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명태균 게이트' 수사인력 뒤늦게 보강한 검찰
[손병관 기자]
▲ 10월 17일자 동아일보 4면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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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브로커 명태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중인 창원지검이 서울과 부산의 검사 등 수사인력을 충원했다. 명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포함해 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폭로를 쏟아내는 상황에서 수사 속도를 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창원지검 형사 4부(부장검사 김호경)는 대검찰청과 부산지검 소속 검사들을 파견 받았다.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수사 경험이 풍부한 공안통이라고 한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2022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영선 전 의원이 명씨에게 20여 차례에 걸쳐 9000여 만 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검찰 수사를 의뢰한 것이 작년 12월이었다.
제보자 강혜경(김영선의 전 보좌관)은 올해 초 김영선, 명태균 등과 통화할 때 녹음한 파일 4000개 이상을 검찰에 이미 제출했다. 뉴스토마토는 최근 명태균이 202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 안에 강혜경이 응답자로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검찰도 강씨로부터 같은 파일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혜경은 "명태균이 2022년 대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을 위해 실시한 미공표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의 공천을 받아 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검찰은 뉴스토마토 보도가 나온 후에야 김영선과 명태균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뒤늦은 수사인력 보강은 민주당의 '김건희 특검' 공세와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특검으로 가는 길이 막혀있지만, 여권 분란이 심화될 경우 특검법의 국회 통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창원지검을 상대로 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는 17일 오후 대구고검에서 열린다. '대통령 부인 불기소' 논란으로 따가운 비판을 받는 검찰이 명태균 사건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을 내놓을 지 지켜볼 일이다.
2) 낮엔 공격하고, 밤엔 지역구 민원 챙긴다
국민들은 기자들을 통해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들여다본다. 국정감사 기간이라 관련 보도가 쏟아지는데, 대부분 여야의 상호공격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정조준하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을 거론한다.
저녁 뉴스와 다음날 신문 제작을 위해 기자들이 현장에서 빠지는 저녁의 풍광은 또 다른 모양이다. 중앙일보가 특이한 패턴 하나를 찾아냈다.
"우리 법원행정처장님, 부산 출신이시지 않습니까? 제가 22대 국회 들어와 1호 법안으로 해사(海事)법원을 부산에 설치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냈다. 고향인 우리 부산 위해 역할 해주시라."
곽규택은 이날 낮 질의에서는 천대엽을 상대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판 지연 문제를 따졌다.
같은 날 민주당 이성윤 의원(전북 전주을)은 "이 대표 사건 증거기록을 모두 합치면 25만 페이지로, A4 용지로 아파트 3층 높이로서 피고인이 방어할 수가 없는 수준"이라고 이재명을 방어했다. 그러나 이성윤은 9시간 뒤에는 "우리 전주지방법원엔 가정법원이 없다. 처장님이 설치해 달라"고 지역구 민원을 꺼내들었다.
전남 순천 지역구의 민주당 김문수 의원은 7일 교육위 국감에서 '김건희 논문 표절' 의혹을 정리한 큰 피켓을 내걸었다. 그러나 8일 새벽까지 이어진 국감에서는 다시 발언권을 얻어 이주호 사회부총리에게 "저희 전남은 의과대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없는 지역이다. 의과대학 설치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한 보좌관은 "늦은 시각엔 취재진과 방송 카메라 등이 빠지다 보니 아무런 부담없이 노골적인 민원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다"고 꼬집었다.
3) 택시기사와 합의한 문다혜, '음주운전' 처벌수위 낮아질 듯
지난 5일 음주운전 사고로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문다혜가 피해를 본 택시기사에게 합의금을 건네고 형사합의를 마쳤다.
택시 운전 중 문다혜가 몬 캐스퍼 차량과 부딪친 임아무개씨는 사고 당시 목 부위에 경상을 입고 이튿날엔 어깨 통증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9일 피해자 조사 뒤 경찰로부터 합의 의향을 전달받고, 문다혜의 변호인을 만나 합의에 이르렀다.
임씨는 변호인을 통해 '죄송하다, 경황이 없었다'는 내용의 손편지도 전달받았다고 한다. 임씨는 경찰에 상해진단서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합의금 액수도 공개하지 않았다.
문다혜 사고 뒤 경찰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상 혐의 적용을 검토한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문다혜가 피해자와 합의를 봄에 따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으로 처벌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4) "한승원 선배 딸 한강, 모를 리 없죠" 이문열의 뒤늦은 '축하'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 한국문단에서 거론되는 단골 유력후보는 세 사람이었다. 시인 고은과 소설가 이문열, 황석영이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후에는 기자들이 "다음은 고은 차례"라며 상을 발표하는 날 고은의 집 앞에 진을 치는 진풍경도 벌어졌었다.
이중 황석영은 이틀 만에 "고통과 수난의 치유자였던 한국인과 한국 문학이 걸어온 길 위에서 이뤄낸 빛나는 성과"라는 축하글을 발표했다.
