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이 수익과 성장성을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4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을 달성했고 13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제고에도 성공했다. 여기에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 행보도 병행하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된 모습이다.
‘원가 절감+해외 매출’ 시너지…영업익 두 배 증가
경동나비엔은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1년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2년 1조1609억원에서 지난해 1조3539억원으로 1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6억원으로 2.2배 증가했고, 순이익은 1243억원으로 2.3배 늘렸다. 이에 수익성 지표 전반이 고르게 개선됐다.
매출 성장과 원가 절감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매출이 최근 3년 7.9%의 연평균성장률을 기록하는 동안 매출원가율은 59.7%에서 54.9%로 4.8%p 내렸다. 수치만 보면 미세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원가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 특성상 이 정도의 개선만으로 영업이익은 121.7%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실제 영업이익률은 2022년 5.2%에서 지난해 9.8%까지 오르며 체질 개선 효과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주원인은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다. 경동나비엔의 주요 원재료는 흑파이프, 스텐파이프, 철판, 코일철판 등으로 구성된다. 보일러 주요 부품을 구성하는 금속 소재들이다. 이들 원재료값은 2020년부터 급격히 상승했으나, 2022년을 기점으로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해당 원재료의 가격은 2022년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흑파이프 2만9856원(본) △스텐파이프 7220원(kg) △철판 1179원(본) △코일철판 1252원(kg) 등 최고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각각 2만6553원, 7351원, 992원, 899원으로 하락했다. 급등했던 원자재값이 안정되면서 본업 중심의 수익 구조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 확대도 실적 성장의 한 축을 이뤘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94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에서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북미 매출이 7749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러시아 787억원, 중국 307억원, 기타 해외 58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북미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17.2% 증가한 수치다.
해외 사업은 이제 외형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판매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결과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북미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매출이 증가했다"며 "물류비 등 비용 감소와 환율 효과의 영향으로 인해 영업이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3년간 벌어들인 현금 3840억…투자 원동력
안정적인 실적 흐름은 투자 여력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3년(2022~2024년) 동안 경동나비엔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총 2592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자, 법인세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유입된 현금은 384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474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본업에서 벌어들인 현금이 설비투자와 인수 등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투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SK매직의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영업권을 426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나비엔 매직'이란 주방기기 브랜드를 론칭했다. 주방기기 사업 진출을 통해 업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기존 제품군과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도 노린다는 구상이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에코허브(서탄공장)를 2.5배 규모로 확장하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 4만평(13만2231㎡) 규모인 에코허브를 2026년까지 10만평(33만578㎡) 규모로 증설할 계획이다. 나비엔 매직 또한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 매출을 1조원까지 늘린다는 것이 회사의 장기적인 목표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지난해 SK매직 주방가전 영업권을 인수하고 최근 ‘나비엔 매직’ 브랜드를 론칭했다”며 “에코허브를 2.5배 규모로 확장해 생산설비를 이전하고, 이를 기반으로 2028년까지 국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