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코인 뜬다...혹한기 속 꽃피운 1세대 코인 ‘도·라·리’ [코린이를 위한 암호화폐 설명서]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2. 12. 1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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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3일.

비트코인 최초 발행일이자 암호화폐(코인) 역사가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내년이면 벌써 14년째를 맞는다. 당시 비트코인 딱 한 종류뿐이었던 코인은 2022년 12월 기준 가짓수가 2만2000개까지 늘어났다.

비트코인보다는 출발이 늦었지만 ‘장수 코인’으로 분류되는 코인이 있다. 이른바 ‘1세대 코인’이다. 1세대 코인은 ‘2세대 코인’의 선두 주자 이더리움 발행일인 2015년 7월 이전에 발행된 코인을 통칭하는 말이다. 공통점은 여럿이다. 채굴 시 비트코인과 동일한 ‘작업증명(PoW)’ 방식을 쓰고, 또 이더리움과 그 이후에 나온 여타 코인과 달리 ‘스마트 계약’ 기능이 없다는 점도 같다.

‘구시대 유물’ 취급을 받던 1세대 코인이 최근 투자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수익률 상위권 코인 리스트에 1세대 코인들이 대거 포진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2월 8일 기준, 최근 90일 동안 플러스 수익을 기록한 메이저 알트코인(시총 100위)은 단 10개뿐이다. 이 중에서 2014년 이전에 발행된 코인이 3개나 된다. 가격은 떨어졌지만 여러 호재에 힘입어 ‘선방’한 1세대 코인도 여럿이다.

▶1세대 반격 이끄는 ‘도·라·리’

▷시장 위기에 장수 코인 기대감 ↑

1세대 코인의 선전을 주도 중인 코인은 3개다. ‘도지코인(DOGE)’ ‘라이트코인(LTC)’ 그리고 ‘리플(XRP)’이다. 최근 90일 수익률이 모두 두 자릿수다. 도지코인은 무려 52.1%, 라이트코인은 24.4%, 리플은 10.7% 수익률을 보였다. 해당 기간 동안 코인 시장에 악재가 차고 넘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괄목할 만한 결과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수익률은 -18.6%, 이더리움은 -28%를 기록하며 내려앉았다.

1세대 코인이 선전한 이유는 ‘학습 효과’라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시장이 흔들리면서 ‘장수 코인’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많은 파고를 거쳐온 코인들인 만큼, 1세대 코인이 이번 위기도 잘 넘기지 않을까라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다른 알트코인보다 리스크는 적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작용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도지코인: 머스크의 ‘원픽’

▷머스크, 트위터 인수 소식에 ‘급등’

2021년 가장 ‘핫’했던 코인을 뽑으라면 주저 없이 ‘도지코인’을 꼽을 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주의 ‘간택’을 받으며 순식간에 시총 5위권 규모 대형 코인으로 치고 올라갔다.

이름을 날린 건 지난해지만 알고 보면 오래된 코인이다. 2013년 12월 IBM 출신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만들었다. 시작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 시장 열풍을 비꼬기 위해 만든 ‘밈 코인’이었다. 2020년만 해도 도지코인 가격은 개당 0.002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한 개에 3원 수준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도지파더’를 자처하는 머스크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그가 도지코인 관련 트윗을 지속적으로 올리기 시작하면서 가치가 폭등했다. 2021년 5월에는 0.6달러 선을 위협하며 다섯 달 만에 300배 가까이 가격이 치솟았다. 테슬라는 물론 구글 등 대기업에서 결제수단으로 채택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거품론’을 넘어 ‘대세론’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인 투자 혹한기, ‘크립토 윈터’를 겪으며 도지코인 가격 역시 주저앉았다. 올해 10월 초 가격은 0.06달러다. 전고점과 비교하면 10분의 1토막이 난 셈이다.

