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고깃집을 하고 있는 34살 정찬용입니다. 지금 포천에 와 있는데요. 저희 가게에서 드라이에이징 고기를 하고 싶어서 찾다가 이쪽에 업체가 있어서 오게 됐고요. 오늘은 예약이 너무 많아서 고기가 부족해서 직접 고기를 찾으러 왔습니다.
이 업체랑 거래한 지는 한 2~3년 됐어요. 드라이에이징을 하면 육향이 다르더라고요. 일반 고기랑은 달라요. 가게에 있다가 가보시면 알겠지만 되게 구석진 곳에 있어요.
가게는 약 35평 정도 돼요. 2016년도에 오픈해서 지금 거의 10년 차 된 '돈 주는 남자'라는 고깃집입니다.
창업하는 데는 한 1억 2~3,000만 원 정도 들었어요. 한 달에 50만 원 쓰면서 1년 동안 모아서 제가 한 4,000만 원, 친구가 나머지 돈 해서 6:4 비율로 투자했어요.
돈 벌려고 발렛 파킹도 해봤고, 제가 어렸을 때 축구선수였거든요. 그래서 축구 레슨도 좀 했어요.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진학할 때 그만두고 바로 군대 갔다가 친구가 고깃집 하자고 해서 시작했습니다.
발렛 파킹은 그때 당시에 한 200만 원 벌었어요. 벤츠 매장이 있었어요. 직원 월급을 받고일 하고, 그 외 시간 저녁에 투잡으로 개인 레슨을 했죠. 투잡으로 한 10만 원 더 벌자고 했는데, 그게 이제 거의 이 주수입이랑 똑같아져서 한 400~500만 원을 벌면 50만 원 내버려두고 나머지 돈을 다 저금했어요.
가게가 봉은사역 쪽에 있는데, 월세는 다 포함해서 한 250만 원 정도예요. 10년 전에는 한 130~140만 원 밖에 안 했어요. 권리금은 시작할 때 당시에 한 3,000만 원 정도 줬던 거 같아요. 인테리어는 기억은 안 나는데, 그때 여기가 권리금, 보증금 다 합해서 1억 2~3,000만 원 정도 들어갔어요. 보증금이 1,000만 원이에요. 되게 싼 편인데 여기가 오피스 상권이에요. 오로지 회사 상권이랑 그나마 코엑스에서 오시는 손님들이 조금 있고, 외국 분들도 조금 많이 오세요.
일주일에 6.5일 정도 일해요. 토요일에 결혼식 같은 게 있거나 아니어도 조금 쉬려고 하고요. 쉴 때마다 그래도 와서 오픈 준비 도와준 다음에 이동을 해요. 가게는 설날, 추석 다 하고 1월 1일 같은 때 빼고는 다 영업합니다.
요즘 인건비가 비싸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제가 나와서 일하고 최대한 시간대별로 파트 알바들을 쓰고 있어요.
이게 포천에서 공수해 온 고기인데요. 이건 목살이에요. 목살, 오겹살을 파는데 메인은 목살로 밀고 있어요. 10년 전에 목살이 유행이었어요. 그때서부터 지금까지 저도 목살로 밀고 있습니다.
처음에 외식업을 하게 된 계기는 친구가 돈 잘 버는 거 보고 '해야겠다' 했죠. 직접 시작해 보니까 처음에는 제가 동업을 했잖아요. 돈을 잘 벌지는 못했어요. 거기다가 코로나 3년 끼면서 엄청 힘들게 지내다가 지금 와서 한 2~3년 정도 잘 벌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자영업 시작할 때는 좀 어렸어서 어떻게 될지 그런 걱정보다는 그냥 뭔가 한다는 게 멋있었어요. 사장님이 되는 게 멋있다는 생각에 그냥 시작했죠.
포천에서 고기를 가져오면 이거 진짜 다 직접 손질해야 돼요. 그래서 오래 걸립니다. 5시에 오픈인데, 지금 1시부터 준비하고 있거든요. 오늘 조금 일찍 나온 거고요. 보통 한 2시, 2시 반에 나와요. 고기 작업만 거의 1시간 정도 해요. 맨날 이렇게 해요. 하루 일과가 오전에 일어나서 밥 먹고 운동 갔다가 가게에 출근합니다.
목살이 좀 퍽퍽하다 보니까 그릴링을 하기 위해서 초벌을 쓰고 있어요. 자주자주 뒤집어주면 고기가 좀 야들야들해지거든요. 그리고 드라이에이징이 한몫합니다.
