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롱대롱’ 불안한 홍명보호, 요르단전 앞둔 선수들 '과잉 부담'

김태훈 2024. 10. 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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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 탓에 필요 이상의 부담을 안고 요르단 원정에 나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차전에서 요르단(피파랭킹 68위)과 격돌한다.

북중미월드컵 본선은 아시아 3차 예선 조 1위와 2위가 직행한다.

7일 요르단에 도착한 홍명보호는 3일 간의 짧은 훈련을 가진 뒤 요르단전을 치른다. 홈 팔레스타인전 무득점 무승부라는 기대 이하의 결과와 내용으로 불안하게 출발한 홍명보호는 오만 원정에서 3-1 승리, 1승1무로 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요르단도 1승1무를 기록 중인데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이 속한 B조에서 요르단은 매우 껄끄러운 상대다. 손흥민(토트넘)-이강인(파리생제르망)-황희찬(울버햄튼)-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우수한 유럽파를 대거 보유하고 피파랭킹(23위)에서도 크게 앞선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상 분명 우위에 있지만, 요르단이라면 매우 부담스럽게 느낄 수밖에 없다.

지난 2월 ‘2023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에서는 2-2 무승부를, 다시 만난 4강에서는 0-2 완패했다. 결승을 앞두고 단 1개(요르단 7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고 굴욕적 패배를 당했다. 요르단전 패배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대표적인 ‘무능’ 사례로 남았고, 경질을 초래한 결정적 요인 중 하나가 됐다.

약 8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요르단전을 끝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한국은 이후 두 차례 임시 감독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홍명보 감독 체제가 시작됐다.

정당성마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홍 감독은 최종 후보였던 다비드 바그너 감독·거스 포예트 감독을 제치고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낙점됐다. 그러나 두 후보자와 달리 면접·발표를 진행하지 않고 홍 감독을 선임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선임 과정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감사를 진행 중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은 “선임 절차가 공정하지 못했다면 공정한 절차를 거쳐 다시 선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팬들을 비롯해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뛰어도 모자랄 판에 홍명보호는 좌초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한 홍명보 감독.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러나 홍 감독은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으로 자신이 선임된 과정이 전체적으로는 공정하다고 봤다.

과거 전무이사로 축구협회 행정을 맡기도 했던 홍 감독은 국회 문체위 현안 질의 도중 "(전무이사로) 한 번 경험해 봤기 때문에 그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선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에 "이 문제 때문에 감독직을 사임할 생각이 없다"며 "물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언젠가는 경질될 것이다. 남은 기간 우리 팀을 정말 강하게 만드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10월 A매치 2연전은 홍명보호의 운명을 가를 매우 중요한 일정이다. 10일 요르단전을 마친 뒤 15일에는 원정 보다 부담스러운 홈에서 이라크(피파랭킹 55위)와 4차전을 치른다. 이라크도 한국-요르단과 나란히 1승1무를 기록 중인 쉽지 않은 팀이다. 이라크전 일주일 뒤에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논란에 휩싸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국회에 출석한다.

자칫 요르단 원정 또는 홈 이라크전에서 참사가 발생한다면 홍 감독 말대로 경질 압박을 피할 수 없다. 일각에서 내놓는 “(축구)결과로 능력을 입증하면 된다”는 설득력 떨어지는 명분조차도 잃게 된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체제도 더 흔들릴 수 있다. 그런 탓에 2연전의 첫 경기 요르단전은 선수들이 과잉 부담을 안고 뛸 수밖에 없는 한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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