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축구협회, 규정·절차 무시…허위 보도자료까지”
김영건 2024. 10. 2. 10:40
2일 오전 10시 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 결과 발표
축구협회 허위 보도자료 배포, 말 바꾸기 정황 포착돼
대한축구협회를 감사한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 선임 과정에 큰 하자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감독 선임 감사 결과 브리핑을 진행했다. 지난 7월 문체부는 기초 조사에서 축구협회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에 곧바로 감사로 전환해 본격적으로 축구협회 문제들을 파헤쳤다. 이번 브리핑 내용은 감독 선임 감사 결과에 한정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모두 준수하였다고 했으나 특정감사 결과,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부적정한 감독 선임 문제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에 따르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해야 하나, 축구협회와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2023년 1월,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했다. 에이전트도 선임해 후보자 20여 명에 대한 접촉을 진행하는 등 처음부터 전력강화위원들을 배제한 채 선임 절차를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6명)은 첫 번째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해 주도록 축구협회로부터 요청받았다. 또한 감독 후보자에 대한 면접과정을 살펴보면, 1차 면접은 전력강화위원장이, 2차 면접은 회장이 진행했다”면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은 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과의 계약이 체결된 이후, 두 번째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그 결과를 통보받았다. 축구협회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선임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큰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했다. 문체부는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 홍명보 감독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 감독 내정·발표한 후 이사회 선임 절차는 형식적으로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임생 기술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성원이 아닌 축구협회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총괄이사로서 감독 추천 권한이 없음에도, 회장과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받았다는 이유로 감독 후보자 3인에 대한 대면 면접을 진행한 후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1순위 홍명보)해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에게만 특혜를 부여한 것도 인정했다. 문체부는 “지난 7월5일에 있었던 기술총괄이사와 홍명보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과정은 사전 인터뷰 질문지 없이, 참관인 없이 기술총괄이사 단독으로,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 요청했다. 다른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상황과는 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한 당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하기 전인 6월27일, 감독 후보자 3명에 대한 추천 우선순위(1순위 홍명보 감독, 2순위 후보자 B, 3순위 후보자 A)를 회장에게 보고했다. 이때 A, B와 비대면 면접을 진행한 정 위원장은 홍명보 감독과는 어떠한 면접도 진행하지 않은 채 1순위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논란이 일자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말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당초 축구협회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 기술이사가 6월30일에 진행됐던 전력강화위원회 온라인 임시회의에서 참석한 위원 5명으로부터 후속 절차 진행에 대한 동의를 받고 홍 감독을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이 기술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로부터 감독 추천 최종 권한을 위임받지 않았다. 6월30일 임시회의는 특정인에게 감독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정식 회의로 인정할 아무런 규정상 근거가 없었다.
정해성 위원장이 사임 당시, 최종 후보자들에 대한 협상 진행 및 이사회 추천을 축구협회에 맡긴 것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문체부는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이런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 설사 정 위원장이 본인의 권한을 축구협회에 위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하더라도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정 위원장에게 축구협회에 재위임할 권한까지 위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 권한이 있었다는 축구협회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봤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축구협회 허위 보도자료 배포, 말 바꾸기 정황 포착돼
대한축구협회를 감사한 문화체육관광부가 감독 선임 과정에 큰 하자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감독 선임 감사 결과 브리핑을 진행했다. 지난 7월 문체부는 기초 조사에서 축구협회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에 곧바로 감사로 전환해 본격적으로 축구협회 문제들을 파헤쳤다. 이번 브리핑 내용은 감독 선임 감사 결과에 한정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모두 준수하였다고 했으나 특정감사 결과,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부적정한 감독 선임 문제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에 따르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해야 하나, 축구협회와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2023년 1월,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했다. 에이전트도 선임해 후보자 20여 명에 대한 접촉을 진행하는 등 처음부터 전력강화위원들을 배제한 채 선임 절차를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6명)은 첫 번째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해 주도록 축구협회로부터 요청받았다. 또한 감독 후보자에 대한 면접과정을 살펴보면, 1차 면접은 전력강화위원장이, 2차 면접은 회장이 진행했다”면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은 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과의 계약이 체결된 이후, 두 번째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그 결과를 통보받았다. 축구협회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선임 절차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꼬집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큰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했다. 문체부는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 홍명보 감독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 감독 내정·발표한 후 이사회 선임 절차는 형식적으로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임생 기술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성원이 아닌 축구협회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총괄이사로서 감독 추천 권한이 없음에도, 회장과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받았다는 이유로 감독 후보자 3인에 대한 대면 면접을 진행한 후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1순위 홍명보)해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에게만 특혜를 부여한 것도 인정했다. 문체부는 “지난 7월5일에 있었던 기술총괄이사와 홍명보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과정은 사전 인터뷰 질문지 없이, 참관인 없이 기술총괄이사 단독으로,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 요청했다. 다른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상황과는 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또한 당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하기 전인 6월27일, 감독 후보자 3명에 대한 추천 우선순위(1순위 홍명보 감독, 2순위 후보자 B, 3순위 후보자 A)를 회장에게 보고했다. 이때 A, B와 비대면 면접을 진행한 정 위원장은 홍명보 감독과는 어떠한 면접도 진행하지 않은 채 1순위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논란이 일자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말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당초 축구협회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 기술이사가 6월30일에 진행됐던 전력강화위원회 온라인 임시회의에서 참석한 위원 5명으로부터 후속 절차 진행에 대한 동의를 받고 홍 감독을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체부 조사에 따르면, 이 기술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 위원들로부터 감독 추천 최종 권한을 위임받지 않았다. 6월30일 임시회의는 특정인에게 감독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정식 회의로 인정할 아무런 규정상 근거가 없었다.
정해성 위원장이 사임 당시, 최종 후보자들에 대한 협상 진행 및 이사회 추천을 축구협회에 맡긴 것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문체부는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이런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 설사 정 위원장이 본인의 권한을 축구협회에 위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하더라도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정 위원장에게 축구협회에 재위임할 권한까지 위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기술총괄이사에게 감독 추천 권한이 있었다는 축구협회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봤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쿠키뉴스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단독] ‘10년째 北 억류’에도 지원·보상책 공백…김건 “피해 가족 돕겠다”
- 국민의힘 “野 늦었지만 금투세 폐지 동참 환영…11월 본회의서 처리”
- ‘특명’ 풀백을 찾아라…홍명보 “굉장히 고민인 자리” [쿠키 현장]
- 尹녹취록 추가 공개 예고한 민주…“11월은 김건희 특검의 달”선포
- 눈 감아도 보인다…‘점자 도서’ 서울 어디서 볼 수 있나
- 與, ‘尹 지지율 비상’에 특별감찰관 요구 커져…“野 주도권 뺏어와야”
- 두산, 이정훈 퓨처스 감독에 재계약 불가 통보…김태근·양찬열도 방출
- 카카오모빌리티, 공정위 과징금에 “억울한 부분 있어…추가 소명 준비 중”
- 한미계열사 “독립경영, 혼란 가중”VS 한미약품 “오너 독재 폐해”
- “더는 취약계층 아냐”…일용직 건보료 부과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