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관자 굽기의 핵심 [쿠킹]
아이의 뒤를 쫓다 보면 엄마의 하루는 금세 지나가죠, 신혜원씨는 ‘엄마가 잘 먹어야 아이도 잘 키운다’는 생각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거나 끼니를 거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거창하고 복잡한 조리법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간단한 조리법으로요. 미국 요리학교 CIA에서 배운 레시피와 호텔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담아낸 엄마의 쉽고 근사한 한 끼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당근 퓌레 관자구이]

한낮 기온이 부쩍 오르며 어느덧 초여름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이맘때 추천하고 싶은 식재료는 단연 관자입니다. 두툼하고 부드러운 관자를 팬에서 노릇하게 구워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푸딩처럼 촉촉해져, 잃어버린 입맛도 단번에 되살아납니다. 해산물 특유의 비린 맛은 적고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풍미가 살아 있어,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특히 잘 어울리는 재료입니다.
오늘 소개할 메뉴는 관자의 깊은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당근 퓨레 관자구이’입니다. 버터 향을 가득 머금은 관자가 이 요리의 중심이라면, 햇당근으로 만든 주황빛 퓌레는 관자와 화사한 색감 대비를 이루며 초여름 식탁을 더욱 산뜻하게 완성해 줍니다. 부드럽게 갈아낸 당근의 은은한 단맛은 관자의 감칠맛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눈과 입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한 접시가 됩니다.
관자 요리의 핵심은 완벽한 수분 제거와 ‘시어링(Searing)’입니다. 시어링은 강한 불에서 재료의 겉면을 빠르게 구워 수분은 가두고 감칠맛을 끌어올리는 조리 기법을 뜻합니다. 팬을 충분히 달군 뒤 관자를 올려야 겉면에는 먹음직스러운 골든 브라운 색이 생기고, 속은 촉촉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자를 팬에 올린 뒤에는 자꾸 움직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밑면이 팬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질 정도로 충분히 노릇해졌을 때 뒤집어야 관자 특유의 탱글한 식감과 풍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습니다.
Today’s Recipe 신혜원의 당근 퓌레 관자구이
관자는 오래 익히면 금세 질겨지기 때문에 강불에서 겉면에 빠르게 색을 낸 뒤 불을 낮춰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근 퓨레를 만들 때는 수분 조절도 핵심입니다. 졸이는 과정에서 수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으면 농도가 묽어질 수 있으므로, 블렌더에 갈기 전 냄비 바닥에 물이 2~3큰술 정도만 남을 때까지 충분히 졸여주세요.
재료 준비

재료(2인분) : 가리비 관자 5~6개, 당근 1개, 양파 1/2개, 생크림 100mL, 물 200mL, 버터 2.5큰술, 올리브유 4큰술, 레몬즙 2작은술, 딜·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당근과 양파는 얇게 편으로 썬다. 냄비에 올리브유 2큰술과 재료를 넣고 양파가 불투명해질 때까지 볶다가 물 200mL를 부어 중불에서 뭉근하게 익힌다. 물이 자작하게 줄어들고 당근이 완전히 부드러워지면, 믹서기에 익힌 재료와 생크림 100mL, 버터 1큰술, 소금 두 꼬집을 넣어 곱게 간다. 더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체에 한 번 거른다.
2. 관자는 흐르는 물에 살짝 씻은 뒤, 키친타월로 앞뒤 수분을 완벽하게 제거한다.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썰고, 딜은 찬물에 헹궈 물기를 털어 준비한다.
3. 팬을 강불로 달구어 열기가 올라오면 올리브유 2큰술을 두른다. 기름에서 연기가 살짝 나기 시작할 때 관자를 올리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1분 정도 강불에서 겉면이 노릇해지도록 빠르게 색을 낸 뒤 뒤집는다. 이어 불을 중불로 낮추고 버터 1.5큰술을 넣는다. 버터가 녹으면 숟가락으로 관자에 끼얹어가며 30초~1분간 더 익혀 풍미를 입힌다.
4. 접시 바닥에 당근 퓌레를 넓게 펼치고, 그 위에 구운 관자와 방울토마토를 올린다. 마지막으로 딜을 얹어 마무리한다.
신혜원 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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