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희 "강혜경 운영위 나가면, 증인 더 많이 나타날 것"

이영광 2024. 10. 3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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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강혜경씨 변호인 노영희 변호사

[이영광 기자]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이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감사가 중지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9월 초 <뉴스토마토>의 김건희 여사 총선 개입 의혹 보도로 시작된 명태균 녹취록 파문이 50여 일이 지난 현재까지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당초 제기됐던 김영선 전 의원 공천 문제를 넘어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명태균씨가 제공한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가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여론조사 조작 의혹까지 더해지며 관련 이슈가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사안의 핵심 제보자인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출신 강혜경씨의 입에 모든 이의 눈과 귀가 쏠려 있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국회 법사위에 나온 강씨는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대표가 절대 정치적으로 발을 디디면 안 될 것 같고 거짓말들을 너무 많이 하고 있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출석했다"라고 밝혔다.

강씨가 국감에 출석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대다수의 관심사는 김건희 여사의 육성이 나올지 여부였다. 하지만 이날 국감에서 강씨는 김건희 여사에 대해 "(명씨가 김 여사와) 약간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라는 얘기를 했다"라는 등의 이야기만 전했을 뿐 김 여사의 육성은 나오지 않았다. 강씨의 폭로 관련, 변호인인 노영희 변호사를 지난 28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노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9월 명태균 녹취록이 등장했을 때 나온 게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인데, 최근엔 다른 정치인들의 이름이 더 많이 오르내리고 있어요.

"원래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이 제일 중요한데 지금 돌아가는 양상을 보게 되면, 이 쟁점의 중심이 김건희 여사에서 명태균의 사기 내지는 이준석 의원의 관여 쪽으로 넘어가는 것 같이 보이긴 하거든요. 하지만 수많은 증거들이 남아 있고 지금은 초창기라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 과도기적으로 관련자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이죠. 이 사건의 본질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과 국민의힘 내부에 의해서 벌어진 선거 관련 위법 사항들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금방 확인되어 정리가 될 거라고 봐요."

- 변호사님은 이번 명태균 사태에서 중요한 게 뭐라고 보세요?

"우선 명태균이라는 사인이 어떻게 대한민국의 대선판과 보궐선거, 지방선거판을 흔들었는지, 그리고 그렇게 흔들 수 있었던 원인은 결국 김건희 여사와 여권의 힘 있는 정치인들이 아니었을지, 이것이 돈만 바치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잘못된 정치 문화가 가져온 폐해가 아니었을지란 생각을 하고요. 그 다음에 더 나쁜 건... 명태균이라는 사람이 그런 식으로 행동했다 하더라도, 예컨대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같은 사람이 접촉해서 이 사람이 문제 일으킬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더 이상 확산되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되는데 자기도 같이 동조했으니, 그런 것들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뉴스타파>가 27일 윤석열 캠프가 대선 당일에도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를 가지고 회의를 했다는 보도를 했어요.

"그동안 81번의 여론조사가 있었었고 그 여론조사는 전부 다 대통령에게 보고가 되었다고 주장한 게 바로 강혜경씨 말이었거든요. 하지만 대통령실은 그것에 대해 대답 안 했고 명태균씨는 처음엔 맞는 것처럼 얘기하다 갑자기 보고서를 만들기는 했는데 보고는 안 했다란 식으로 말을 바꿨어요. 근데 어제 뉴스타파를 보면 명씨가 한 말은 다 거짓말이고 실제 강혜경씨가 한 말이 맞다는 거잖아요.

대통령은 선거 때 본인에 대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는 걸 알고 있었고 81번이나 되는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는 등 불법적인 행동한 것이라는 점이 확인됐죠. 또 그 중에 여론조사 조작해서 결과를 뒤집어 냈던 것들이 몇 건 있다는 게 뉴스타파 보도였는데요. 사실상 대통령은 조작된 미공표 여론조사를 이용해 다른 사정 잘 모르는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이렇게 똑똑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 받는가 보다'고 생각하게 해서 본인에게 유리한 투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한 거죠. 이건 공직선거법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국민에게 사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명태균과 강혜경 설명 중 누구 말이 맞을까?"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김영선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씨의 법률 대리인 노영희 변호사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 그럼, 윤석열 대통령에게 뇌물죄 적용할 수 있나요?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어 보여요. 왜냐하면 대통령은 3억 7500이라는 선거 여론조사 비용을 자기가 안 냈고 대신에 김영선 전 의원에게 공천이라는 혜택을 줬잖아요. 그리고 실제 일을 한 사람은 명태균이잖아요. 이렇게 되면 3자 구도가 되면서 제3자 뇌물죄 같은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물론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겠지만 될 수 있는 죄목이 여러 개가 있는 것 같아요."

- 명태균씨는 여론조작을 부인했지만, 강혜경씨는 맞다고 한 걸로 알아요. 어떻게 들으셨어요?

"강혜경씨는 본인이 직접 여론조사와 관련한 모든 업무를 한 사람으로서 본인이 당연히 여론 조작을 했다고 했고 그 여론 조작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 했어요. 근데 명태균씨는 '여론 조작 없다. 그냥 보정만 한 거다'라고 말하면서도 그것이 어떤 식으로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고 왜 그런 종류의 수정이나 보정이 필요했는지에 대해서도 잘 말하지 않아요. 저는 강혜경씨의 말이 맞고 명태균씨 말이 다 틀리다고 생각해요."

- 2021년 9월 29일 명씨와 강씨의 전화 통화에서 강씨가 40만 원 들었다고 얘기했는데 40만 원의 의미는 뭐예요?

