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더 저렴한데…인터넷은행 주담대 가로막는 포용금융

이세미 2024. 10.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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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1년 새 11조원 급증
연체율 방어할 수익창출 절실
케이뱅크(왼쪽부터)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전경. ⓒ각 사

최근 국정감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영업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중·저신용자 포용이라는 설립취지에 무색하게 주택담보대출이 1년 새 11조원 가량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넷은행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적으로 내준 결과연체율이 급등했고 이를 방어할 안정적인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지적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조이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용금융이 오히려 업계 성장은 물론 소비자들의 발목도 잡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3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약 11조원 늘었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5월까지만 하더라도 20조원을 밑돌았으나 올해 2월 30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가 515조원에서 568조7000억원으로 늘어난 것보다 훨씬 가파른 것이다.

이에 인터넷은행의 본래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보다 주담대로 손쉽게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인터넷은행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인뱅의 주담대 증가세가 단순한 이자장사로 볼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다.

업계는 주담대 급증의 가장 큰 요인으로 올해 시작된 주담대·전세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서비스를 꼽고 있다. 낮은 금리와 접근성, 편의성 등을 앞세운 인터넷은행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몰린 것이다. 그 비중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두 곳 모두에서 60%를 웃돈다.

더욱이 3사는 당국이 강조하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일찌감치 채웠다. 올 상반기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토스뱅크(34.9%), 케이뱅크(33.3%), 카카오뱅크(32.4%) 순으로 목표치인 30%를 상회했다.

특히 대형 은행들보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훨씬 싼 점도 주담대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1월 5대 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모두 4.12~4.59%대에 분포해 있었다.

그러나 6월 들어 카카오뱅크가 3.98%로, 은행권 중 처음으로 3%대로 내려온 차이가 벌어졌다. 한창 가계부채 증가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은행들이 7월 들어 대출 문턱을 높이기 시작, 주담대 금리는 4.25~4.41%까지 올라간 반면 카카오뱅크(3.95%), 케이뱅크(3.98%) 모두 3%대로 내려왔다.

은행들이 주담대 문턱을 높이면서 금융 소비자들이 인터넷은행을 찾지 않을 이유가 없게된 것이다.

8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주담대 금리는 3.93%로 은행권 중 가장 낮다. 이어 ▲케이뱅크(3.96%) ▲신한은행(4.20%) ▲우리은행(4.22%) ▲하나은행(4.24%) ▲국민은행(4.25%) ▲농협은행(4.40%) 순이다.

문제는 인터넷은행들의 예대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예대율은 각각 79.8%, 71.7%, 59.6%로 나타났다. 예대율은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로 자산운용 효율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쓰인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예대율은 단순 평균 96.2%다. 아는 인터넷은행들이 5대 은행보다 예금과 비교해 대출에서 충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의 경우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다.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은 무조건적인 포용금융을 내세우며 주담대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가계대출 정책 강화 기조로 낮은 금리로 경쟁력을 갖췄던 가계대출마저 사실상 영업 중단에 이르렀는데, 향후 금리인하기가 맞물리면 인터넷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고,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정부 기조에 따라 주담대 문턱 높이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연체율 리스크, 수익성 악화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플랫폼 강화, 서비스 고도화 등 신사업 추진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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