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형 나도 미안해" 장지수도 미안했고 김규연도 미안했다…"그래서 잘 던지고 싶었다" [현장 인터뷰]

조은혜 기자 2024. 5. 1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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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고,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했던 장면은 바로 털어냈다.

한화 이글스 김규연은 지난 10일 대전 키움전에서 3-4로 한 점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끝내기 승리 발판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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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미안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고,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했던 장면은 바로 털어냈다.

한화 이글스 김규연은 지난 10일 대전 키움전에서 3-4로 한 점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끝내기 승리 발판을 놨다. 송성문을 1루수 땅볼로 처리, 고영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김휘집을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어 김재현의 우전안타에 주자 1・3루에 몰렸으나 임지열을 상대로 침착하게 삼진을 솎아내면서 실점 없이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전날인 9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만루홈런이라는 충격을 안았던 김규연이었다. 자신의 주자가 아니였기에 오히려 더 마음이 좋지 않았다. 8회 5-10로 끌려가던 상황, 선발 펠릭스 페냐가 조기 강판되면서 이미 불펜 5명을 쓴 한화는 4일을 쉬었고,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뛴 경험이 있는 장지수의 멀티 이닝으로 경기를 끝내려 했다. 

그러나 7회를 잘 막았던 장지수가 8회에는 4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그 뒤에도 계속해 흔들리며 다시 베이스를 꽉 채우면서 결국 한화는 어쩔 수 없이 김규연을 등판시켜야 했다. 중계 화면에는 장지수가 마운드를 내려가며 김규연을 향해 "미안해"라고 말하는 모습, 눈시울을 붉히며 자신의 허벅지를 세게 내리치며 자책하는 모습이 잡히며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장지수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규연은 장두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전준우에게 만루포를 맞았고, 승계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장지수의 기록은 1이닝 7실점(6자책점)까지 불어났다. 이후 김규연은 추가 실점 없이 길었던 8회말을 끝냈다. 한화는 이날 5-18 대패를 당했으나, 10일 5-4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전날 아쉬움을 씻었다.

10일 경기 후 김규연은 "(9일 경기가) 끝나고도 들어가서 지수 형과 얘기를 했는데, 내가 너무 미안하더라. 서로 계속 '미안하다', '괜찮다' 그랬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바로 이튿날 그 아쉬움을 털어낸 김규연은 "홈런을 맞아서 깨지긴 했지만 짧게나마 무실점을 이어 가고 있었다. 또 지수 형도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안 좋은 건 빨리 잊자고 생각을 하는 편이라 최대한 빨리 잊으려고 했다. 상황에 집중했고, 어제 생각은 크게 안 났다"고 말했다.

2021년 입단해 2022년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김규연은 지난해 23경기 19⅔이닝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에는 4월 10일 첫 콜업이 됐고, 초반 기복도 있었지만 서서히 안정감을 찾으며 벤치의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 최원호 감독은 11일 "규연이는 최근에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중요한 상황에서도 써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얘기했다.

김규연은 "기회를 많이 주시고 많이 내보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많이 나가야 감도 더 잡히고, 여러 사람을 경험해 보면서 (감각이) 올라가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말하며 "안 아프게 시즌을 끝내자고 마음 먹은 게 첫 번째, 그 다음은 마운드에 서면 '도망가지 않고 붙자'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 올라가는 투수라는 꿈을 품고 있지만,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자신이 아닌 팀의 얘기를 했다. 김규연은 "개인적인 목표는 구체적으로 생각은 안 했다. 팀이 중하위권에 머물지 않고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게 나의 목표다"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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