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동욱 ㈜동인기연 아토판지아사업부 부장

조회 2082025. 1. 19.

한국의 백패킹 브랜드 <인수스>

사진=월간 아웃도어

전 세계 유수의 배낭 전문 브랜드 제품을 수십 년간 ODM 하고 있는 ㈜동인기연에서 국내 토종 배낭 전문 브랜드 인수스를 론칭했다. ‘진실로’라는 뜻의 인수스INSOOTH다. 이름처럼 진실한 마음으로 사용자를 위한 배낭을 선보이고 있는 인수스의 이야기를 이동욱 국내 사업본부장을 만나 들어봤다.

사진=인수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수스에서 국내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동욱입니다. 인수스에 합류한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20여 년간 아웃도어 산업에 몸담아왔습니다. 처음 아웃도어 분야에서 일을 시작한 건 국내에 서핑 문화가 거의 전무할 당시 빌라봉이라는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하면서부터였죠. 당시 세일즈 매니저를 담당했습니다. 이후에는 미국의 유명 자전거 브랜드 트렉을 전개하는 트렉바이시클코리아에서 10년 정도 일했습니다. 영업, 마케팅 분야를 담당하며 실무 감각을 익혔죠. 이후에 잠시 아이캠퍼에서 근무하다 인수스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국내에서 아웃도어 배낭 전문 브랜드를 찾기 힘들다보니 인수스의 등장이 더욱 반갑습니다. 브랜드를 론칭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인수스의 모기업인 ㈜동인기연은 1992년 설립 이후 30여 년간 배낭을 제작해 왔습니다.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배낭을 ODM 하면서 배낭과 관련해서는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죠. 특히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이 사용한 야전용 배낭을 전량 납품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습니다. 미군에 납품한다는 의미는 내구성은 물론 기능성을 인증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이후 수많은 브랜드와 협력하면서 고품질의 배낭을 생산해왔고, 그게 쌓여 배낭에 대해서는 전 세계 탑 기술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언젠가부터 내부적으로 ‘우리의 기술력을 가지고 토종 백패킹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열망이 커져갔습니다. 그리고 2022년 초, 인수스가 탄생했습니다.
브랜드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습니다. 아이를 키워내는 과정과 유사하죠. 인수스라는 브랜드를 브랜딩 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들은 ‘우리가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자’는 일념으로 브랜드를 일궈왔습니다. 인수스의 핵심 카테고리는 ‘백패킹’입니다. 일상에 지친 이들이 인수스 배낭에 인수스의 백패킹 장비를 넣고 자연으로 떠났으면 합니다. 각박한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인수스와 함께 자연 속에서 힐링하며 위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사진=인수스

모기업인 ㈜동인기연이 전 세계 리딩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배낭을 ODM 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만들 때 큰 메리트로 작용할 것 같은데요.
인수스 배낭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거의 모든 것들을 자체 생산한다는 점입니다. ㈜동인기연은 필리핀에만 10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수스 제품만을 생산하는 법인이 따로 있죠. 그 외의 법인에서는 배낭에 쓰이는 부품을 만들거나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배낭을 전담으로 생산하죠.
인수스는 자체 공장을 가지고 있어 패턴사, 재단사들이 항상 상주하고 있습니다. 샘플 제품도 당일에 제작이 가능하죠. 제품 테스트도 바로바로 진행됩니다. 또 개발팀, 기획팀도 내부에 있다 보니 인하우스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집니다. 고객들의 요구를 재빨리 수용하고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으니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하고요.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을 저희가 생산하고 조율하다 보니 원가 절감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타 브랜드보다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죠.

인수스 배낭이 자랑하는 기술력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나요.
RBSRotating Backfit System 기술력을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희 대표님께서 직접 개발한 기술이죠. 큰 배낭을 메고 등산을 하다 보면 무게중심이 흔들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RBS™는 몸이 움직여도 배낭의 무게중심은 인체 중심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해 사용자가 무게 중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어깨끈과 연결된 상단 패널이 중앙을 축으로 좌우 10도, 상하 20도 회전하는 피벗 시스템으로, 카메라의 짐벌 시스템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RBS™는 인수스 배낭 중 50L 이상의 대형 배낭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쾌적한 등산을 돕는 VTSVentilating Torso System 기술력도 중요합니다. 견고하면서도 가벼운 스틸 합금 프레임과 플로팅 메시 패널이 등과 배낭 사이의 공간을 확보하죠. 등산을 하다 보면 배낭이 등에 달라붙어 땀에 흠뻑 젖는 경우가 많잖아요. VTS™은 확보된 공간을 통해 땀을 빠르게 발산할 수 있죠. 또 사용자의 키가 모두 같지 않기 때문에 등 길이에 맞춰 패널과 어깨끈을 위치를 조절할 수 있게 했습니다. 주로 인수스 중형급 배낭에 사용하는 기술이죠.

