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할부 반년 만에 70조 '역대 최대'…경기 침체에 '악순환'

황현욱 2024. 10.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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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할부 이용액이 올해 들어 2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반년 만에 7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높은 할부수수료를 무릅쓰고 할부 결제를 늘리고 있다"며 "신용판매 부진을 겪는 카드사 입장에선 수익이 늘어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연체될 경우 그만큼 대손충당금도 쌓아야 해 양날의 검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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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상반기보다 2조 가까이 늘어
20% 달하는 수수료에도 이용 확대
기준금리 인하…"무이자 확대해야"
신용카드 이미지. ⓒ연합뉴스

신용카드 할부 이용액이 올해 들어 2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반년 만에 7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20%에 달하는 비싼 수수료를 물면서라도 할부 결제를 늘리는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여건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제는 무이자할부 혜택을 다시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의 올해 상반기 할부 결제 이용액은 69조93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조7008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68조2339억원으로 새로 썼던 최대치 기록을 1년 만에 다시 갈아 치운 것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카드의 할부 이용 실적이 16조297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0.6%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9.3% 증가하며 11조8747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 할부 결제 이용액 추이. ⓒ데일리안 황현욱 기자

KB국민카드는 10조8938억원으로, 롯데카드는 8조2897억원으로 각각 4.2%와 8.7%씩 늘었다. BC카드의 할부 이용 실적은 73.26% 늘어난 3884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카드는 2.8% 줄어든 12조8488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5조2943억원, 하나카드는 4조479억원으로 각각 3.0%, 3.4% 줄었다.

카드사들은 낮은 가맹점 수수료와 높은 조달금리를 이유로 소비자에게 제공했던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여왔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높은 수수료율을 무릅쓰고 할부 결제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할부 수수료율은 최고 19.95%로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다다랐다.

그 사이 카드업계의 할부 수수료 실적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카드사들의 할부 카드 수수료 이익은 1조70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장기간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득 대비 지출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큰 금액이 아니더라도 일시불 거래의 부담이 더욱 커져 수수료를 내더라도 할부거래를 이용하는 경향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필두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 또한 떨어지며 조달 부담이 줄어든 카드사들이 무이자할부 혜택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우리카드와 BC카드, NH농협카드는 이달 들어 ▲온라인 ▲백화점 ▲면세점 등 주요 업종에서 최대 6개월 무이자할부 혜택를 제공하고 있다.

무이자할부 혜택을 고정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자금 조달 시장과 별개로 비용 절감 기조가 강해 당분간 무이자할부 확대는 단발성 행사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은 높은 할부수수료를 무릅쓰고 할부 결제를 늘리고 있다"며 "신용판매 부진을 겪는 카드사 입장에선 수익이 늘어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연체될 경우 그만큼 대손충당금도 쌓아야 해 양날의 검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여전채 금리 또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비용 효율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 무이자할부 혜택을 확대하기에는 어렵고, 단발성 행사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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