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총리보다 더 인기"… 41년 동지 日퍼스트레이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지난 1일부터 공식 업무에 들어가며 ‘퍼스트 레이디’인 이시바 요시코(石破佳子·68)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지지통신·아사히신문 등은 이시바의 지역구인 돗토리(鳥取)현에서 요시코 여사의 인기가 이시바를 능가한다고 보도했다.
1956년 도쿄에서 태어난 요시코 여사는 이시바 총리와 게이오대 법대 동급생이다. 재학 당시엔 이시바 총리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대학 졸업 후 신문에 실린 이시바 총리 부친의 부고를 보고 조의 전보를 보냈다가 다시 인연이 이어졌다. 1983년 결혼했고 슬하엔 두 딸이 있다.
밝은 성격과 따뜻한 언행으로 유명한 요시코 여사의 인기는 이시바 총리도 의원 시절 종종 언급할 정도다.『보수정치가 이시바 시게루』(2024년)에서 이시바 총리는 “선거에서 후보가 없으면 아내를 내면 어떠냐는 이야기가 반드시 나온다”, “선생님(이시바)보다 표를 더 얻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전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강연회 등 행사에 “내가 가는 것보다 아내가 가는 걸 더 환영한다”고 말했다. 동료 의원들과 어울리기보다 홀로 정책 연구에 몰두하던 이시바가 챙기지 못한 지역구를 요시코 여사가 챙겼다고 한다.
이시바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스승으로 칭하는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栄) 전 총리에게 요시코 여사와의 결혼을 밝혔을 때의 일화도 유명하다. 다나카 전 총리가 지방 유력가문의 딸을 소개시키려 하자 이시바 총리는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는데, 당시 요시코 여사는 마루베니 상사에 다니고 있었다. 다나카는 일본 정계를 뒤흔든 뇌물 사건인 록히드 사건으로 체포된 적 있는데, 공교롭게도 사건에 연루된 회사 중하나가 마루베니 상사였다. 다나카 전 총리는 이시바 총리 결혼식에 참석해 요시코 여사를 ‘마루베니 여왕’이라고 부르며 축사했다.
이시바 총리는 의원 시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집에 돌아가면 ‘괴롭네, 힘드네’하는 말을 하게 된다”며 “지금껏 지지해준 것이 아내”라고 말할 정도로 금슬을 자랑했다. 초선 정치인 이시바가 초선 의원일 때부터 방송에 함께 나가 노래를 부르는 등 이시바의 38년 정치 활동 곁엔 요시코가 있었다.
지난달 27일 차기 일본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 개표 결과를 지역구 돗토리현에서 화장기 하나 없는 수수한 모습으로 지지자들과 함께 지켜본 것도 그였다. 남편이 2차 결선투표에서 역전 승리해 자민당 총재에 당선되자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당선 축하 기념사진 촬영 때엔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얼굴을 꼬집기도 했다. 이날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한 요시코 여사는 당당한 목소리로 “이시바 시선에선 앞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을지 모른다. 칭찬만이 아니라 어떤 의견이라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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