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된장산업 최대 위기”… 배출구 막힌 ‘장류 폐기물’

윤일선 2026. 3. 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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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식탁을 책임지는 간장과 된장, 젓갈 등 전통 장류 산업이 폐기물 처리 위기에 내몰렸다.

해양배출이 제한되고 육상 처리 대안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해양 배출 여부를 가르는 검사 기준까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해양배출협회에 따르면 현재 유기성 폐기물을 해양에 배출하는 업체는 전국에서 사실상 한 곳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해양환경 보호라는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현실적인 기준과 처리 인프라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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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배출 막히고 육상처리도 한계
유일 처리업체 위기 산업 붕괴 우려
전통 장류 산업 폐끼물 처리 체계. 해양배출 축소와 육상 처리 한계가 겹치며 장류 폐기물 처리 경로가 사실상 차단된 상황을 도식화한 인포그래픽. 생성형 AI 제작


한국인의 식탁을 책임지는 간장과 된장, 젓갈 등 전통 장류 산업이 폐기물 처리 위기에 내몰렸다. 해양배출이 제한되고 육상 처리 대안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해양 배출 여부를 가르는 검사 기준까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폐기물을 버릴 곳이 없어 공장을 멈춰야 할 판”이라는 비명이 커지고 있다.

22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장류 및 젓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염분 유기성 폐기물’은 사실상 처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매립은 침출수 염분 문제로 반입이 제한되고, 소각은 낮은 연소 효율과 설비 부식 우려로 처리업체들이 기피하는 실정이다. 퇴비화 역시 어렵다. 염분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재활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해양배출 외에는 현실적인 처리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해양배출 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산업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해양배출량은 2011년 약 397만㎥에서 지난해 약 8만㎥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배출협회에 따르면 현재 유기성 폐기물을 해양에 배출하는 업체는 전국에서 사실상 한 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최근 처리 물량이 1300t 수준으로 줄며 경영 위기에 놓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체가 문을 닫을 경우 전국 장류·젓갈 제조업체의 폐기물 처리 통로는 사실상 완전히 차단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젓갈류 폐기물은 사실상 처리가 막힌 상황”이라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중소업체부터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은 해양배출 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광유류 검사’다. 업계에서는 동일 공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에 대해서도 검사 때마다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특히 검사기관에 따라 판정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해 동일 공정 폐기물에서도 측정값 차이가 크게 나타난 사례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분석 결과의 일관성과 검사 기준 적용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는 “시중에 판매되는 정상 제품이 폐기물 단계에서만 기준 초과 판정을 받는 것은 모순”이라며 부처 간 검사 기준 차를 지적한다. 시판 제품은 식약처, 폐기물은 해수부가 각각 관리한다.

충남 보령, 경남 고성, 경북 안동 등 주요 산지 업체들은 지난 1~2월 해양수산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류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해수부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광유류 분석은 법정 공정시험기준에 따른 절차로 문제가 없다”며 “시료 특성에 따라 일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나 반복 시험과 정도관리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식약처와 해수부는 각각 식품 안전성과 해양 환경 영향을 기준으로 서로 다른 목적의 분석을 수행하는 만큼 동일한 ‘광유류’ 항목이라도 적용 방식과 해석이 다를 수 있다”며 “올해 연구용역을 통해 해외 사례를 분석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 필요할 경우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해양환경 보호라는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현실적인 기준과 처리 인프라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업계가 해양배출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통 장류 산업의 존속을 위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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