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물림 사고 연간 2200여건…솜방망이 처벌은 여전
과실치상 적용시 소액 벌금
#지난해 10월 강원도 홍천군의 한 사과 농장을 방문한 손님 A씨가 농장에서 키우던 진돗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출입구 옆 손잡이에 묶여있던 진돗개는 목줄이 풀리자 사과를 구매하고 나가던 A씨의 허벅지를 물었다. 재판부는 사고방지를 위한 안전조치에 소홀했다고 판단해 견주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7년간 연평균 2200여건의 개 물림 사고가 발생했지만, 견주에 대한 처벌 수위는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맹견을 제외한 반려견의 견주들은 사고가 발생해도 소액의 벌금형을 받는 데 그쳐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소방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 7년간 개에 물린 환자가 병원으로 구급 이송된 건수는 총 1만5692건으로 집계됐다. 한 해 평균 2200여건의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올해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1753건의 구급 이송 건수가 집계됐다.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할 경우 견주는 반려견에 대한 관리 감독 의무에 따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개가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람을 물 경우 견주는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시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문제는 입마개 대상이 맹견에게만 적용된다는 데 있다. 현행법상 맹견은 5종(도사견, 핏불테리어, 아메리칸스태퍼드셔테리어, 스태퍼드셔불테리어, 로트와일러)에 한정된다. 이를 제외한 반려견이 사람을 물 때는 피해의 정도에 따라 견주에게 과실치상 또는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다.
동물보호법 혐의가 아닌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형량을 받는 데 그친다. 현행법상 과실치상은 500만원 이하의 벌금과 구류 또는 과료, 과실치사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더욱이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돼도 피해자와 합의를 통해 형사처벌을 면하거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실제로 아시아경제가 개 물림 사건과 관련해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1심 판결문 10건을 분석한 결과 무죄 2건, 벌금형 7건, 1건은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들에게 내려진 벌금형 또한 역시 각각 각각 50만원, 150만원, 300만원 등으로 소액 수준에 그쳤다.
법조인은 견주의 책임 강화를 위해 개 물림 사고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청의 곽준호 변호사는 "수년 전만 해도 목줄 착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개 물림 사고를 낸 견주가 낮은 형량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향후 반려견 양육 가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사고 시 견주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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