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공포증, 안면인식장애 이겨내고 최고의 신스틸러로 등극한 이 배우

<와일드 씽>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영화감독 박경세를 연기하며 또 한 번 존재감을 폭발시킨 배우 오정세. 여기에 곧 개봉을 앞둔 영화 <와일드 씽>에서는 ‘우윳빛깔 고막남친’ 감성의 발라드 가수 최성곤으로 파격 변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작품마다 얼굴이 완전히 달라지는 배우. 코믹과 서늘함, 지질함과 따뜻함을 자유롭게 오가는 오정세는 어느새 “이 배우 나오면 믿고 본다”는 말을 듣는 충무로 대표 신스틸러가 됐다. 당신이 궁금해할지 모르는 배우 오정세에 대한 소소한 사실 몇 가지를 모아봤다.


사실은 무대공포증이 있었다

KBS <강연 100℃> 화면 캡처

지금의 오정세를 보면 촬영장에서 애드리브를 쏟아내며 분위기를 장악할 것 같지만, 의외로 그는 오랫동안 무대공포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학창 시절부터 배우를 꿈꿨지만 오디션장만 들어가면 긴장감 때문에 울렁증이 심해졌고, 번번이 탈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오정세는 눈에 띄는 오디션이 있으면 무조건 지원했고, 배우 생활 동안 본 오디션만 1000번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영상 캡처

오랜 무명 끝에 그를 바꾼 작품 중 하나가 영화 <시크릿>이었다. 해당 작품 오디션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며 합격했고, 이후부터 조금씩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수없이 떨어지고도 계속 도전했던 집념이 결국 지금의 오정세를 만든 셈이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 뒤에는 누구보다 질긴 버티기의 시간이 숨어 있었다.

1초 출연한 단역 시절도 있었다

영화 <아버지>의 단역으로 출연한 오정세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지금은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자랑하지만, 오정세에게도 카메라에 잠깐 스쳐 지나가던 단역 시절이 있었다. 1997년 영화 <아버지>에서 ‘손님2’ 역할로 연기를 시작했고, 이후 <수취인 불명> <너는 내 운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수많은 작품에 단역으로 등장했다.

영화 <수취인 불명>의 오정세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실제로 어떤 작품에서는 등장 시간이 1초 수준에 불과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역할 크기를 가리지 않았다. 형사, 조폭, 회사원, 동네 청년 등 어떤 캐릭터든 묵묵히 연기했다. 그렇게 10년 넘게 쌓인 경험은 지금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이어졌다.

<남자사용설명서>로 '입덕 배우'가 됐다

오정세라는 이름이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된 작품 중 하나는 바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다. 극 중 그는 허세와 지질함이 폭발하는 한류스타 이승재를 연기했다. “잤지? 잤네, 잤어”라고 절규하는 장면은 지금도 영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다.

<남자사용설명서>

당시 영화는 흥행 면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지금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숨은 명작처럼 평가받는다. 특히 오정세가 연기한 이승재 캐릭터는 이상하게 얄밉다가도 점점 정이 가는 묘한 매력을 남겼다. 과장된 표정과 능청스러운 연기, 처절한 지질함이 절묘하게 섞이며 “오정세 입덕 영화”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오정세 본인 역시 대표작 중 하나로 이 작품을 꼽은 바 있다.

1년에 네다섯 작품은 기본인 '다작 요정'

<모자무싸> <와일드 씽>

오정세 필모그래피를 보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대체 언제 쉬나?”다. 영화와 드라마를 합쳐 매년 네다섯 작품 이상 출연하는 건 기본이고, 2013년에는 무려 10편 가까운 작품에 얼굴을 비쳤다. 작품 속 비중이 훨씬 높아진 최근에도 다작은 이어지는데 2025년 한 해에도 영화와 드라마 6편에 이름을 올렸다.

(시계방향으로) <하이파이브> <별들에게 물어봐> <굿보이> <북극성> <폭싹 속았수다> <얄미운 사랑>

더 놀라운 건 캐릭터가 겹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년만 하더라도 영화 <하이파이브>의 완서 아빠 박종민,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강강수, <굿보이> 민주영, <북극성> 장준상, 그리고 특별출연으로 이름을 올린 <폭싹 속았수다>와 <얄미운 사랑>까지 같은 해에도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허당 코미디부터 과학자가 된 재벌집 아들, 차가운 빌런까지 자유자재로 오간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바로 ‘다작 요정’. 작품 수는 많지만 늘 새로운 캐릭터를 꺼내놓는다는 점에서 오정세의 필모그래피는 배우 지망생들 사이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안면인식장애를 고백한 적이 있다

KBS2 <해피투게더> 방송 캡처

오정세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았다. 단순히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 하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심각한 정도였다고 한다. 심지어 사진 속 가족이나 자신의 아이도 바로 알아보지 못한 경험이 있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채널A <행복한 아침> 방송 캡처

그는 인터뷰에서 “몇 번이나 만난 기자에게 계속 처음 뵙는다고 인사한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5년간 함께 일한 스타일리스트를 몇 분 동안 못 알아본 적도 있다고 밝혔다. 사람을 못 알아볼 때마다 너무 미안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런데도 특유의 유쾌한 입담으로 “사람들이 절 못 알아보는 것도 저만큼 심하다”고 당시 인지도가 낮던 자신을 비유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금은 누구나 얼굴만 보면 아는 배우가 됐지만, 정작 본인은 사람 얼굴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 묘하게 반전이다.

닮은꼴 배우가 유독 많다

이재원과 오정세 (사진: 이재원 인스타그램)

오정세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닮은꼴 배우’ 이야기다. 특히 배우 이재원과는 도플갱어 수준으로 닮았다는 반응이 많다. 정면은 물론 옆모습과 분위기까지 비슷해 팬들 사이에서도 자주 화제가 됐다. 실제로 드라마 <악귀>에서는 이재원이 오정세의 아버지 역할로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세대를 거꾸로 설정했는데도 위화감이 없다는 반응이 이어질 정도였다.

신하균, 오정세, 오오이즈미 요 (사진: 각 소속사)

이 밖에도 신하균, 일본 배우 오오이즈미 요와 닮았다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특히 신하균과는 영화 <극한직업>에서 라이벌 관계로 함께 등장해 묘한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초등학교 첫사랑과 결혼했다

KBS2 <해피투게더> 방송 캡처

작품 속에서는 찌질한 캐릭터나 바람기 있는 역할도 자주 맡지만, 현실의 오정세는 연예계 대표 순정남으로 유명하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난 첫사랑과 결혼했다. 심지어 두 사람은 당시 짝꿍이었다.

담임 선생님이 좋아하는 사람끼리 짝을 하라고 했고, 그렇게 아내와 짝꿍이 됐다고 한다. 이후 학교 뒤뜰로 불러낸 오정세가 머뭇거리자, 아내가 먼저 “왜? 결혼하자고?”라고 물었고 오정세는 “응”이라고 답했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두 사람은 이후 무려 19년 동안 연애했고 2006년 결혼에 골인했다.

오정세 (사진: 프레인TPC)

특히 오정세는 아내가 잠시 외국에 머물렀던 3개월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서 귀국하자마자 서둘러 결혼했다고. 지금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알려져 있다. 작품 속 모습과는 전혀 다른 현실 순애보가 오히려 더 놀랍다는 반응이 많다.

와일드 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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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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