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쿠데타"..올트먼 이동에 오픈AI선 '집단퇴사' 으름장(종합)

뉴욕=조슬기나 2023. 11. 21.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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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전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해임된 지 사흘 만에 마이크로소프트(MS)행을 결정한 가운데, 오픈AI 임직원들이 집단 퇴사를 예고했다. 이사회 전원 사임과 올트먼의 복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MS로 이직하겠다는 '초강수' 경고다. 챗GPT 열풍에 힘입어 급격히 성장한 오픈AI가 이번 사태로 존립 위기에 놓였다는 분석이 쏟아진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올트먼 복직해야" 임직원 700여명 서명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오픈AI 임직원 770명 중 700명 이상이 올트먼을 복직시키지 않을 경우 사표를 내겠다는 연판장에 서명하면서 회사 존립이 위태로워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날 오전 언론인 카라 스위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처음 공개한 서한에는 500명 이상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이후 서명자는 점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복수의 소식통은 NYT에 이날 오전까지 700명의 임직원이 서명했다고 전했다.

현재 임직원들은 이사회의 전원 사임, 올트먼과 올트먼 해임 후 오픈AI를 떠난 공동창업자 그레그 브록먼의 복귀, 2명의 새로운 독립적인 이사 임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사회가 단행한 갑작스러운 축출 사태에 대해 "모든 업무를 위태롭게 하고 우리 미션과 회사를 훼손했다"면서 "당신들이 오픈AI를 감독할 역량이 없음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는 역량, 판단력,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사람들과 일할 수 없다"면서 "아래에 서명한 이들은 올트먼과 브록만이 이끄는 MS 자회사로 합류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미 MS측이 올트먼이 이끄는 자회사에 이들의 자리를 보장한 상태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밖에 올트먼의 해임 배경으로 거론되는 AI 개발 속도와 관련해서도 반박했다. 이들은 "AI 안전과 거버넌스에 대한 우리의 작업은 글로벌 표준을 만들고 있다"면서 AI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올트먼, 복귀 불발에 MS행...혼란 빠진 오픈AI

해당 연판장은 이날 오전 올트먼의 MS행이 발표된 이후 대중에 공개됐다. 지난 17일 갑작스러운 해임 이후 MS 등 투자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주말 동안 올트먼의 복귀가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밤 오픈AI 이사회는 복귀는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고,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 공동창업자인 에멧 시어가 오픈 AI의 임시 CEO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복귀가 불발된 올트먼은 MS행을 결정했다. 오픈AI 이사회의 발표 몇시간 후인 이날 오전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올트먼과 브록먼이 MS에 합류해 새로운 첨단 AI 연구팀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올트먼이 오픈AI 이사회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고 그전까지 자신이 복귀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MS 합류 소식은 올트먼 해임이라는 오픈AI 이사회의 발표로 금요일부터 시작된 주말드라마의 최신 반전"이라며 "업계를 뒤흔들었다"고 보도했다.

불과 사흘 만에 세 명의 CEO를 거치게 된 오픈AI는 혼란에 빠져있다. 집단 퇴사라는 초강수에 임직원 대부분이 동참하고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미라 무라티, 제이슨 권 등 오픈AI의 핵심 멤버들뿐 아니라, 올트먼 축출에 앞장선 이사회 4인 중 1명인 일리아 수츠케버 수석과학자도 서명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수츠케버는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이사회의 행동에 동참한 것을 매우 후회하고 있다"면서 "오픈AI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모든 것을 사랑하며 회사의 재결합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직후 올트먼은 해당 게시글을 인용하며 하트 세개를 추가하기도 했다. 또한 임직원들은 엑스 등 소셜미디어에 "오픈AI는 사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연대를 표하고 있다.

존립 위기 처한 오픈AI

결국 오픈AI 이사회로선 올트먼을 복귀시키지 않을 경우, 회사 껍데기만 남게 돼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NYT는 "대부분의 오픈AI 임직원이 MS로 떠난다면 이 회사는 챗GPT 이후 강력한 차세대 AI기술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시온의 창업자인 가우라브 오베로이는 "지난 10년간의 대실패"라며 "막대한 가치, 평판을 하룻밤 사이에 파괴한 데 따른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축출된 올트먼이 여전히 오픈AI를 통제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웨드부시 시큐리티스의 댄 아이브스는 "주말동안 광대 쇼를 벌인 이사회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올트먼은 MS의 자리에서 오픈AI를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쿼리의 분석가인 프레드 하브메이어는 투자자 메모를 통해 "MS의 쿠데타"라고 분석했다. MS가 올트먼을 채용하고 동료들의 자리까지 보장하면서 이러한 흐름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오픈AI의 임시 CEO로 선임된 에멧 시어는 이날 올트먼 해임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X 계정에 "독립적인 조사관을 고용해 오픈AI의 혼란을 초래한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할 것"이라며 "올트먼의 해임과 관련된 절차와 소통이 매우 잘못 처리돼 우리 신뢰가 심각하게 손상된 것은 분명하다. 필요하다면 지배구조 변경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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