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쟁 아니다"라더니…美 돕는 유럽, 이란 뒷배 러시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자칫 국제전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겉으로 분쟁 해결을 외치는 전장(戰場) 인접국들이 실제론 이해관계에 따라 한쪽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유럽이다. “이것은 유럽의 전쟁이 아니다”(16일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라며 거리를 뒀지만, 실상은 미군 작전 지휘·보급의 핵심 거점이다.
유럽, 미군 작전·지휘·보급 지원
![지난 14일 영국 페어포드 공군기지에서 미군이 보잉 B-52 전략폭격기에 순항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6/joongang/20260326074302794lltz.jpg)
화재사고가 난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은 그리스 크레타섬 수다만(灣) 해군기지에서 수리 중이다. 수다만 기지는 미군 정찰기의 신호정보(SIGINT)도 수집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자국 오스나브뤼크 공장에서 이스라엘의 방공망 ‘아이언 돔’ 장비 생산을 검토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은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건 꺼린다. 국내 반대 여론과 유가 급등을 우려해서다. 그럼에도 유럽의 최대 안보 지원국 미국 눈치를 안 볼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안보에서 손을 떼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오히려 이번 전쟁이 유럽의 군사적 필요성을 미국에 알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과 아프리카 작전에선 유럽을 활용해야 미국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며 “트럼프로선 미군이 유럽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대가가 크다는 것 알게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쟁 꺼리지만…유럽 전략 가치 알릴 기회

다만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재앙적인 실수”라고 말하는 등 유럽 고위급 당국자에선 전쟁 관련 비판도 나오는 중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도 병참 지원만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빈살만, 트럼프에 미군 이란 투입 요구

사우디의 생각이 바뀐 결정적 계기는 지난 19일 리야드에서 튀르키예·아랍에미리트(UAE)·요르단 등 이슬람권 12개국 외무장관이 회의를 하던 중, 회의장과 에너지 시설에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들면서다. 이후 차라리 미국을 도와 이란을 공격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번 전쟁을 중동 재편의 역사적 기회로 보고, 이란에 미군을 보내 이란 정부를 축출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촉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번 전쟁으로 현재까지 이스라엘보다 더 많은 이란발 미사일·드론 피해를 본 아랍에미리트(UAE)도 두바이 내 병원과 클럽 등을 폐쇄하는 등 이란 자산 차단에 나섰다.
러시아, 이란에 '벌떼 드론' 작전 조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란으로부터 샤헤드 드론을 지원 받았다. 4년간의 전쟁으로 러시아는 샤헤드 드론의 통신·항법·표적 타격 능력을 높였다. 이러한 ‘개량 샤헤드’를 이란에 역제공하고 있다. 이란이 사용한 벌떼 드론 작전도 러시아가 조언한 것이라고 WSJ가 전했다.

러시아가 이란을 지원하는 통로는 두 국가의 국경 카스피해다. 지난 18일 이스라엘이 카스피해 반다르 안잘리 항구에 있는 이란 해군 기지를 타격한 이유다. 이스라엘은 약 1000㎞ 길이의 내해(內海) 카스피해를 통해 러시아와 이란이 드론, 탄약, 석유 등을 자유롭게 교환해왔다고 보고 있다.
러 “서방 국가가 3차대전 일으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란에 정보 제공을 하며 미국의 시선이 이란 사태에 고정되도록 하고 새로운 분쟁을 계획하는 등 더욱 대담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쿠르드 두려운 튀르키예, 이란 지원 의혹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투입해 이란 정권을 전복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긴장하고 있다. 이는 자국내 쿠르드족 세력의 강화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알페르 코슈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튀르키예로선 이란 정권의 붕괴로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번 전쟁에 거리를 두는 중국도 인도적 지원으로 이란 편을 들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공습으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이란 남부 미나브 여자초등학교에 지난 13일 20만달러(약 3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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