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행사 불가” 언론재단, ‘박근혜 석방’ 회견은 가능? 대관 기준 오락가락

권혜진 2024. 10. 1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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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 회견을 행사 하루 전날 취소했다.

 재단은 지난달 20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비상시국회의'의 대관 신청 승인을 행사 하루 전에 취소했다.

언론진흥재단의 '프레스센터 관리운영지침' 제15조를 살펴보면 재단은 대관 불허 기준으로 '정치적 행사'를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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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단, ‘윤석열 퇴진’ 기자회견 하루 전 취소 통보
‘대관 불허’ 지침 따랐지만 대관 내역 보니 정치 행사’ 多
행사 목적 재단이 자체 판단해 대관 승인
임오경 “기존 정파 상관없이 이용…‘대통령 심기관리재단’인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각계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 이사장 등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 회견을 행사 하루 전날 취소했다. 재단은 ‘정치적 행사 대관 불허’ 지침을 밝혔지만, 과거 특정 정파의 입장이 담긴 회견을 허락하는 등 대관 기준을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상시국회의 대관 취소와 관련해 공적 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대관 기준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단은 지난달 20일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비상시국회의’의 대관 신청 승인을 행사 하루 전에 취소했다. 취소 사유는 보도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행사 성격이 대관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언론진흥재단의 ‘프레스센터 관리운영지침’ 제15조를 살펴보면 재단은 대관 불허 기준으로 ‘정치적 행사’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비상시국회의는 재단에 두 차례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재단은 지난 10일 비상시국회의의 1차 신청서를 확인한 후 제출 내용 보강을 요청했다. 비상시국회의는 신청서 내용을 수정해 다시 제출했고, 재단은 이를 확인한 다음 사용을 승인했다. 재단이 승인한 2차 신청서를 살펴보면 “우리 모두가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라는 주제로 ‘의료대란, 일본의 군국주의화에 대한 무대책, 민생 파탄으로 상식과 정상이 사라진 대한민국의 현실을 걱정하는 민주화 원로들이 나서 국민께 드리는 고언’이라는 내용의 기자회견 방향이 적혀있다.

또 재단의 프레스센터 대관 내역을 살펴보면 특정 정치인의 이름, 정쟁이 되는 사안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행사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재단의 대관 허용 기준이 행사마다 다르게 적용된 것이다.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의 프레스센터 대관 내역을 분석한 결과 총 11개의 정치 관련 행사가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박근혜 대통령 석방추진위 신년 기자회견 △오세훈 서울시장 고발 및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 △전쟁광 윤석열 사퇴촉구 선언 결과 발표 기자회견 △5.18 비상시국선언 기자회견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순조로운 공포와 특별조사위원회 설립 촉구 기자회견 등이 진행됐다.

임오경 의원은 기존에 정파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던 프레스센터의 대관 기준을 재단이 자체 판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으니, 언론진흥재단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행사를 먼저 나서서 막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 심기관리재단’이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행사 취소 배경에 대해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앞으로 대관 기준 투명화, 공정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7일 광명시 사무실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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