2027년까지 추가 양식장 구축도 고려 중이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2025년산 김 생산량이 1억 7,645만속으로, 전년(1억 4,970만속) 대비 17.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25년 1월 물김 생산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산지가격은 2~3년 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가공시설 부족과 불법 양식의 문제
물김 가격 폭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가공시설 부족과 불법 양식이 지적되고 있다. 물김은 보관 기한이 2~3일에 불과해 마른김으로 가공해야 하는데, 국내 마른김 가공 공장은 영세한 곳이 많아 물김 생산량 확대에 맞춰 가공 시설을 늘리기 어려웠다.
반면, 김산업연합회 회장은 "국내 가공 공장의 생산 능력은 충분하다"고 반박하며 "가공 시설 부족이 아닌 불법 양식장이 늘어나 물김이 과잉 생산된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김 가격이 높아지자 생산 어업인들이 면허 여부를 떠나 무분별하게 양식을 확대했고, 일부 지역에서 불법 양식장이 집중적으로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폭증했다는 것이다.
단속 강화와 가격 변동
불법 양식장 문제가 심각해지자 전남도는 무기한 특별단속을 벌이기 시작했다. 고흥군도 전남도, 고흥군수협, 한국김생산어민연합회 고흥지회와 협력해 불법 김 양식 시설물을 정비했다. 민관 기관·단체는 선박 130여척을 동원해 나로도 해역(900헥타르), 시산∼여수 해역(470헥타르)에 걸쳐 있는 무면허 김 양식시설 6,850줄을 대상으로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단속이 오히려 공급 부족을 초래해 물김 가격이 다시 치솟는 결과를 가져왔다. 불법 양식장 단속 이후 물김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산업 안정화를 위한 대책
김생산어민연합회 군산지회 회장은 최저 위판 가격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최저 위판 가격제는 일정 수준 이하로 거래되지 않도록 보장해 어업인들의 기본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또한 김 가공 공장 관계자들은 "어느 정도 가격을 상한선 하한선을 정해놓고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가격 안정화 방안을 제안했다. 이처럼 물김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생산량 조절, 가공 시설 확충, 불법 양식 근절, 가격 안정화 제도 도입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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