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조성현 2024. 10. 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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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학습 도구로 자리잡은 AI... 과제에 써보고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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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현 기자]

"그거 chatGPT 돌리면 되는데?"

대학교에 와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처음에는 이 말이 농담처럼 들렸지만, 실제로 많은 친구들이 학습 과제를 AI에 맡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과제뿐만 아니라 보고서, 발표 준비 등 다양한 학습 활동에서도 AI 도구들이 당연히 사용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 ChatGPT를 쓴다는 친구의 반응 대학교 동기와의 대화 내용 중 일부이다. 이번주 프로그래밍 과제를 했냐는 질문에 친구는 AI 도구를 사용하면 금방 해결할 수 있다고 대답하고 있다.
ⓒ 조성현
그만큼 ChatGPT와 같은 AI 도구들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코딩 과제, 문제 풀이, 보고서 작성 등 다양한 학습 활동에서 큰 도움을 주고 있으며,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이런 인공지능들은 이제 일상적인 학습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수업과 온라인 학습이 늘어나면서 AI 도구의 사용은 더욱 활발해졌다.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와 디지털 자료만으로 학습해야 하는 상황에서 AI 도구를 활용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ChatGPT와 같은 AI 도구는 인터넷만 연결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

이처럼 AI 는 학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이제 우리는 교과서와 수업 자료만 사용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AI 도구를 활용하여 더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 수업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과제를 내주었고, 나는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면서 코드를 만들었다. 프로그램이 잘 돌아가서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하며 제출했고, 과제를 잘 끝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수님께 피드백을 받았을 때, 내 코드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코드 중 일부는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았고, 비효율적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과제 피드백을 받던 중, AI 도구를 사용하는 게 괜찮은지 여쭤보았고 교수님께서는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학습의 한 방법이니까 시도해 보라고 말씀하셨다.
 AI 도구는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주지 않는다.
ⓒ casparrubin on Unsplash
사실 그전까지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마치 스스로의 실력 부족을 인정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AI의 도움을 적절히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코딩 중 단순한 문제가 발생하여 해결하기 위해 AI 도구를 사용했다. 코드를 입력하자마자 AI는 복잡한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고 에러를 찾아 수정해 주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AI 도구에 의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시작은 단순한 오류 수정을 위해 사용했지만, 나중에는 코드를 직접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나는 점차 AI가 만들어주는 코드에만 의존하게 되면서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이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내가 정말 제대로 코딩을 배우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AI 도구를 이용해 과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었지만, 학습 과정에서의 불안함은 커져만 갔다.

AI 도구는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주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복잡하거나 창의성이 필요한 문제에서는 잘못된 답변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ChatGPT를 사용하며 제시해 준 답변 중에 논리적으로 맞지 않거나 잘못된 정보가 포함된 경우가 종종 있었다. AI는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하기 때문에 최신 정보가 반영되어 있지 않거나 데이터 자체에 오류가 있을 때 부정확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

이런 한계 때문에 우리는 AI 도구의 결과물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닌 항상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AI는 우리가 편리하도록 도움을 주지만, 그 결과물이 항상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AI 도구를 사용한다고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잘 활용하면 매우 유용한 학습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AI가 제공해준 답변에 대해 생각해보며 수정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단순히 과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AI 도구를 사용할 때는 스스로 학습하려는 마음가짐이 굉장히 중요하다. AI가 만들어준 소스코드를 단순하게 가져다가 사용하는 것이 아닌, 코드가 왜 이렇게 작성되었는지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이 진정한 학습의 핵심이다. AI는 효율적인 답을 제공해 줄 수 있지만, 우리는 스스로 문제 해결 과정을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1)"또한, 미래에는 생성형 AI 리터러시가 필수적인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넘어선 생성형 AI 리터러시 시대에는 여러 종류의 생성형 AI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초·중·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창의력,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이를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 활동을 하는 성인의 경우는 본인의 생산성, 업무 및 과제 등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생성형 AI의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한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닌, 본인의 학업 및 업무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배워야 하는 것이다. 이는 미래 세대를 살아갈 필수 역량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김용성 '생성형 AI는 교육을 어떻게 바꿀까?' - 기술과 혁신 웹진 2024년 3/4월호

이처럼 일부에서는 AI 도구의 사용이 현대 학습자와 직장인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이라고 보고 있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창의성과 사고력을 길러야 하는 청소년에게 지나친 AI 의존은 오히려 문제 해결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AI 도구를 단순히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학습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미래의 필수 역량임을 의미한다.

앞으로도 AI 도구는 우리의 학습과 일상 속에 더욱 깊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도구들이 사람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복적인 작업과 빠른 정보 검색은 AI의 강점이지만,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는 여전히 사람의 고유한 영역이다. AI 도구에게 우리의 영역까지 내어주지 않고 잘 활용한다면 분명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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