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나를 피한다.." 30년째 기러기 생활하다 반지하 사는 비운의 개그맨

정명재는 1980~90년대 활발하게 활동했던 개그맨이다.

특히 KBS 쇼 비디오자키의 인기 코너 '네로 25시'에서 보여준 술주정 개그로 사랑을 받았다.

감칠맛 나는 입담과 재치로 예능계를 누볐던 정명재. 하지만 그의 인생은 이후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정명재는 1995년 아내와 두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 보내며 기러기 아빠가 됐다.

하지만 곧바로 닥친 IMF 외환위기로 운영하던 사업이 무너졌고, 가족을 따라가지 못한 채 한국에 홀로 남게 됐다.

그렇게 시작된 기러기 아빠 생활이 어느덧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가장 가슴 아팠던 기억은 미국에 있던 딸을 6년 만에 만나러 갔던 날이었다.

기대와 설렘을 안고 공항에서 딸을 향해 달려갔지만, 오랜 세월 떨어져 지낸 탓인지 딸은 아빠를 어색해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 정명재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방송 활동이 줄어들며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환율이 폭등하면서 송금 부담이 더욱 커졌고,비행기 값까지 감당하기 힘들어 미국 방문조차 자주 할 수 없었다.

“한 번 가려면 700~1000만원이 들어가니, 차라리 그 돈을 아이들 생활비로 보내는 게 낫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경기도 일산의 작은 식당에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손에는 굳은살이 박였고, 하루 종일 코다리를 손질하며 시간을 보낸다.

힘들지만 고객을 응대할 때만큼은 특유의 입담으로 웃음을 잃지 않는다.

방송을 떠난 지 오래지만 여전히 그는 ‘개그맨 정명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정명재는 이제 30년 가까운 세월을 기러기 아빠로 살아왔다.

가족들은 여전히 미국에 있고, 한국에서 여전히 혼자다.

"아이들이 한국어도 잘하고 이제는 그들이 한국에 오면 좋겠다"며 조심스레 희망을 이야기했지만,

“자식들은 원래 나이가 들면 부모 곁을 떠난다. 결국 한국에 있든, 미국에 있든… 부모 입장에선 다 비슷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25년 됐으면 안 돌아오는거 아냐?"

최양락의 묵직한 한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모든 사진 출처: 이미지 내 표기

Copyright © by 뷰티패션따라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컨텐츠 도용 발각시 저작권 즉시 신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