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늘어난 ‘픽시’
부산 명지신도시, 광안리… 최근 도로 위에서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를 타는 청소년들이 부쩍 늘었다.
‘픽시’로 불리는 이 자전거는 원래 경기장에서 쓰던 고정 기어 자전거로, 페달을 멈추면 바퀴도 함께 멈추는 구조다.
브레이크가 없어 제동이 어렵고, 급정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SNS에서는 ‘픽시 묘기 영상’이 숏폼으로 퍼지며 유행이 시작됐다.
중고등학생은 물론 초등 고학년까지 픽시를 타는 일이 일상처럼 되어버렸다.

도로 위 무법질주, 그러나 단속은 어렵다
문제는 명확한 법 규정이 없다는 것. 픽시는 자전거처럼 생겼지만, 브레이크가 없다는 이유로 자전거도로 주행은 불법이다.
인도 주행도 금지다.
그렇다고 오토바이나 자동차로 분류할 수도 없어, 사실상 도로 위 회색지대가 되어버렸다.

경찰은 법적 근거가 모호해 강하게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
신고가 들어와도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계도하는 수준에 그친다.
그 사이 픽시는 도로를 달리고, 사람들은 불안해진다.

학부모도 경찰도 모두 ‘난감’
부산 강서경찰서에는 관련 민원이 계속 접수되고 있다.
일부 부모들은 픽시가 뭔지도 모른 채 자녀가 사달라기에 사줬다가, 위험성을 알고 나서 자전거를 숨기기도 한다.

경찰은 교육청,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간담회까지 열어 대책을 논의했지만, 현실적으로 손 쓸 방법이 많지 않다.
도로교통공단 역시 “무리 주행이나 지그재그 주행은 처벌 대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법이 미비하다”고 말한다.

위험을 알면서도, 유행은 계속된다
전문가들은 픽시 자전거의 제동거리가 일반 자전거보다 5~20배 길다고 설명한다.
일부 청소년은 안전모 없이 다니고, 무리를 지어 곡예를 하듯 도로를 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픽시는 하나의 스트릿 문화이자 유행이다.
속도감과 멋, 영상에서 보이는 자유로움은 그 어떤 계도보다 강한 유혹이 된다.

결국 도로 위엔 법도, 제재도 없이 픽시가 달리고 있다.
아이들은 멈추지 않고, 어른들은 말리기만 하고, 법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누군가 다치기 전까지, 이 질주는 계속될 것이다.
사진출처: 커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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