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나왔다…콘서트장에 찾아온 듯한 전 세계 취재진 풍경 [카타르 현장]

이은경 2022. 11. 22.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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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훈련을 시작한 리오넬 메시. [AP=연합뉴스]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드디어 팀 훈련을 시작했다.

21일 밤(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대학 훈련장에서 진행된 아르헨티나의 훈련에는 메시가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었다. 초반 15분만 공개된 이날 훈련에는 훈련장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가 영상을 찍고 있는 신문사 기자들의 촬영을 제지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기자들이 휴대폰으로 메시의 모습을 담고 있자 나중에는 거의 포기한 듯 보였다.

메시는 지난 18일과 19일 아르헨티나 팀 훈련에 불참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메시의 근육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하고, 부상 위험을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이 기간 동안 메시는 개인 훈련만 했다.

이런 메시가 처음으로 공개 팀 훈련에 등장하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훈련장에는 아르헨티나 기자들보다도 다른 나라 기자들이 더 많아 보였다. 엘살바도르, 우루과이 등 다른 남미 국가를 비롯해 중국 기자들도 보였다. 실제로 훈련장을 찾아가서 팀 훈련을 보면 피치와 미디어석의 거리가 꽤 떨어져서 함께 모여있는 선수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취재진은 서로 물으면서 메시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기 바빴다.

메시가 아르헨티나의 공식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EPA=연합뉴스

메시는 훈련을 마친 후 카타르 MMC(메인미디어센터)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조별리그 C조 1차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콘퍼런스홀에는 기자회견에 참가하기 원하는 전 세계 미디어가 몰렸다. 포토라인이 꽉 차서 사진 기자가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콘퍼런스 룸 앞의 FIFA 관계자가 대기하고 있는 기자들을 향해 “펜 기자만 더 받겠다”고 했을 때 손을 번쩍 들고 겨우 기자회견장에 입장했다.

아르헨티나 공식 기자회견에 메시가 참가하자 포토라인이 꽉 찼다. 이은경 기자

메시는 지난 주말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부상 의혹이 나오자 “신체적으로 매우 좋다고 느낀다. 몸에도, 정신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 나만 다른 훈련을 했던 건 예방 차원이었고, 다른 문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이 아마도 내 마지막 월드컵이고, 꿈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

메시의 기자회견은 일상적인 공식 인터뷰와 많이 달랐다. 조금 과장하면 축구 슈퍼 스타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내내 기자들이 질문하기 위해 메시가 답변하는 동안에도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고, 그래도 지명이 되지 않자 손을 흔드는 사람도 속출했다.

메시 옆자리에 앉아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FIFA 관계자는 기자회견 도중 한숨을 쉬듯 미디어를 향해 “노 모어 포토”라고 두 번이나 강조했다. 기자들 대부분이 메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장에서 자리에 앉은 기자들이 메시를 영상으로 담느라 바쁘다. 이은경 기자

보통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는 해당 팀의 감독과 선수(주로 주장)가 함께 참석하는데, 이날은 메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너무 크게 쏠려 메시만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한 후 스칼로니 감독의 인터뷰가 따로 이어졌다.

메시의 인터뷰 도중 옆자리에 앉아 있던 레바논 기자가 갑자기 나에게 속닥속닥 말을 걸었다. 그는 “저기 바로 앞에서 메시가 말을 하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라고 했다.

결국 진행자는 기자들의 질문을 다 받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이 다 됐다며 기자회견을 정리했다. 메시가 퇴장할 때 일부 기자들은 큰 박수를 쳤다. 기자들 속에서 누군가는 퇴장하는 메시를 향해 “월드 챔피언, 레오(Campeon del mundo, Leo)!”라고 소리쳤다.

도하(카타르)=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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