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대신 조선? 호칭 변경 공론화 부친다는 통일부

2026. 4. 2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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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더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적대의 종식과 평화공존을 위한 한반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통일부-통일연구원 공동학술회의에서 개회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가 북한의 공식 명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약칭은 조선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북한은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론’을 천명한 뒤 줄곧 남한을 대한민국 또는 한국으로 불러왔는데, 우리도 북한 대신 조선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거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오늘 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리는 ‘평화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 북한인가 조선인가’라는 주제의 특별학술회의를 후원해 공론의 장으로 삼을 예정이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미 지난달 통일부와 통일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남북관계를 한국·조선(약칭은 한·조) 관계라고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적이 있다. 올 1월 시무식에서는 “이재명 정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체제를 존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가 “(결과를) 예단하지 않고 절차를 거쳐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명칭 변경을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이냐, 조선이냐는 단순한 명칭 변경의 문제를 초월한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3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4조)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도 “남한과 북한의 관계는 국가 간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의 호칭을 조선으로 변경하는 것은 통일정책을 포기하고 남북은 별도의 국가라는 북한의 두 국가론에 동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공론화 과정에서 자칫 국론 분열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해 통일부 명칭에서 ‘통일’을 빼고 ‘한반도부’ ‘남북관계부’ 등으로 변경하자고 제안했다가 여론의 반발에 부닥쳐 포기한 적이 있다.

북한은 두 국가론을 들고 나온 이후 대한민국이란 국호를 사용하며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했다, 왜 북한의 대남 적대정책에는 애써 눈을 감고 호칭 변경에만 호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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