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반느' 가짜-진짜가 뒤섞인 세상, 상처 입은 영혼들이 사랑하는 방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내 삶이 어딘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은 감각은 대개 타인의 무심한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파반느> 는 이처럼 세상의 시선에 밀려 마음의 문을 닫았던 세 사람(미정, 경록, 요한)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린다. 파반느>
"어느 순간부터 남들이 진짜고 내가 가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는 작중 고백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지 못해 궤도에서 이탈해 버린 현대인들의 보편적인 우울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상처 입은 영혼들에게 구원은 그리 단순하게 찾아오지 않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인혜 기자]
내 삶이 어딘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은 감각은 대개 타인의 무심한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영화 <파반느>에서 세라가 미정을 향해 던진 "연애하는데 립스틱도 좀 바르고 꾸미고 다녀야지?"라는 조언은 단순한 오지랖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이 요구하는 '정상성'의 규격에 부합하라는 가장 폭력적인 잣대다. 하지만 늘 그 잣대 앞에서 위축되어 있던 미정은 마침내 이렇게 반격한다. "너만 특별하다는 착각을 버려!"
|
|
| ▲ <파반느> 스틸컷 |
| ⓒ <파반느> 스틸컷 |
하지만 상처 입은 영혼들에게 구원은 그리 단순하게 찾아오지 않는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타인이라는 빛을 발견했을 때, 이들을 덮치는 것은 환희가 아닌 '초조함'이다. 행복이 쌓여갈수록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는 자기 검열이 시작되고, 급기야 "차라리 당신이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통제와 종속의 욕망을 품게 된다.
|
|
| ▲ <파반느> 스틸컷 |
| ⓒ <파반느> 스틸컷 |
|
|
| ▲ <파반느> 스틸컷 |
| ⓒ <파반느> 스틸컷 |
서로를 보듬고 오해하고 도망치며 엇갈리는 그 지난한 반복의 시간들은 어쩌면 느리게 걸어오는 서로의 영혼을 기다려주는 필연적인 멈춤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세상의 속도에 떠밀려 가짜로 살기를 거부하고, 기꺼이 오해의 늪을 건너 '진짜' 서로를 발견해 내는 것. 그것이 걸음이 느린 영혼들이 이 혹독한 세상에서 사랑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글쓴이(이인혜)는 12년차 대중문화 에디터입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러다 진짜 미국 내전? 한국에도 퍼져있는 무서운 사람들
- '쇼핑백 속 1억 몰랐다'는 강선우, 경찰이 거짓이라고 본 근거는?
- 사법개혁 3법 국회 통과 목전... 조희대, 전국법원장회의 긴급 소집
- 어린 아이들에게 가혹한 기다림 고문.... 대통령은 아는가?
- 강용흘의 초당은 왜 미국 문단의 '금세기의 책'이 되었나
- 이 대통령 "권력이 사욕 버리면 부동산 정상화 쉽다, 국민이 원하니까"
- 얼어버린 텍사스...한국 반도체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 법사위, 전남광주 통합법 여당 주도 통과... 충남대전·대구경북 보류
- '투기용 농지' 겨냥한 이 대통령, '매각명령'도 거론
- 고 백기완 선생 배우자 김정숙 여사 별세... 향년 93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