사진=인수스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개발합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제품을 제작하고, 철저한 필드 테스트를 통해 아이디어를 검증하죠. 직원들뿐만 아니라 산악인들이 직접 극한의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며 저희에게 피드백을 주고, 그걸 제품에 재 반영합니다. 결과적으로 기능성과 안전성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셈이죠.

필리핀에서 자사 공장을 운영하며 ESG 경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필리핀 마리벨레스 지역에서 10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리벨레스는 인구가 15만 명 정도 되는 작은 도시죠. 여기에 저희 직원만 1만 명 정도 거주하고 있어요. 공장 당 1천 명 정도 일하고 있는 셈이죠. 이 지역에서 30년 이상 지역 주민들과 협력하며 사업을 진행하면서 필리핀 정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7년까지 3개의 공장을 더 오픈할 계획도 가지고 있죠.
필리핀에 있는 공장들은 수십억 원의 투자를 통해 친환경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폐기물을 업사이클링 하는 시스템이죠. 지역 발전은 물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적인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수율 관리도 저희 법인의 장점입니다. 반도체 같은 첨단 산업만 수율 관리를 하는 게 아니에요.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봉제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수율 관리 시스템을 갖추었죠. 봉제 회사에서 이렇게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경우도 드물어요. 일반적인 봉제 공장은 작업자들이 하나의 작업물을 순차적으로 봉제하는 반면 저희 공장은 각자가 작업한 것을 모아 조립하는 형태의 셀 방식을 채택해 일사불란한 작업이 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수율 향상을 실현해 비용이 절감되고, 사용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인수스에서는 배낭 외에도 의자와 테이블 등 아웃도어 기어류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향후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 있나요.
인수스는 최고의 백패킹 브랜드가 목표입니다. 2022년 론칭 이후 지금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는 단계죠. 현재 배낭을 중심으로 테이블, 체어 같은 퍼니처류 일부를 선보이고 있지만 곧 백패킹용 텐트를 비롯해 캠핑용 퍼니처를 확장하고, 트래블 백 등 가방 라인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또 매트리스, 텀블러, 스토리지, 파우치 등 백패킹에 필요한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확장할 예정입니다. 올해 3분기에는 유통 채널을 확장해 본격적인 브랜딩도 계획 중이죠. 직영점을 비롯해 대형 유통사와 협업하고, 전국적으로 유통 채널을 늘려나가려고 합니다. 아웃도어를 사랑하고 즐기는 30~40대를 주 타깃으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인다면 사용자들도 자연스럽게 인수스가 전하는 가치를 따라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은 속도가 빠른 나라입니다. 액티비티도 마찬가지죠. 서핑, 골프, 테니스, 러닝까지. 새로운 액티비티를 받아들이고 빠르게 확장하는 저력이 있죠. 지금은 러닝이 대세지만 앞으로는 백패킹의 시대가 올 거라고 믿습니다. 그때 인수스가 백패킹에 필요한 최고의 제품을 제안하는 브랜드가 됐으면 합니다.

국내에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깐깐한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점점 힘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좋은 마케팅 전략이라고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생산부터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마케팅이죠. 소비자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진정성 있는 제품을 만들고, 인수스가 제안하는 자연 속 힐링을 알리고, 백패킹, 트레킹, 마라톤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또 패션 브랜드나 전문 산악인들과 함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기획해 선보이는 작업도 지속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온‧오프라인이 합쳐진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딩을 강화하겠습니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브랜드의 목표, 향후 계획이 있다면.
우리의 아이덴티티는 백팽킹입니다. 건강한 백패킹 문화를 조성하고,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겠습니다. 인수스는 동아시아인들의 체형에 알맞은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배낭 브랜드라도 해외 브랜드는 서양인들의 체구에 맞게 나오다 보니 편안하지가 않죠. 인수스는 한국인, 더 나아가 아시아인들에게 가장 알맞은 핏을 개발하고 연구해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앞으로 국내를 넘어 일본과 중국, 대만 시장에서 인수스 제품을 알려나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수스는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이미 필리핀에서는 ESG 경영을 통해 재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탁아소와 병원을 설립하는 등 사회환원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또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투자는 물론 업사이클링 제품을 생산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죠. 다만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적극적인 사회환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향후 인수스가 한국 시장에 안착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더 많이 받게 되면 국내에서도 다양한 사회환원사업을 통해 수익을 되돌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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