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렇게 못한다” 금메달 여서정도 인정한 51세 체조선수

김효경 2026. 9. 2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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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의 우즈베키스탄 여자 기계체조 선수 옥사나 추소비티나.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선 5위에 올랐다. AP=연합뉴스

“저희 감독님과 나이가 똑같으시거든요. 정말 존경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거 같아요.” 여자 체조 도마 금메달리스트 여서정(24·제천시청)은 존경심을 한껏 담았다. 51세 나이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5위에 오른 옥산나 추소비티나(우즈베키스탄)를 향한 찬사였다.

추소비티나는 25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도마 결선에서 5위(13.199점)에 올랐다. 22일 열린 예선 4위(13.266점)로 결선에 오른 그는 두 번의 연기에서 모두 완벽하게 착지했다. 기술 난도가 낮아 여서정(14.483점)이나 안창옥(북한·13.666점) 등 상위권 선수들과 경쟁하긴 힘들었지만, 충분히 박수를 받을 일이었다.

추소비티나는 1975년 부하라에서 태어났다. 당시엔 우즈베키스탄이란 나라가 없었고, 소비에트 연방(소련) 국적이었다. 7살 때 체조를 시작한 그는 소련 국가대표가 돼 국제대회에 나섰다. 소련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엔 독립국가연합(CIS)이란 이름으로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이후 그는 러시아가 아닌 고향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갔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2002년 부산 대회에선 2관왕(도마·마루)에 올랐다.

우즈베키스탄의 옥사나 추소비티나(51)가 24일 일본 나고야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개인전 결선에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뉴스1


이후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독일 국적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은메달)에 나서기도 했다. 2013년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회복한 그는 인천 AG(은메달)에 출전했다. 이후에도 은퇴와 번복을 거듭하며 2023 항저우 AG와 2024 파리올림픽에도 나섰다.

부산 AG 이후 24년 만에 도마 결선에 오른 추소비티나는 여서정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젊은 선수들과도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그는 경기 뒤 “결선에 올라 기쁘다. 모든 어린 체조 선수들만큼 잘하고 있다는 점이 뿌듯하다”며 “경기장에 오를 때, 다른 선수들이 몇 살인지조차 쳐다보지 않는다. 훈련 중에 함께 연습할 때면, 가끔 ‘세상에, 아직도 이 아이들은 갈 길이 멀잖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옥사나 추소비티나(51)가 24일 일본 나고야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여자 도마 개인전 결선에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뉴스1

과거 경쟁에 집중했던 삶과 체조에 대한 태도도 달라졌다. 추소비티나는 “예전에 대회에 나가면 메달을 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물론 모든 선수는 메달을 원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잘 판단해야 한다. 솔직히 관중을 보고 단상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느끼고, 그게 내게 엄청난 기쁨을 주기 때문에 계속 나아간다”고 했다.

여전한 경기력에 대한 비결로는 “경기에 대한 접근 방식이 더 노련해지고 영리해졌다. 나는 내 몸의 신호에 귀를 기울인다.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알면 시도하지 않고, 내가 확신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예전보다 더 훨씬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다.

추소비티나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년 뒤 LA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8회 연속 출전이란 기록을 갖고 있는 그다. 추소비티나는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어서 기쁘다. 아홉 번째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더 생겼다”며 “나이로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면, 항상 1등”이라고 즐거워했다.

나고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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