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의 은퇴와 투자] 리밸런싱과 은퇴자산 관리

2026. 8. 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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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록 옵투스자산운용 고문

코스피(KOSPI) 지수가 2500에서 9000을 넘어서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리밸런싱(rebalancing) 이야기들이 많이 회자되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리밸런싱하기 위해 대량 매도하면서, 주가가 오르는 데도 환율이 약세가 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리밸런싱이 무엇이며 왜 해야 할까? 개인들도 리밸런싱을 해야 할까?

「 자산배분 균형 찾는 리밸런싱
개인·퇴직연금도 지키는 게 이득
TDF와 밸런스드 펀드를 활용

김지윤 기자

리밸런싱은 ‘균형을 다시 찾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의 자산이 있는데 코스피 지수에 5000만원, 채권 펀드에 5000만원 투자했다고 하자. 비중으로 보면 주식과 채권이 50:50이다. 이게 처음의 균형이다. 그런데 주가지수가 2배 올랐다고 하면 자산은 주식이 1억 5000만원, 채권이 5000만원이 된다.

이제 주식과 채권의 비중은 75:25로 변했다. 내 자산의 처음 균형이 깨진 것이다. 이를 다시 50:50으로 원래 비중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리밸런싱이다. 어떻게? 주식을 5000만원 팔고 채권 펀드를 5000만원 사야 한다. 그러면 주식과 채권이 각각 1억원이 되어 두 자산의 비중이 50:50으로 원래의 균형이 된다.

여기에 몇 가지 오해가 있다. 첫째, ‘주식 가격이 오를 건데 왜 리밸런싱을 해야 하나?’라고 묻는 사람이 많다. 리밸런싱은 자산 가격 전망을 하지 않는다. 주식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으니 다시 내릴 것 같아서 파는 마켓타이밍이 아니다. 기계적으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둘째, 리밸런싱을 하는 이유는 투자자가 목표로 하는 자산 배분의 비중을 계속 지키기 위해서이다. 위의 예처럼, 애초의 주식과 채권의 자산배분 비율 50:50을 지키는 것이다.

셋째, 리밸런싱은 일정한 준칙을 가지고 시행한다. 실시간으로 할 수 있고, 분기나 반기로 할 수도 있다. 혹은 자산배분 비중이 일정 한도를 이탈했을 때 하는 방법도 있다. 즉, 각 자산의 목표 비중에서 ±X% 이상 차이가 발생하면 리밸런싱하는 경우이다.

리밸런싱은 특정 자산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이슈가 된다. 예일대학교의 기금 운용을 책임지던 데이비드 스웬슨(David Swensen)의 경험이다.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Black Monday) 때 미국 주식 가격이 하루 만에 22% 떨어졌다. 주가 급락으로 예일대 기금은 주식의 비중이 애초에 목표한 것보다 10% 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스웬슨은 리밸런싱의 원칙대로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을 제안했다. 위원들의 반대가 심했다. 스웬슨은 총장을 찾아가서 설명을 했다. 총장은 기금운용책임자인 스웬슨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그는 총장 면담을 마치고 나올 때 탁자 위에 두 개의 물이 고여 있었다고 했다. 자신의 두 손이 긴장해서 흘린 땀이었다.

향후 주가가 오르면서 기금은 돈을 벌었지만, 스웬슨은 주가가 오를 걸 전망한 게 아니라 자산배분의 원칙을 지켰을 따름이라고 했다.

해외의 퇴직연금은 일정한 준칙에 따라 운용한다. 이들은 주가가 폭락하고 다시 오르면 연금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주가가 폭락할 때 리밸런싱을 하면서 주식을 샀기 때문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퇴직연금은 주가가 폭락하면 주식을 팔고 주가가 급등하면 산다. 일정한 준칙이나 자동 자산배분 되는 펀드가 아니라 개인이 자산배분을 조정해나가기 때문이다.

주식과 채권을 섞은 혼합형 펀드를 영어로 밸런스드 펀드(balanced fund)라고 한다. 주식이나 채권 가격이 급하게 오르고 내릴 때 자동으로 리밸런싱해서 주식과 채권의 일정 비율을 계속 유지해주기 때문이다. 자동 리밸런싱은 혼합형 펀드의 장점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혼합형’이라는 이름은 리밸런싱(재균형)의 개념을 살려주지 못한다.

개인들도 생애 자산관리를 할 때는 기관처럼 리밸런싱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 특히 자산배분이 중심에 있는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꼭 이를 지켜야 한다. 다만, 개인들은 이 비중을 계산하고 시장의 변화에 따라 유지하기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으로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이 되는 TDF(Target Date Fund)나 밸런스드 펀드가 좋다.

김경록 옵투스자산운용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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