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 입은 ‘K패션’ 日고객 지갑 열더니...日진출 2년 만에 매출 100억
‘패션 선진국’ 일본.
조조타운 등 현지 패션 플랫폼은 물론 유니클로로 유명한 패스트리테일링, 시마무라, 아다스트리아, 월드 등 매출 10조원을 오르내리는 대기업이 즐비하다. 이런 시장에서 둥지 튼 지 2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K패션 브랜드가 있다. 스트리트패션 브랜드 선두주자로 꼽히는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 이하 디네댓)’이다.
디네댓은 2023년 일본 도쿄에 매장을 열며 본격 진출을 알린 가운데 올해 11월에 이미 연매출 100억원(누적 기준)을 넘겨 업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수프림, 스투시 등 글로벌 스트리트 브랜드가 몰려있는 도쿄 하라주쿠 우라하라에 열었음에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 끈다. 국내 패션 대기업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일이다.

디네댓은 어떻게 현지화와 더불어 성장을 이뤄냈을까.
이중은 JKND(법인명) 일본법인장은 “현지화와 철저한 준비의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그는 ‘사람, 제품, 시간’이란 키워드로 갈무리했다. 이 법인장은 “현지 직원을 채용할 때 어학 능력과 본사와의 소통 능력을 우선시했다. 또 일본 현지 니즈에 맞는 디네댓만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품질을 갖췄다. 더불어 1년 여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라고 소개했다.
“스트리트컬처 브랜드라면 패션 선진국인 일본 진출이 꿈일 겁니다. JKND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도전은 ‘언젠가 작은 점포 하나라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보자는 결의로 초창기 일본어로 된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열고 현지 자사몰을 운영해보면서 1년 가까이 일본 고객 특성을 파악하고 소통도 강화했습니다. ‘이 정도면 현지화 준비가 됐다’ 싶은 시점에 매장을 내기 위해 일본 부동산을 알아보고 법인도 세웠습니다. 좁은 골목일지언정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이 찾는 지역, 공간을 물색한 끝에 지금의 도쿄 플래그십스토어를 열 수 있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개점 준비하러 갔던 이 법인장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현지 고객이 이미 문 열기 전부터 긴 줄을 만들어 질서있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 특히 ‘도쿄’ 영문 로고가 박힌 한정판 제품은 문이 열리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되기도 했다.
개점 첫날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후에도 현지인 방문은 끊임없었다. 더불어 현지 배우 쿠보즈카 아이루와 가수 아유무 이마즈 등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은 알아서 본인 SNS 계정에 디네댓 착용컷을 올려 브랜드 인지도를 자연스레 높여줬다. 드라마 ‘선재 업고 뛰어’로 일본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갖게 된 변우석 배우 역시 디네댓을 착용한 공항 패션 등이 일본에서 화제가 되며 매출 상승에 큰 기여를 해줬다는 후문.
이런 성과 덕에 올해 도쿄 플래그십 스토어의 오픈 1주년 이벤트 때는 방문객의 99%가 일본 현지 팬과 관계자로 채워졌다. 이 법인장은 “이때 패션 중심지 하라주쿠에서 인정받았다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활짝 웃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오사카에 2호점을 내면서 매출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 법인장은 오사카 매장이 안정되는 대로 곧바로 새해에는 도쿄 시부야 혹은 후쿠오카 쪽에 3호점 개점을 추진, 올해 대비 30% 이상 매출 성장을 노려보겠다는 복안이다.


이 법인장에게 일본 진출을 노리는 국내 패션업체 대상으로 조언해달라고 부탁해봤다. 그는 “일본 소비자들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1’과 같은 마케팅에 거부감을 느낀다. 대신 얼마나 이 브랜드가 팬들과 소통하며 유행을 이끌어가는지, 또 품질과 내구성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등의 ‘스토리’에 주목한다. 이에 디네댓은 할인율을 한국보다 낮게 책정하고 할인 행사 자체를 최대한 자제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는 전략을 펼쳐나갔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현지 온라인몰 운영도 한국 상황과 다르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 운영에 있어서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이라면 반품, 교환 가능 유무입니다. 일본은 반품, 교환 규정을 각 회사에 자율적으로 맡깁니다. 그래서 저희는 최대한 품질관리(QC)에 힘을 쏟는 대신 단순 반품 교환은 거부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한국이라면 상상할 수 없죠. 그런데 이게 통해요. 일본 고객은 워낙 신중하고 꼼꼼합니다. 상세페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이해가 된다 싶을 때 구매를 하죠.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반품이 거의 없습니다. 단순 변심성 반품이 없다보니 품이 적게 들고 이익률도 좋아지더군요.”

“양국 모두 디네댓의 주요 고객은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입니다. 이들은 한번 돈이 들더라도 유행을 적게 타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선호합니다. 더불어 변우석 배우가 착장했다는 소문이 돌면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금세 해당 제품 매출이 급증하는 식이라 사실상 같은 문화권 시장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밖에 그는 현지 진출 꿀팁으로 ‘느리다고 답답해하지 말고 일본의 속도에 익숙해져라’ ‘세금 관리는 철저히’ ‘지나치게 K(한국산)를 내세우는 건 한계가 있다’ ‘모회사 경영 관리가 탄탄한 상황에 진출해야 현지 법인도 빠르게 움직인다’ ‘현지만의 특별한 상품을 꼭 준비할 것’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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