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옷 입었다가…"심하면 1시간 내 사망" 성묘객 노리는 이놈

전익진 2024. 9. 15. 06: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추석 명절 연휴 기간 성묘와 나들이, 산행 등 가족 단위의 야외 활동이 많이 늘어난다. 그런데 이번 추석 동안 야외에서 ‘이것’만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추석을 앞두고 산림청 국립수목원과 소방청이 각각 독버섯 및 벌 쏘임 주의보를 발령했다.


야생버섯 가운데 독버섯과 유해성 불명 버섯, 77% 이상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야생버섯이 집중적으로 자라는 가을을 맞아 함부로 따서 먹은 뒤 중독되는 사고가 늘고 있다며 지난 9일 독버섯 주의보를 발령했다.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13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2220종의 버섯 기록종(국가표준버섯목록 기준) 가운데 독버섯과 먹어도 되는지 유해성이 명확하지 않은 ‘식독불명’ 버섯이 전체의 77% 이상을 차지한다. 이 중 대부분 가을에 잘 자란다.

김창선 국립수목원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연구사는 “버섯은 건강에 좋은 식재료로 알려져 비전문가들도 온라인에서 얻은 불분명한 지식이나 일반 도감을 활용해 야생버섯을 채취하곤 하는데 일부 야생버섯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강한 독소를 지니고 있어 중독사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용버섯과 독버섯 비교. [사진 국립수목원]

그는 “아마톡신을 함유한 광대버섯류는 사람의 간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며 “야생버섯은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재배돼 판매되는 것을 구매해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야생버섯 섭취 후 메스꺼움, 구역질, 구토, 설사, 경련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먹은 음식물을 토하고 바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때 먹고 남은 버섯이 있다면 함께 가져가는 게 좋다. 독버섯은 종류에 따라 다른 독소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립수목원은 산림버섯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우리나라 독버섯 생태도감’ 개정판 및 ‘우리나라 외생균근생태도감’을 제작해 홈페이지에도 공개하고 있다.


폭염에 말벌 개체 수 급증…벌 쏘임 예년 대비 50% 늘어


소방청은 길어지는 폭염에 말벌 개체군이 급격하게 늘어 활동이 왕성해짐에 따라 벌 쏘임 사고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소방청은 벌 쏘임 사고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이미 7월 31일 벌 쏘임 사고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지난달 19일 오후 1시 20분쯤 전남 해남에서 50대 A씨가 벌에 쏘여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구급대 도착 당시 심정지였던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1시간여 만에 숨졌다. 지난 6월 16일 오후 강원도 횡성에서도 어깨 부위를 벌에 쏘인 50대 여성이 숨졌고, 6월 28일 오전 전남 고흥에선 60대 남성이 지붕 처마 보수작업 중 벌에 쏘여 사망했다.

충남 계룡시의 한 도로변 나무 위에 말벌들이 집을 짓고 번식활동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벌 쏘임 사고는 해마다 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연평균 6213건이 발생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발생한 벌 쏘임 사고는 2815건으로 예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증가했다. 특히 말벌의 왕성한 활동 시기인 여름철에는 50% 가까이 증가했다.

벌 쏘임으로 인한 심정지 환자는 2020년 7명, 2021년 11명, 2022년 11명, 2023년 11명이었으며, 올해는 8월 18일까지 8명 발생했다. 올해 7월까지의 벌 쏘임 이송 환자 2815명의 사고 발생 장소는 37.3%(1049명)가 ‘집’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바다·강·산·논밭’이 24.8%(697명)로 뒤를 이었다. 추석 연휴 성묘객과 가을 나들이객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땅속에 집을 지은 장수말벌. 사진 국립수목원

야외에 나갈 때는 흰색 계열의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하는 게 좋다. 벌은 어두운 계통의 옷,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에 더 큰 공격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벌집과 접촉했을 때는 머리 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는 신속하게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 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김재운 소방청 구조과장은 “예년보다 벌 쏘임 사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야외활동 시 벌들의 위협으로부터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벌에 쏘였을 때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해 ‘과민성 쇼크’가 발생하면 1시간 이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신속히 119에 신고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이 기사 어떠세요?
중앙일보 유료콘텐트 '더중플' 오늘의 추천입니다.

손주 입학에 아리팍 내줬다…강남 할머니가 집 나간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77998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