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우회하라"…현대차 회장 자택 앞 `막무가내`
[한국경제TV 송민화 기자]
<앵커>
최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자택 앞이 시위대로 시끄럽습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가 GTX-C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인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민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GTX 우회하라! GTX 우회하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주변을 시위대가 가득 메웠습니다.
차량이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들은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 위원회 소속 회원들로 지난 12일부터 2주 넘게 이곳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은마아파트 지하 일부 구간을 지나는 GTX-C 노선 계획을 아파트를 우회하도록 바꾸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은마아파트주민1 : 다른 아파트 밑으로 지나가라고 하면 님비(NIMBY)겠지만 양재천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놔두고 왜 대단지 사는 밑으로 가려고 하는지 정말 우리는 불안합니다]
[은마아파트주민2 : 이왕 이렇게 된 거 양재천으로 (GTX-C노선이) 가라 이거예요. 왜 나라 땅 양재천 놔두고 엄하게 노후된 40년 이상 된 아파트 밑을 지나가느냐 이 말이에요]
경기도 수원과 양주를 연결하는 GTX-C 노선은 삼성역부터 양재역까지 구간에서 은마아파트 하부를 지나는 형태로 계획됐습니다.
정부가 이 같은 노선 계획을 공식화해 사업을 발주했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발주처인 정부와 시공사인 현대건설도 아닌, 사업과 직접 연관이 없는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택 앞에 모인 것을 두고 `막무가내식`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소음이나 교통체증과 같은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들의 몫입니다.
[한남동주민1 : 이게 뭐 하는 짓들이야. (시위한지) 며칠 됐어. 보기에도 안정적이지 않고 이래선 안 됩니다]
[한남동주민2 : 관광버스가 오고 그러니까 소음이나 공회전도 심하고 앞에서 내리기도 한 점이 불편하죠. 길도 많이 막히고...]
사태가 커지자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은마아파트 주민들을 만나 GTX 공법이 안전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은마아파트 구간에 적용하는 공법은 한강 하저터널이나 GTX-A 구간에서 수많은 주택가와 도심 한가운데를 지나며 이미 검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국토부와 서울시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와 입주자대표회의의 운영 실태를 감독하기 위해 합동 행정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당초 내년 2분기에 착공해, 오는 2028년 1분기에 개통한다는 GTX-C 노선 사업 계획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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