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외교장관 회담…동중국해·오염수·대만문제 등 현안 놓고 기싸움

김상도 2023. 4. 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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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위해 앞잡이가 되지 말아야"(친강 중국 외교부장)"국제평화를 위해 책임있는 역할 해야"(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2일 베이징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만나 동중국해·대만해협 문제, 오염수 배출, 일본인 간첩 혐의 구속 등 두 나라의 민감한 현안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하야시 외상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釣魚島)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정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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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상, 3년 4개월 만에 베이징 방문
친강 중국 외교부장(오른쪽)이 2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호랑이를 위해 앞잡이가 되지 말아야”(친강 중국 외교부장)

“국제평화를 위해 책임있는 역할 해야”(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2일 베이징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만나 동중국해·대만해협 문제, 오염수 배출, 일본인 간첩 혐의 구속 등 두 나라의 민감한 현안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일본 외상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11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친 부장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하야시 외상과 당초 예정된 시각인 2시간30분을 훌쩍 넘겨 4시간에 걸쳐 회담과 오찬을 함께 하며 양국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양측은 시작부터 기싸움을 벌였다. 하야시 외상은 모두발언에서 "중·일관계에는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많은 과제와 심각한 현안에 직면해 매우 중요한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친 부장은 올해가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5년이라는 점을 거론한 뒤 "역사와 인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일본을 정조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일 장관은 미·중 전략경쟁의 최대 격전지인 대만해협 정세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하야시 외상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일 영유권 분쟁지역인 센카쿠(중국명 釣魚島)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정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중국이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에 책임있는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친 부장은 대만해협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이자 중·일관계의 정치적 기초라는 점을 재확인한 뒤 대만 문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미국은 일찍이 집단 따돌림 수단으로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잔혹하게 압박했는데 지금은 중국에 이 수법을 다시 쓰고 있다"고 말한 뒤 '나쁜 사람의 앞잡이가 돼 나쁜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의 성어 ‘위호작창’(爲虎作倀)을 언급하며 미국과 일본의 공조를 에둘러 비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문제를 놓고도 견해차를 보였다. 하야시 외상은 오염수의 해양 방류계획의 안전성을 설명하고 중국 측의 반발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았다고 항의했다. 친 부장은 "오염수 배출은 인류의 건강과 안전에 관계되는 중대한 문제"라며 "일본은 책임감 있게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 배제를 시도한 것에 대해 친 부장은 “중국의 자립·자강 의지를 더욱 자극할 뿐”이라면서 “주요 7개국(G7) 회원국이면서 아시아의 일원인 일본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G7 국가에 경제적 보복 같은 위압행위를 할 경우 공동으로 관세인상 등을 통해 중국에 대응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담에서 하야시 외상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방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일본 대형 제약회사 직원인 일본인 50대 남성의 조기 석방을 요구했다. 중국이 2014년 방첩법을 시행한 이후 구속된 일본인은 최소 17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구속 중인 일본인 5명 전원의 석방을 요구했다. 친 부장은 일본인이 중국에서 간첩 활동에 종사한 사건에 대해 법에 따라 처리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하야시 외상은 이날 리창 중국 총리와 40분간 면담했고 중국 외교 수장인 왕이 당중앙 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과도 만찬을 함께하며 양국 관계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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