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뒤늦은 하자관리…계속되는 브랜드 아파트 오명
조유정 2024. 10. 15. 17:54
대형 건설사의 하자 아파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품질 관리에 총력을 가하고 있으나 최근 6개월간 아파트·오피스텔 하자가 가장 많은 건설사에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등이 포함되며 브랜드 아파트 이미지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국토부)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에 신청된 공동주택 하자 처리 현황과 주요 건설사별 2024년 하반기 하자 판정 결과를 공개했다. 하자판정 건수 상위 20개사 현황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2343가구에서 118건의 하자가 나와 1위를 차지했다. 10대 건설사 중에서는 포스코이앤씨(하자판정 7위)·대우건설(10위)·현대건설(18위) 등 4곳이 최근 6개월간 하자 판정 건수 상위 20위에 포함됐다.
대형 건설사의 하자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에도 하자 판정 1위를 기록했다. 1년간 하자 판정 1위를 기록해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하자 아파트라는 오명을 얻었다. 지난 3월 발표에서 세부 하자 19위(19건)를 기록했던 포스코이앤씨도 7위(58건)로 12계단 올랐다. 대우건설은 같은 기간 7위에서 10위로 소폭 순위가 낮아졌으나 하자 판정 건수는 52건에서 51건으로 크게 줄지 않았다.
하심위에 따르면 하자 분쟁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 2019년 3954건 △ 2020년 4173건 △2021년 4616건 △ 2022년 4307건 △ 2023년 4559건 △2024년 8월 3529건으로 집계됐다. 올해의 경우 예년 대비 20% 많은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올해 2월까지 누적으로는 1만2771건을 심사하고 64%(8197건)가 하자로 판정받았다.
올해 업계에는 지난 5월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한 브랜드 아파트 하자 논란을 시작으로 여름철 누수 등 잦은 하자 이슈가 이어졌다. 주요 건설사들은 하자를 줄이기 위해 총력을 가하고 있다.
2019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5년 누계 기준 하자 판정 1위를 기록한 GS건설도 하자 오명을 벗기 위해 품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지난 1월 시무식을 서울 잠원동 ‘메이플자이’ 현장에서 가졌다. 당시 허 대표는 엄격한 품질 관리와 수행 역량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신뢰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파트 시공 품질 향상을 위해 구조 전문가들로 구성된 건축구조팀, 조달품질관리팀 등을 신설하는 등 관리 체계를 재정비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인해 GS건설은 앞서 지난 9월~올해 2월 하자 판정 건수 12위에서 올해 20위권 밖으로 나왔다.
앞서 지난 5월 한 단지에서 5만건이 넘는 대규모 하자가 접수됐던 현대엔지니어링도 품질강화에 힘쓰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남 무안 아파트 품질논란 이후 △ 현장 자체품질점검 강화 △ 본사 품질점검 강화 △ 골조공사 완료 후 골조 품평회 신설 △ 준공전 품질 평가 강화 △ 제3자의 객관적 품질점검을 위한 외부기관 품질점검 신설 △ 본시공 전 샘플시공을 통한 품질 검증 프로세스 강화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속적인 품질 논란을 줄이기 위해 관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 단계별 현장 지원점검을 통한 하자예방활동 △ 주요/반복 하자사례 분석을 통한 유관부서/현장 피드백 △ 빅데이터 기반의 하자분석시스템을 이용한 하자유형 분석 △ 사용검사(준공)도서 검토 및 분석을 통해 주요하자 사전예방 및 도면과 실시공간 오류 최소화 시행를 통해 하자 관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품질확인을 위한 모의파취 조사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기본적인 점검 횟수를 늘렸다.
그러나 업계의 이 같은 노력에도 품질 문제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하자와 관련된 품질 이슈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유행하던 시기 착공한 아파트들이 입주를 앞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레미콘, 운송노조 등 파업으로 인해 공사 현장이 멈춘 경우가 많았다”며 “정해진 공사 기간 내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특성상 평소보다 빠르게 처리하며 하자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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