"여론 조사할 때 샘플을 연결해서 많이 조사 하면 돈이 많이 들어 가요. 원래 한 2000명 하려고 했는데 그중에 한 500명 정도만 해서 40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는 거거든요. 500명 조사해놓고 미공표 여론조사에서 2000명으로 뻥튀기 했다는거 아닙니까. 그래서 500명 조사한 결과를 가지고 가짜 샘플을 조정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만든 거잖아요."

- 명태균씨는 미래한국연구소와 아무 관련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거짓말이죠. 명씨 본인이 신용불량자여서 어떤 법인이나 회사 대표가 될 수 없으니까 바지사장 앉히고 자기가 모든 걸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좌지우지해 왔죠. 만약 본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미래한국연구소와 자기가 아무 상관이 없다면 미래한국연구소로 들어온 돈을 자기가 왜 가져가요? 또 자기 아이들의 핸드폰 같은 것이 미래한국연구소 법인 폰으로 돼 있어서 다달이 통신비도 다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돈을 냈다는데, (관련이 없다면) 그런 걸 설명할 수가 없어요. 또 본인의 빚에 대한 이자 등 다 미래한국연구소에서 돈 받아서 썼어요. 그러면 현실적으로 미래한국연구소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명태균씨의 말은 믿을 수가 없는 거죠."

- 국감에 나온 강씨가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와 영적 대화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 라고 증언했어요. 해당 내용을 명태균씨가 강혜경씨에게 얘기한 건가요? 혹시 해당 내용을 강씨가 녹음하거나 한 건 없나요?

"명태균씨는 강혜경씨에게 전화로도 말하지만 만나서도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그때 자신과 김건희 여사가 나눈 통화를 스피커폰으로 해서 들려주고 다니고 김건희 여사와 자기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계속 사람들에 들려줬대요. 그러니까 그 내용을 들어서 강혜영씨가 아는 거죠. 공천 개입 관련해서 김영선 의원도 본인의 공천이 김건희에게 부탁한 명태균씨 덕으로 됐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김영선 의원은 세비를 반으로 나눠주면서 모든 걸 명태균씨가 시키는 대로 하는 거예요.

강혜경씨는 김건희 여사 목소리를 녹음한 적이 없고 직접 통화한 적도 없어요. 그러니까 당연히 자기가 갖고 있는 건 없고요. 그 다음에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가 통화한 내역을 본인이 들었지만, 그걸 들려줄 때 녹음하지 않았대요. 그래서 그와 관련된 증거는 없어요. 다만 실질적으로 김건희 여사와 대화는 명태균씨가 했기 때문에 아마 명씨에게 있을 것이라고 해요."

- 지난주에 강혜경 씨가 검찰 조사받았잖아요. 혼자 들어간 걸로 아는데 뭘 조사했다고 하나요?

"그때 저희가 검찰 조사 입회하라고 서울에서 변호사를 보냈어요. 그런데 강혜경씨가 혼자 들어가겠다고 해서 그 변호사님은 바깥에서 11시간 반을 기다렸어요. 그때 조사받았던 건 그동안에 검찰이 압수수색 해놨던 물건들이 무슨 내용이냐는 것과 그동안의 경위가 어떻게 되는냐는 거였어요."

강혜경, 11월 1일 운영위 출석... "대통령 부부 여론조사 이용 내용 밝힐 것"
 명태균씨.
ⓒ 명태균 페이스북 갈무리
- 검찰에게 수사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하나요?

"일단 김영선 의원이 작년에 검찰에게 (자기가) 말 해서 검찰이 수사를 거의 안 할 거고 또 선관위도 자기가 잘 되게 말해놓았는데 선관위원이 바뀌어서 이렇게 되었다는 식의 통화가 있어요. 그것 때문에 수사가 1년이 넘게 그냥 흐지부지돼 있었다고 보여요. 그런데 올해 김영선 의원과 강혜경씨, 명태균씨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강씨가 본인의 잘못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검찰에서도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깨닫고 수사 잘한다는 검사 2명을 파견했잖아요. 그동안에는 수사 의지가 없었던 건 확실해요. 근데 그 후 수사 의지를 보여주겠다면서 2명을 다시 보내줬어요.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지만 제 생각에는 아무리 창원지검 검사장이 친윤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노골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명태균씨는 살려주고 강혜경씨만 죽이는 방식으로 안 할 거라고 보고요. 다만 걱정되는 건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 그 다음에 명태균씨와 윤석열 대통령 사이에 있었던 증거가 인멸될 가능성은 있어 보여요."

- 11월 1일 강혜경씨가 국회 운영위 국감 출석하는 걸로 알아요. 거기서 뭘 공개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떤 건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를 이용했다는 정황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게 거짓말이기 때문에(이와 관련된 자료들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어떠한 방식으로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끼어들었는지, '이준석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와 '김영선 6선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하려고요."

- 국민의힘이나 명태균씨 쪽에서는 변호사님 성향을 문제 삼는 거 같던데.

"지금 강혜경씨는 국민의힘 책임 당원이에요. 그리고 원래 김태열 소장도 국민의힘 사람이에요. 그런데 지금 내부적으로 벌어진 문제점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런 어려움을 겪는다면 당연히 국민의힘 사람 쓸 수는 없을 거잖아요. 그러면 사건을 가장 잘 처리하면서도 유능하게 자신들을 보호할 사람 선택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해서 선택한 사람이 저거든요. 저는 성향과 무관하게 객관적 진실을 추구하는 능력이 제일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현재 강혜경씨가 저를 선택했다고 봅니다."

-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요?

"강혜경씨가 운영위 국감에 출석하면 앞으로 더 많은 관련 증인이 나타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거라고 보고요. 정치인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이 상황에 대해, 이번에 정리를 해주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정말 미래가 없어 보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국민들이 그동안 참았던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다 터뜨리지 않을까 해요. 그것을 위해 지금 여론이 많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참 고무적이라 생각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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