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의 추석 황금연휴 기대작 <다 이루어질지니>가 공개 하루 만에 국내 TOP 10 1위에 올랐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리고 있다. 김은숙 작가가 2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자 김우빈·수지의 9년 만의 재회작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작품을 향한 평가는 “기대 이하”와 “재미있다” 사이를 오가고 있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천 년 만에 깨어난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와 감정을 잃어버린 인간 ‘가영’(수지)이 세 가지 소원을 두고 벌이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시크릿 가든>, <도깨비>, <더 글로리> 등 매번 흥행을 터뜨린 김은숙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모았고, 추석 연휴 첫날 전 13화를 한꺼번에 공개하며 흥행몰이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호불호의 정면충돌이었다.

먼저 ‘불호’ 쪽의 목소리가 거세다. 공개 직후 SNS와 커뮤니티에는 “너무 유치하다”, “오글거리는 대사를 도저히 못 견디겠다”, “1회 보고 바로 껐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일부는 “출연료 값도 못 한다”, “<더 글로리> 이후 급격히 퇴보한 느낌”이라며 김은숙 작가의 스타일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내놨다. 초반 설정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도 잇따랐다. ‘램프의 정령’이라는 캐릭터를 코믹하게 풀어내는 대신 유머와 감정선이 어정쩡하게 뒤섞여 몰입이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대사의 웃음 타율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많다. 과거 김은숙식 로맨스가 유행하던 <시크릿 가든>이나 <도깨비>와 달리, 이번 작품의 위트와 감정선은 ‘낡았다’는 평. 연출 교체 이력도 불신을 키웠다. 당초 이병헌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나 중도 하차했고, <더 글로리>의 안길호 감독이 후반부를 책임졌다. 하지만 정작 오프닝 크레딧에는 두 감독의 이름이 모두 빠져 있어 제작 과정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다.

반면, 드라마를 끝까지 본 시청자들은 “킬링타임용으로 딱 좋다”, “화려한 영상미와 수지의 비주얼 덕분에 계속 보게 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지 화보집 같다”, “김우빈·수지 얼굴합이 미쳤다”, “이게 바로 김은숙 월드”라며 오히려 대사와 세계관의 과장된 톤을 즐기는 팬층도 존재한다. 김은숙 작가 특유의 ‘감정이 폭발하는 대사’와 ‘비현실적 설정’이 여전히 통한다는 해석이다.

또한 송혜교, 다니엘 헤니 등 깜짝 카메오 출연이 회차별로 등장하며 “보는 재미를 높였다”는 의견도 있다. <더 글로리> 이후 무거운 주제를 다뤘던 김은숙 작가가 이번엔 다시 ‘로코의 본진’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오랜만에 가볍게 웃을 수 있었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현재 <다 이루어질지니>는 작품 완성도에 대한 논란 속에서도 높은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시리즈 1위를 기록했고, 해외 일부 지역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비판의 강도에 비해 시청률이 선전하는 이유로는 “추석 연휴 효과”와 “스타 파워”가 꼽힌다. 김은숙 작가의 이름값과 수지·김우빈 커플의 재회만으로도 클릭을 유도할 만큼 화제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결국 <다 이루어질지니>는 ‘기대작의 딜레마’에 직면했다.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컸지만, 동시에 김은숙식 로맨스를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역시 김은숙”이라는 재확인이었다. 과한 설정과 감정 과잉이 불호를 부르면서도, 그 낯익은 세계관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여전히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다 이루어질지니>가 추석 연휴 이후에도 ‘비판을 이긴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혹은 ‘기대가 만든 피로감’으로 잊힐지는 이제 시청자들의 손에 달렸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