17일자 동아일보에는 이문열의 소감이 실렸다. 건강 악화로 칩거 중인 이문열은 14일 전화 인터뷰에서 "누가 들어도 기뻐할 일이다. 흐뭇하게 보고 있다"며 "우리가 해마다 기다려왔고, 그런데 '올해는 누구다' 이런 일들이 반복 됐잖아요. 그저 담담하게 우리가 받았다는 것에 반가워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승원 선배 딸이니까 모를 리가 없죠.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영국 런던 등 해외 도서전에서 함께 활동한 적도 있었다"고 한강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아닌 후배에게 상이 돌아간 것에 대해서는 "나는 노벨문학상에 맞는 인물이 아닌 건 알지 않나. 책을 많이 팔아서 잘 사는 작가는 안 된다"라며 웃었다.
동아일보에는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한 이문열의 평("우리한테 흔히 있는 타입은 아니라서 새로워 보였다")이 실렸지만, '소년이 온다'나 '작별하지 않는다' 등 다른 작품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5) 무도실무관... '영화'와 '현실'은 달랐다
지난달 13일 개봉된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은 전자발찌 대상자를 관리하는 법무부 보호관찰관과 동행하며 범법자를 제압하는 무도실무관의 활약을 묘사했다.
영화에서는 태권도·유도·검도 도합 9단의 유단자 이정도(김우빈)가 전자발찌를 자르고 도망치는 사람들을 쫓는 액션 신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서울신문이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실을 통해 받은 법무부 자료로 실태를 파악했다.
전자발찌 대상자를 감시하는 범죄예방팀은 보호관찰관 1명과 무도실무관 1명이 짝을 이뤄 3조 3교대로 운영된다.
행정요원 등을 제외한 보호관찰관 수는 2019년 229명에서 올해 8월 242명으로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전자발찌 대상자는 3111명에서 4270명으로 늘었다. 보호관찰관 인력이 5% 느는 동안 이들이 담당해야할 전자발찌 대상자는 37% 늘어났다. 이에 따라 보호관찰관 1명이 관리하는 전자발찌 대상자도 13.6명에서 17.6명으로 뛰었다.
보호관찰관이 관리대상자로부터 폭행 등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2022년 11월 15일 보호관찰관이 전자발찌 대상자를 집으로 돌려보내려다 폭행을 당해 전치 2주에 해당하는 부상을 입었다. 영화와는 달리 공권력 행사에 관한 규정이 없어 무도실무관이 무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8일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한 무도실무관 김동욱씨는 "(전자발찌 착용자가) 벽돌을 들고 달려들어도 방어하지 못한다"며 "직접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면 고소·고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2022년 기준 룩셈부르크의 보호관찰관 1명당 관리대상자는 2명, 오스트리아 3명, 덴마크 4명, 미국 텍사스주 7명, 핀란드·뉴질랜드 8명,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9명 등이다.
법무부는 1인당 관리대상자 수가 10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화는 보호관찰관들이 예산 문제를 들어 인력충원의 어려움을 무도실무관들에게 토로하는 대목에서 현실과 들어맞는다.
6) 유세 중 '흥부자' 된 트럼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유세 도중 30분 가까이 춤을 추는 모습을 집중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14일 격전지로 분류되는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에서 타운홀 미팅을 가졌는데, 행사 도중 청중 2명이 높은 실내온도를 못 견디고 기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내 혼란이 수습된 후 행사 진행자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가 토론을 이어가려 하자 트럼프는 손을 내저으며 "누구 또 기절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 더 이상 질문은 하지 말자. 누가 질문을 듣고 싶어 하겠나. 그냥 음악이나 듣자"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빌리지 피플의 'YMCA', 건즈 앤 로지스의 '노벰버 레인',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할렐루야' 등 총 9곡의 '트럼프 플레이리스트'가 울려 퍼졌고, 트럼프는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고, 고개를 좌우로 까딱거렸다.
트럼프의 돌발 행동에 놈 주지사도 장단을 맞춰 춤을 췄다.
트럼프 캠프는 '환상적인 무대'였다고 호평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한층 불안정한 모습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트럼프의 돌발행동이 늘어나고 있다"고 썼다.
경쟁자인 민주당 캐멀라 해리스 후보는 트위터에 "그가 괜찮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대선이 초접전으로 흘러가는 대선에서 경쟁자 입장에서는 '트럼프 해프닝'으로 인해 그의 고령 리스크가 점화되길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7) 오늘의 1면톱
▲ 경향신문 = 여야 텃밭 사수… 서울교육감에 '진보' 정근식
▲ 국민일보 = AI 혁신 준비 늦어져 평택은 활기 잃었다
▲ 서울신문 = 10·16 재보선 뚜껑 열어 보니… 이변은 없었다
▲ 세계일보 = 2대 2… 여야, 텃밭 지켰다
▲ 조선일보 = 텃밭은 지켰다
▲ 중앙일보 = 10·16 지방재보선 여야 2대2 진보 정근식, 서울교육감 당선
▲ 한겨레 = 한동훈·이재명 대리전…심판은 없었다
▲ 한국일보 = 젤렌스키도 "北, 러 파병"… 군사협력 새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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