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투수 팔꿈치·어깨 부상 15년 만에 3배··· 운영 철학이 통째로 변했다

심진용 기자 2025. 3. 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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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양키스 게릿 콜은 최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게티이미지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 투수들이 팔꿈치나 어깨 부상 때문에 부상자명단에서 보낸 시간은 모두 1만4000일 정도였다. 2019년 8000일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2010년 4000일과 비교하면 15년 만에 3배가 됐다.

투수 구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해지면서 부상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아무리 단련을 한다고 해도 사람의 몸은 결국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스포츠전문매체 ‘디어슬레틱’에 “요즘은 어린 나이부터 있는 힘껏 공을 던지는 투수가 많다. 그럴 수록 부상 위험은 커진다. 몸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구위를 떨어뜨릴 수도 없는 일이다. 일단 마운드에 올라가면 할 수 있는 한 강하게 공을 던지고 내려온다는 게 리그 보편적인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시즌 MLB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5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146.7㎞에 비해 5㎞ 이상 빨라졌다. 직구보다 부담이 더 큰 변화구 구사 비율도 늘었다. 2008년 변화구 비율은 40% 정도였는데, 지난해는 52%였다. 직구보다 변화구를 던지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아진 셈이다. 구속을 끌어올리고, 변화구를 더 많이 던질수록 부상 위험도 커진다.

각 구단의 마운드 운영도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 선발 투수들이 예전처럼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하는 데다, 부상은 훨씬 빈번해졌다. 한 시즌을 치르는 데 필요한 투수 수도 자연히 크게 늘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는 정규시즌 동안 투수 38명을 기용했다. 구단 신기록이다. 50년 전에는 정규시즌 투수 14명만 썼다. 약체라고 해서 사정이 다른 것은 아니다. 지난해 MLB 전체 꼴찌였던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투수 34명을 썼다. 역시 구단 최다 기록이다. MLB가 투수들을 소모품처럼 쓰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공 빠른 선수는 어차피 마이너리그에 넘쳐난다. 절대다수 투수가 빅리그 생존을 위해 자신의 몸을 한계 이상으로 쥐어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게 던지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테리 프랑코나 신시내티 감독은 디어슬레틱에 “정규시즌에도 모두가 월드시리즈 7차전처럼 공을 던진다. 그런 식으로 얼마나 오래 공을 던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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