고기 굽는 법은 1년 정도 거치면서 노하우로 터득을 한 건데, 처음에는 약간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이제 잘한다고 생각했을 때 결국에는 다시 원초적인 방법으로 돌아가는, 결론적으로는 기본적인 게 제일 중요했어요. 자주 고기를 뒤집어주고 약간 열의 느낌이 있거든요. 은은한 불을 중요시해야 되고 열이 너무 뜨거우면은 또 맛이 없어요.
저는 이렇게 장사하는 걸 좋아하는 거라 그 크기가 사업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프랜차이즈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저한테 맞는 옷을 입는 게 맞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고기 장사 하면서 다른 장사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엄청 많아요. 코로나 때도 그렇고 고깃집에 돈을 투자했는데 많이 못 버는 거예요. 10년 중에 7년 동안은 회사원보다 조금 더 버는 정도였어요. 일주일에 6일 일하고 코로나 전에는 12~13시간 일했는데 다른 걸 하는 게 낫지 않나 생각도 들었어요. 지금도 경기가 많이 안 좋으니까 시장이 죽어간다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생각하는 매출은 나오는데, 항상 불안하니까 제가 지금 하는 것처럼 계속 뛰어다니는 거예요. 음식이라도 빨리 나가고 빨리 캐치해서 손님들이 끊기지 않게 하는 게 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별명이 슈퍼맨이었어요.
매장이 바쁘면 힘든데, 그 힘듦이 좋으니까 행복하죠. 오늘 매출은 지금 248만 4,000원이니까 한 2시간 40분 동안 250만 원 정도 팔았네요. 오늘 10시까지 영업하는데, 뒷 타임에도 손님이 자주 오거든요. 저희가 외국 손님들이 많아서 280만 원 정도 할 것 같아요.
평균 매출은 저희가 설날, 추석만 빼면 한 5,000~6,000만 원 정도 나와요. 2월 달에도 일수가 없잖아요. 근데 한 5,300만 원 정도 나왔어요. 그리고 1월에는 설날이 너무 길었어서 4,600만 원, 12월에는 한 6,000만 원 정도 나왔어요. 계속 이거를 유지하려고 엄청 준비를 하죠.
마진이 35% 정도가 남고 나머지 한 65~70%가 이제 다 지출로 나가요. 만약에 5,000만 원 팔면 한 1,500~1,700, 1,800만 원 정도 남아요.
제가 또 썰이 있는데 1억 2,000만 원을 또 날렸어요. 돈이 있다 보면 막 투자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펀드 쪽에다가 아는 동생이 투자를 하자고 했는데, 몇 달 동안은 10%씩 잘 받다가 이제 나중에 이게 사고가 터진 거예요. 그때는 가게 매출이 한 3,000만 원밖에 안 했거든요. 9월에 1억 2,000만 원을 날리고 나서 빚만 6,000만 원 남으니까 안 해본 마케팅도 다 해보고 그때서부터 매출 6,000, 7,000만 원 찍으면서 6개월 만에 다 갚았어요.
네이버 플레이스도 하고 리뷰 노트 들어가서 체험단 섭외하는 식으로 계속 한 달에 막 20명씩 불러서 장사 안 될 때도 5시에 일부러 한 3~4팀씩 손님 있는 척하고 그런 식으로 애썼죠. 주말에도 그렇고 평일에도 장사 안 되는 날은 그렇게 약간 손님 있어 보이게 조절했죠. 진짜 8개월을 하루도 안 쉬고 일했어요. 사람이 진짜 벼랑 끝으로 몰리면 어떻게 해서든지 그냥 할 수밖에 없잖아요. 나도 모르는 에너지가 나오는 것처럼 내 잠재력이 튀어나오더라고요.
앞으로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사장님이 다 할 줄 알아야 됩니다. 오토로 돌리시는 사장님들 보면 대단한 거 같아요. 근데 그런 게 아니고 진짜 이렇게 뛰어드는 거 보면 죽기 살기로 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네요.
벌써 10년 됐는데 언제 어떻게 여기가 재건축이 되고 이럴지는 몰라요. 뭐 그런 말이 나오진 않는데, 2호점을 또 빨리 차리고 싶은 게 제 목표입니다. 제가 직접 차려서 운영할 수 있게끔 해야죠.
경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니까 다 똑같은 생각이겠죠. 하지만 저도 10년 하면서 7~8년을 진짜 한 400만 원도 못 벌어보고 코로나 때는 12시간 일하면서 한 60만 원 벌기도 했어요. 마이너스일 때도 있었고요. 그렇게 그냥 계속 버티고 배달도 뛰고 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내공이 쌓이고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겨서 죽으란 법만 있는 건 아니라고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어떻게 해선 저는 살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잘 버텨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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