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살짝 고는 건 괜찮다? 방치할 때 뇌에 벌어지는 일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수면무호흡증

코골이는 함께 자는 사람만 괴로운 게 아니다. 알고보면 본인에게 가장 해롭다. 수면 무호흡증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봤다.

◇아무리 가벼워도 뇌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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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코골이의 원인이 되는 수면 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수면 장애를 말한다. 자면서 숨이 ‘컥’ 하고 멎었다 다시 쉬는 형태가 많다. 이런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의 질을 극도로 낮춰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지만, 자는 동안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는 인지하기가 어렵다.

그중에서도 폐쇄 수면 무호흡은 가장 흔한 수면 호흡 장애로, 우리나라 성인 중 남성 4.5%, 여성은 3.2%에게 있다. 밤 수면 중 잦은 각성과 간헐적인 저산소증이 유발된다. 낮에 과다하게 졸리고, 피로와 인지 기능 저하로 졸음 운전과 그에 따른 교통사고 위험도 높다.

이런 수면 무호흡증은 아무리 가볍더라도 장기간 지속되면, 뇌 손상이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기 치료하면 인지 기능이 향상되고 치매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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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고려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하버드 의대 공동 연구팀은 성인 1110명을 대상으로 수면 무호흡증이 없는 정상군, 있다가 좋아진 호전군, 없다가 나타난 발생군, 지속군으로 나눠 4년 간격으로 뇌MRI와 신경 인지 검사를 해서 8년간 진행 과정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 무호흡증 발생군에서는 집중력과 시각 정보 처리 기능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손상이 확인됐다. 호전군은 손상된 시각 기억 경로 회복을 보였다. 지속군에서는 시각 기억과 관련된 뇌 손상이 발견됐고, 이런 변화는 60세 이상과 남성에게서 특히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연구에 참여한 수면 무호흡증 발생군의 무호흡증 정도는 대부분 경증이었음에도 손상 변화가 나타났다”고 했다.

연구팀은 특히 “수면 무호흡증을 조기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고,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치매 등 인지 장애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학협회지 네트워크 오픈 최근호에 실렸다.

◇교통 사고 위험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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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면 무호흡증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대한수면연구학회는 수면 무호흡 환자를 졸음 운전 사고 고위험 그룹으로 규정하고, 이런 상태의 직업 운전자를 찾아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트럭 등 대형 차량을 직업적으로 운전하는 수면 무호흡 환자에 대한 관리 조항이 있다. 하지만 국내는 이런 운전자를 선별, 진단하고 치료하는 관련 법규는 전무하다.

이에 대해 수면연구학회는 운전 중 심한 졸림이 있거나 졸음 운전과 관련된 교통사고를 실제 냈거나 또는 사고를 낼 뻔한 적이 있는 운전자를 교통사고 고위험 그룹으로 간주하고, 수면 다원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학적으로 과다 주간 졸림, 코골이, 피로감 등 폐쇄 수면 무호흡 관련 증상이 하나 이상 있으면서, 신체 검진상 구강 인두 구조가 좁고, 내시경 검사에서 상기도 폐쇄 소견이 보이거나, 비만, 고혈압, 심장 질환 등이 하나라도 해당하는 운전자가 수면 무호흡 관련 운전 사고 고위험군에 해당된다.

치료법은 강제로 공기를 주입하는 것이다. 수면학회는 검사를 통해 무호흡 증세가 심하거나 고혈압 심장병 등 기저 질환이 함께 있으면 잠잘 때 공기를 기도 안으로 밀어 넣어주는 양압 치료를 받도록 권장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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