반전이 시작된 것은 10월 말부터다. 일론 머스크 창업주가 ‘트위터 인수’를 공언하며 도지코인 가격도 같이 뛰었다. 코인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애용하는 SNS인 트위터와 도지코인의 만남에 투자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트위터가 코인 지갑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등 ‘트위터 2.0’과 관련한 소식이 퍼져 나가며 가격이 급등, 11월 1일에는 0.15달러까지 치고 올라왔다.

물론 남은 리스크는 많다. 인수 후 트위터 직원 대량 해고와 집단 소송 등 각종 부정적인 이슈에 맞닥뜨리면서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현재는 0.1달러 수준에서 횡보 중이다. 머스크 관련 호재가 나오면 급등, 악재가 나오면 급락하는 사이클이 반복되는 중이다.

▶라이트코인: ‘디지털 은’

▷내년 다가온 반감기에 ‘기대감’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으로부터 ‘하드포크’한 코인이다. 비트코인 기능을 일부 개선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블록체인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아들 코인’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쉽다. 첫 등장은 2011년. 비트코인으로부터 하드포크 과정을 거친 최초의 코인으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에 비유되는 것에 견줘 ‘디지털 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이 가진 여러 문제 중 ‘느린 결제 속도’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체인에서 거래가 등록되는 ‘라이트닝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저장 방식을 도입하면서 결제 속도 개선에 성공했다.

라이트코인은 최근 다시 각광받고 있다. 올해 10월 50달러 선에서 횡보했던 라이트코인 가격은 12월 8일 기준 75달러까지 치고 올라왔다.

가장 큰 이유는 곧 다가올 ‘반감기’에 따른 기대감이다. 반감기는 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을 말한다. 보통 반감기는 코인에 호재로 작용한다. 공급량이 줄어들고 채굴에 필요한 전력과 비용이 늘어나면서 코인 가격이 자연스럽게 급등하기 때문이다.

결제수단 도입 호재도 있다. 구글은 내년부터 비트코인·이더리움과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비용 결제 코인 10개 중 하나로 라이트코인을 선택했다. 글로벌 디지털 개인 간 거래(P2P) 결제 기업 머니그램 역시 최근 모바일 앱에서 라이트코인 매매·보유가 가능해지는 업데이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리플: 송금용 코인 1인자

빠른 처리 속도로 수요 꾸준

리플은 이더리움 탄생 전 오랜 기간 ‘2등주’로 군림했던 전통의 강자다. 굳이 시대를 구분하자면 2013년과 2014년은 라이트코인, 2015년과 2016년은 리플의 전성기였다. 2004년 전 세계 은행 간 실시간 자금 송금을 위한 서비스로 개발한 ‘리플페이’에서 파생한 기술이다. 코인 발행 시기는 2012년이다.

리플은 전형적인 송금용 코인이다. 강점은 저렴한 트랜잭션(거래) 수수료와 빠른 속도다. 투자자들은 개인 지갑에서 거래소 계좌로, 또는 거래소에서 다른 거래소 계좌로 코인을 옮길 때 리플 같은 송금용 코인을 주로 사용한다. 개인 간 환전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중개기관이 필요치 않고 저렴한 비용으로 국제 간 결제가 가능하다.

시장 분위기가 뜨겁든 차갑게 가라앉든 거래만 활발하다면 리플의 존재 가치는 높다. 극단적으로는 ‘뱅크런’이 발생해도 리플 수요는 올라간다. 계좌가 막히기 전 빠르게 코인을 빼내기 위해 리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FTX에 보유한 비트코인을 개인 지갑으로 옮기고 싶은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언제 계좌가 닫힐지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처리 속도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이럴 때는 먼저 비트코인을 리플로 환전한 후 바꾼 리플을 개인 지갑으로 송금, 이를 다시 비트코인으로 바꾸는 방식을 쓴다.

이런 꾸준한 수요 덕분에 리플은 발행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시가총액 7위 코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12월 8일 리플 가격은 0.38달러 수준. FTX 사태 발생 직전인 11월 초 0.5달러보다는 떨어졌지만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8호 (2022.12.07~2022.12.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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