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만에 가장 더웠던 여름 덕에…되레 매출 확 오른 이곳

오삼권 2024. 9. 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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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 대형 실내 쇼핑몰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이은 무더위에 실내 공간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 사진 연합뉴스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 날씨에 농가와 식품·유통 업계 희비가 엇갈렸다.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농가는 울상을 지었고, 아이스크림 판매 증가에 빙과 업계와 편의점은 웃었다. 때 늦은 더위가 기승을 부린 추석 연휴 기간 백화점과 마트는 손님으로 북적였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배추 1포기 가격은 9337원으로 전년 동기(5509원) 대비 69.5% 올랐다. 같은 기간 무 1개 가격은 2313원→3826원(65.4%), 시금치 100g 가격은 2511원→3728원(48.5%)으로 올랐다. 청양고추와 오이 가격은 각각 18.8%, 17.1% 올랐다. 지선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엽근채소관측팀장은 “고온과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 배추와 무 등 채소 가격이 전년 대비 올랐다”고 분석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가장 더운 여름 날씨와 가장 늦은 폭염이 나타난 해로 드러났다. 올여름(6~8월) 평균 기온은 25.6도로 전국 기상 관측이 시작(1973년)된 이후로 가장 더웠다. 또 올해 서울 기준 가장 늦은 폭염은 지난 19일로 폭염 특보제 도입(2008년) 이후 가장 늦은 날이었다.

정근영 디자이너

기록적 폭염으로 아이스크림 판매가 증가하면서 빙과 업계는 매출이 늘었다. 지난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빙그레는 지난 7∼8월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웠다. 롯데웰푸드도 3분기 아이스크림 매출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3분기 롯데웰푸드 빙과 매출이 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이 판매되고 있다. 역대 가장 더운 여름 날씨에 지난 7~8월 아이스크림 판매가 크게 늘었다. 사진 연합뉴스

아이스크림 판매가 늘며 편의점도 덩달아 웃었다. 지난 7~8월 편의점 4사의 전년 대비 아이스크림 매출 증가율은 CU(19.5%), GS25(18.4%), 세븐일레븐(17%), 이마트24(8%) 순이었다. 이달 초부터 지난 18일까지로 보면 CU와 GS25의 매출은 각각 27.2%, 42.5% 늘었고,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매출은 각각 15%, 20% 늘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매출은 날씨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늦더위에 아이스크림 등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무더위 피해 백화점·아웃렛 찾는 고객 늘어


추석 연휴 기간에는 늦더위를 피해 백화점·아웃렛 등 실내 공간을 찾는 발길이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추석 연휴(14~18일) 동안 백화점 3사 매출은 지난해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2일)보다 10%가량 늘었다. 매출 증가율은 신세계(12.5%), 현대(10.8%), 롯데(10%) 순이었다. 롯데프리미엄아웃렛 8개 점은 추석 당일인 17일에 약 20만명이 방문했고, 신세계프리미엄아웃렛도 추석 연휴 기간 방문 차량이 지난해보다 평균 2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연휴 기간 중 잠실 롯데월드몰을 찾은 사람은 95만명으로 나타났다.
때 늦은 추석 더위에 연휴 기간 중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중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지난해 연휴 기간 대비 약 10% 늘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제공
대형 마트는 먹거리 매출이 늘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추석 연휴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20%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건과일(150%)의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수입고기(100%)와 채소(100%), 한우(75%), 과일(70%)이 뒤를 이었다. 홈플러스도 수산(74%), 과일(53%), 채소(52%), 축산(47%) 등 먹거리 매출 증가율이 높았다.

이마트는 연휴 기간 중 수산 매출이 60%로 크게 늘었고 축산(51%), 과일(40%), 주류(28%), 냉동·냉장 가공상품(23%), 델리(22%), 음료(9%)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추석과 주말이 이어져 있다 보니 가족 먹거리 매출이 늘었다”며 “늦은 더위에 불 없이 간편하게 조리하는 냉동·냉장 가공상품 매출도 늘었다”고 말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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