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네 발] 동물병원에서 집안 기둥뿌리 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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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과자를 먹고 주룩주룩 설사를 쏟아낸 고양이 리키.
입원 후 초음파 검사까지 벌인 고군분투 속에 진료비 133만4000원이 청구됐지만 설사의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동물병원 1회 진료비 평균은 8만3000원이고 반려인 10명 중 8명은 이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당시 윤 대통령은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를 추진하고, 그 후 보험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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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출시됐지만 가입 적어

주인의 과자를 먹고 주룩주룩 설사를 쏟아낸 고양이 리키. 입원 후 초음파 검사까지 벌인 고군분투 속에 진료비 133만4000원이 청구됐지만 설사의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다시 찾은 병원에선 4만원에 완치까지 된 리키. 무엇이 문제였을까?

반려인들 사이에선 동물병원 갔다 기둥 뽑힌다는 얘기가 나온다. 간단한 치료를 생각하고 찾았던 병원에서 거액의 진료비를 청구받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리키의 사례처럼 몇백만 원은 예사다. 개복 수술은 100만원부터 시작이다.
병원비를 견디다 못한 반려인들은 ‘자가 치료’를 시도한다. 동물병원이 아닌 집에서 의료 행위를 하는 거다. 햄스터의 등을 직접 꿰맨 한 네티즌 사례도 있다. 성인용품의 국소마취제 성분으로 햄스터를 마취시켰고, 나일론 실을 과산화수소수와 끓인 물로 소독해 환부를 꿰맸다고 한다. 다만 전문 의료인이 아니다 보니 사고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집에서 백신 접종을 하다 세상을 뜬 반려동물의 소식이 종종 전해진다.

이런 거액의 진료비가 청구되는 이유는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아서다. 사람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본인부담금이 줄어든다. 그러나 반려동물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비급여로 모든 진료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동물병원 1회 진료비 평균은 8만3000원이고 반려인 10명 중 8명은 이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그럼 반려동물에겐 보험 상품이 전혀 없는 걸까. ‘펫보험’이라는 상품이 있긴 하다. 현재 11개 보험사가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2017년 3개사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펫보험 계약 건수는 2만2000여건에 그친다. 전체 반려동물 수의 0.25% 정도다. 반려인들이 펫보험 계약을 꺼리는 이유는 반려인들이 원하는 사항과 보험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확연히 차이나기 때문이다. 우선 펫보험은 개, 고양이만 가입할 수 있다. 거기다 보장되는 질병의 종류도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반려견들에게 주로 생기는 슬개골 질환은 보험사에 따라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또다시 특약에 가입해야 한다.
게다가 월 납부금도 부담스럽다. 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펫보험은 대략 한 달에 3만원에서 8만원 정도를 내야 한다. 또한,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어 진료비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나이가 10세 이상인 반려동물은 보험 가입 자체가 어렵다.
동물병원의 진료 항목과 행위의 기준이 들쑥날쑥한 것도 문제다. 사람에게는 질병 코드가 있어 보험사 입장에서 표준화된 금액을 산정할 수 있지만, 반려동물에게는 질병 코드가 없다. 이러한 실정이다 보니 동물병원에서 차트에 임의로 병명을 입력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이 펫보험 활성화였다. 당시 윤 대통령은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를 추진하고, 그 후 보험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아직 이 공약은 실행되지 않고 있다. 관련 규정 미비로 손 봐야 할 조항이 많다고 한다.
“차라리 보험 들지 말고 그 돈으로 적금 드시는 게 더 나을 거에요”
펫보험 관련 정보를 구하려다 보면 숱하게 듣는 말이다. 언제쯤 반려동물도 합리적인 보험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도심 속 네 발’은 동물의 네 발, 인간의 발이 아닌 동물의 발이라는 의미입니다. 도심 속에서 포착된 동물의 발자취를 따라가겠습니다.
유승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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