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상가 속 교회, 선교 접점 확대·상권 활기 ‘윈윈’

교회들이 상업 업무 주거 등이 결합한 복합공간으로 향하고 있다. 예배드리기 위해 모이는 행위 자체를 지역 상권과의 상생까지 고려해 움직이는 것이다. 대형 몰에 자연스럽게 입주하고 있는 교회들은 주말에만 불이 켜지던 성전에서 벗어나 주중에도 사람이 드나드는 열린 거점으로 기능하면서 상권 활성화와 선교적 역할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이런 배경엔 장기간 이어진 상가 공실 사태가 자리하고 있다.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15년 10.6%를 기록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6%다. 중대형 상가 7곳 중 1곳꼴로 비어 있는 셈이다. 공실 문제는 지방에서 두드러졌는데, 세종시가 25.8%로 가장 높았고 충북(20.2%) 경북(19.5%)도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소형 상가에서는 인천(11.3%) 전남(10.0%)의 공실률이 높게 나타났다.

공실이 길어지면 관리비용과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다. 이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와 유동 인구를 가진 종교시설이 새로운 매입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공실 해소를 넘어 상권 유입 인구를 재형성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광명 아델포이교회(임동현 목사)는 대형 쇼핑몰 어반브릭스에 자리 잡고 있다. 예배가 끝나면 성도들은 교회 주방으로 모이지 않는다. 건물 내 식당과 카페로 흩어진다. 설거지와 배식 봉사에 인력이 묶이던 옛날 교회 풍경은 사라졌다.
임동현 목사는 “밥을 직접 해 대접해야 봉사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인근 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상권을 돕는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성도에게도 쉼이 된다”고 말했다.
교회는 건물 내 식당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단체 식사 시스템을 운영한다. 협력 식당은 초기 3곳에서 4곳으로 늘었다. 해당 식당들은 주말 매출이 늘었다. 평일 회의 때도 20명 단위의 식사가 이어진다. 체류 시간이 길어지며 상권 활력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주차는 또 다른 경쟁력이다. 별도 시설 없이 쇼핑몰 주차장을 그대로 이용한다. 주차 봉사를 둘러싼 잡음과 주민 민원도 줄었다. 접근성이 알려지며 외부 손님들의 방문도 늘고 있다. 아델포이교회는 자신들을 ‘공적 학술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주중에도 학술행사가 끊이지 않는 교회다. 지난해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포럼 등 다수 행사를 유치했다. 임 목사는 “KTX 연계성과 주차 편의 때문에 재방문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올해만 벌써 7~8건의 대형 학술 행사가 예약돼 있다.

서울 새로운교회(한홍 목사)는 이르면 6월 중순 입당을 목표로 송파구 가든파이브에서 구조변경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리모델링 대상은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철수한 뒤 장기간 공실로 남아 있던 공간이다.
한홍 목사는 “단독 예배당을 지으면 건설비 상승으로 비용이 3배까지 늘 수 있지만 리모델링 방식은 재정 부담을 크게 줄인다”고 말했다. 3700대 규모의 주차장과 지하철 8호선 장지역과의 직접 연결 등도 주차난 해소와 접근성 측면에서 장점으로 꼽힌다.
교회는 별도 식당을 두지 않기로 했다. 가든파이브 상권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송파구청과 협의해 상영관 8개 중 일부는 소극장 형태로 남겨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실비로 대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구청은 지역 문화공간 확충 차원에서 이 계획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 목사는 “성도들의 유입만으로도 공간의 활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입당 시기를 묻는 상인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선교적 소비’에 해당한다. 김선일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선교학 교수는 “전단을 나눠 주는 것보다 지역 상권과 함께 살아가려는 교회가 더 신뢰를 얻는다”며 “교회가 무엇을 소비하고 어디에서 식사하느냐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선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에만 불이 켜지는 교회는 설득력이 약하다”며 “도시 공간으로 들어가 관계망을 넓히고, 주중에도 개방된 공간이 되는 것이 오늘날 선교적 교회의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손동준 이현성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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