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어야 팔죠”… 한강 특수에도 동네서점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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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강 열풍'은 일부 대형서점에만 해당할 뿐 유통망 구조 때문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동네서점들에겐 먼 나라 얘기다.
성씨는 "한강 신드롬은 동네서점엔 해당 사항이 없다"며 "노벨문학상 발표 다음 날 2명 정도 한강 책을 찾으러 왔지만 물량이 없어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동네서점의 위기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국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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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서점, 물량 없어 손님 돌려보내
유통구조 탓 도매상서 납품 못 받아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강 열풍’은 일부 대형서점에만 해당할 뿐 유통망 구조 때문에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동네서점들에겐 먼 나라 얘기다.
지난 10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탄 이후 ‘한강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 도서업계는 그야말로 때아닌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교보문고 집계에 따르면 한강 작가 작품의 지난 10~12일 판매량은 지난 7~9일 대비 900배가량 뛰었다.
오프라인 대형 서점에도 작가의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등 작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렸다. 업계 관계자는 14일 “업체별로 통계를 잡기 어려울 정도로 한강 작가 작품 판매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온라인 콘텐츠에 밀렸던 활자 산업이 다시 활로를 찾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중소규모 동네서점들은 매출 증가를 체감하지 못한다. 지난 13일 서울 관악구 A문고에선 1시간 넘도록 한강 작가의 책을 찾아 온 시민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46년째 서점을 운영 중인 이모(62)씨는 “수상 다음 날까지 몇몇 분이 한강 책 있느냐고 물어보더니 오늘은 묻는 사람도 없다”며 “한강 열풍은 남의 나라 이야기 같다”고 했다.
서울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동네서점을 20년째 운영하는 50대 사장 성병찬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성씨는 “한강 신드롬은 동네서점엔 해당 사항이 없다”며 “노벨문학상 발표 다음 날 2명 정도 한강 책을 찾으러 왔지만 물량이 없어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물량 부족은 도서 유통 구조에서 비롯됐다. 보통 도매상은 대형서점에 먼저 물량을 납품한 뒤 남은 책을 동네서점에 댄다. 성씨는 “한 도매상에서 동네서점 공급을 대부분 담당한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서점 순으로 납품하고 나면 동네서점으로 들어오는 책은 아주 소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복 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은 “1~3순위 대형서점에 우선 납품되면 2주 뒤에나 소규모 서점에 한강 책들이 1~2부씩 들어오는 셈”이라며 “한강 책을 찾는 손님들에게 책을 공급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납품 구조 때문에 동네서점들은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고, 서점 운영에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동네서점의 위기가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국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책 읽기 문화가 자리 잡으려면 동네서점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지역의 특색을 만드는데 동네서점이 꼭 필요하고, 특색 있는 지역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며 “정부 차원에서 동네서점 발전을 위해 맞춤형 지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한웅희 기자 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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