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고 ‘기적의 날갯짓’…폐교 위기 딛고 날아올랐다

한국항공고 격납고 조감도. 강원도교육청 제공

강원도 태백 한국항공고가 폐교 위기를 딛고 힘차게 날아올랐다. 한국항공고는 2024학년도 한국항공고 신입생 원서 접수 결과 48명 모집에 60명이 신청해 지원율 125%를 기록했다.

지원자 60명 가운데 다른 광역시·도 학생은 29명(48%)을 차지했다. 태백이 아닌 도내 다른 시·군은 24명(40%), 태백지역은 7명(12%)으로 집계됐다. 또한 중학교 내신 중상위권 학생 비율이 52%로 우수 학생을 유치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체 지원자의 90%를 다른 지역 학생들이 차지해 인구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항공고의 전신인 태백기계공고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평균 충원율이 48%에 그쳤다. 특히 올해 신입생은 80명 모집에 28명만 지원해 폐교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태백기계공고는 지난해 5월 학교를 근본부터 바꾸는 재구조화 작업에 돌입했다. 기존 4개 학과 모두를 항공정비시스템과로 개편한 뒤 학교 이름을 한국항공고로 바꿨다. 학교는 내년 3월 개교한다.

문명호 교장은 21일 “항공고등학교 대전환에 주변의 걱정도 많았다. 학교와 지역을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은 한국항공고를 제1기 강원도형 마이스터고로 지정하고 강도 높은 재구조화와 함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 학교는 올 연말부터 추진하는 교육부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통해 최첨단 실습실과 교실을 갖춘다. 2025년까지 393억원을 들여 학교 운동장에 국내 항공고 중 최대 규모의 격납고(총면적 5248㎡)를 신축한다. 경비행기를 비롯해 전투기, 헬기, 국제여객기까지 11대의 항공기를 들여놓을 계획이다.

도교육청과 태백시는 학교 성장을 위해 더욱 공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앞서 이들 기관은 지난해 11월 항공 정비 전문기업 STX에어로서비스와 업무 협약을 했다. 협약에 따라 한국항공고 육성을 위한 학교시설 확충, 우수 교사 지원, 항공커리큘럼 개발, 항공정비 전문교육, 교육기자재 및 취업 지원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학교 시설환경 개선비 지원, 다른 지역 학생 귀향 버스 지원, 항공기의 지역 관광산업 활용 등 다양한 사업도 이어갈 예정이다. 미래항공 기술인재와 연계한 다양한 항공 사업도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신경호 교육감은 “강원도형 마이스터고가 다른 지역 학생 1000명을 유치하는 마중물이 되고, 교육정책이 지역의 경제까지 살리는 이상적인 모범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태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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