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은종목 용접조합 이사장 “용접 전문 엔지니어 확보 시급”

조회 462025. 4. 8.
국내 용접기 시장 중국산 수입재가 잠식, 조선 경기 회복에도 일감은 줄어
용접기사 외에 전문 용접 엔지니어도 부족, 제조업 기반 강화 위해 R&D·인력 지원 강화해야
용접조합 은종목 이사장. (사진=철강금속신문)

팬데믹 이후 국내 용접산업계는 조선업의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건설 경기 장기 침체와 수입재의 증가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한층 심화된 인력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의 이른바 ‘3고(高)’가 지속되면서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됐다. 전반적으로는 수요 부진과 수입재 증가의 ‘이중고’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용접업계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 용접업계는 수요 부진과 수입재 대응, 인력난 등 대내외 악재를 이겨내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본지에서는 최근 용접조합의 제13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은종목 파워웰 대표이사를 만나 국내 용접산업의 동향을 알아보고, 위기에 처한 국내 용접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방안에 대한 고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은종목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서울 독산동 소재 용접조합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 대내외로 힘든 상황에서 용접조합 이사장을 연임하게 됐다. 소감이 어떤가?

A. 조합 이사장을 4년 해 보니 우리 용접업계가 국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현실을 절감하고 있다. 중국에는 가격, 선진국에는 기술에서 밀리면서 넛크래커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인력 측면에서도 용접기사 지원자가 적어 어려움이 크다. 용접기사의 경우 베이비부머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정말 큰 문제는 용접 전공자가 감소하여 공정 및 기술을 개발할 엔지니어도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Q. 지난해 용접업계의 경기와 올해 전망은 어떤가?

A. 지난해까지는 조선 및 자동차 부문이 호조를 보여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었다. 다만 전기차 전환으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양호해도 예전보다는 일감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올해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로 인해 대기업이 시장을 관망하면서 발주 물량이 적어 일감이 부족한 상황이다.

Q. 조선업 경기 회복에도 철강업계와 용접재료업계는 수입재로 인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용접업계는 어떤가?

A. 조선업계도 중국산 용접기를 사용하면서 예전 2000년대 후반부와 비교하여 관련 일감이 현저히 감소했다. 예전에는 100대 단위로 주문을 했으나 현재는 업체별로 10~20대에 불과하다. 특히, 조선업계가 블록 제작을 중국에 외주로 주면서 후판 및 용접재료 외에 용접기 수요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그래서 용접기만 제작하는 회사들은 소규모 기업으로 사세가 축소됐고, 일부 제조업체들은 유통업체로 업종을 전환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제조업 기반이 약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현재 국내 용접기 시장의 경우 레이저 용접기는 이미 중국산이 점령했고 아크용접기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Q. 팬데믹 이후 국내 뿌리산업계의 인력난은 한층 더 심화됐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나?

A. 현재 조합이 정부로부터 용접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퇴직하는 베이비부머들을 재교육하여 취업과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장은 서울, 경기도 시흥, 경남에 위치한 파워웰(은종목 이사장 회사)에 둘 계획이다.

Q. 최근 국내 전시회에서는 중국산 용접기를 포함한 저가 수입재가 눈에 띠게 증가했다. 실제 용접업계 상황은 어떤가?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인가?

A. 중국산 수입재 시장 잠식 심화되면서 가격 외에 제품 기능도 밀리기 시작했다. 정부의 과감한 R&D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용접 데이터 플랫폼 기반의 용접기기 개발이 필요하다. 데이터 플랫폼 기반 용접기란 기존의 용접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여 자동화 및 품질 관리가 가능한 첨단 용접기기로 중국산과 차별화가 가능하다. 관련 플랫폼은 조합이 관리하면 된다고 본다.

Q. 용접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어떤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A. 무엇보다도 정부의 R&D 과제를 통해 중국과 선진국을 모두 이길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해야 하고 인력 양성을 위한 기술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젊은 층이 기술 분야에 지원을 안하는 것이 문제인데, 용접산업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홍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Q. 조합원사들의 판로 개척을 위해 어떤 사업을 계획 중인가?

A. 현재 국내 용접업계에서는 기존의 용접 기자재 제조업체들이 용접 자동화설비 제조업체로 변신하고 있다. 본인이 이끄는 파워웰도 예전에는 용접기 매출이 90%였으나, 현재는 자동화설비 매출이 90%에 달한다. 자동화설비의 경우 수입품은 정비가 되지 않아 수요업체들이 국내산 위주로 채택하기 때문이다.

Q. 조합이 향후 중점 추진 예정인 사업은 무엇인가?

A. 용접기자재 관련 기술 개발 지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레이지 및 로봇자동화 용접교육기관으로 지정받고, 로봇용접기사 자격증을 신설할 계획이다. 그리고 국제 용접 자격증인 IWE와 AWS 관련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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