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출격…"트럼프 2기 위험" vs "첫날 국경폐쇄"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3주가량 앞두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동시에 찾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앞서 반(反)트럼프 세력을 ‘내부의 적’이라고 규정하고 대선일에 군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공세를 쏟아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위험하다며 불법이민 대응을 위해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강조했다.
격전지 찾은 해리스, '트럼프 리스크' 부각...월즈 "트럼프는 파시스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카운티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미국에 큰 리스크가 돼 위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며 미국인들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방영된 인터뷰에서 대선 당일 민주당 지지자들에 의한 폭력 시위 가능성을 거론하며 "내부의 적", "급진좌파 광인", "필요하다면 군대가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특히 이러한 발언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에 의해 발생한 2021년 1·6 의사당 폭동 사태가 올해 대선 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와 더욱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그(트럼프)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거나 자기 뜻에 굽히지 않는 사람을 우리나라의 적으로 간주한다"며 "그가 누구를 표적으로 삼을지 알고 있다. 이미 그는 그들을 공격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는 기사를 쓴 기자, 그를 위한 (대선 투표에서) 추가 표를 채우려는 사기를 거부한 선거 관리, 법을 따르겠다고 주장하는 판사들을 구체적인 예시로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그는 견제받지 않을 권력을 노린다. 그게 바로 그가 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는 모든 미국 국민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자유가 위기에 처하면 미국인들은 항상 부름에 응한다"고 투표를 촉구했다. 이에 군중들은 "투표!"를 외치며 화답했다.
같은 날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유세에 나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수위를 더 높였다.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내부의 적', '군 동원' 발언에 대해 "속이 메스꺼워진다"고 공격했다. 또한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이 트럼프보다 이 나라에 더 위험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며 "그는 핵심적인 파시스트"라고 주장했다. NYT는 "해리스와 월즈가 트럼프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트럼프에 대한 월즈의 발언은 지금까지 통틀어 가장 격렬한 어조"라고 전했다.
트럼프도 펜실베이니아 동시 출격..."해리스, 나쁜 부통령"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았다. 그는 필라델피아 인근 오크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 펜실베이니아주가 이번 대선 승리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하는 한편, 해리스 부통령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국경을 통해 불법 이민자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감옥과 교도소, 정신병원에서 들어왔다. 국경을 매우 엄격하게 닫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바이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에, 당선인으로서 이 전쟁을 내가 끝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우리에게는 최악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있다. 부통령이 더 나쁘다"며 "그녀는 더 위험하다. 바이든이 더 똑똑하다"고 했다.
다만 이날 행사는 청중 2명이 연이어 실신하며 의료 조치 차원에서 일찍 중단됐다. NYT는 의료진이 현장 상황에 대응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캠프 스태프에게 '아베 마리아' 음악을 틀고 불법이민 차트 등을 띄워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약 20분가량 노래만이 흘러나왔으며 무대에 서서 대기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결국 자리를 떠났다. 일간 가디언은 무대 위에 선 트럼프 전 대통령 뒤 대형화면에는 "트럼프가 모든 면에서 옳았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오는 11월 대선이 초박빙 구도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펜실베이니아주는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선거인단 수(19명)가 할당된 최대 격전지로 손꼽힌다. 현지 언론들은 올해 대선이 7개 경합주에 의해 승패가 결정 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주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여론조사 집계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현재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포인트 내 접전을 보이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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