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AI 변호사·의사 등과 경쟁하려면.. 내 핵심 역량은
의사(70%) 변호사(48.1%) 역량 AI로 대체
1초당 문서 1억장 검토하는 AI 변호사 로스
수십만명 환자 정보 입력된 AI 의사 왓슨
인간은 AI 할 수 없는 공감·소통력 키워야
"미래 직업엔 인성·협업 뛰어난 사람 유리"
━ 신년기획 '미래역량 100인보' ①전문인들이 말하는 미래 직업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2033년까지 현재 일자리의 46%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도 ‘2027년 국내 일자리의 52%가 AI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를지 몰라도 여러 전문기관이 내놓는 미래 일자리에 대한 공통적인 전망은 사람의 역할이 크게 줄 것이라는 점이다.
2017년 한국고용정보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사람이 수행하고 있는 능력의 상당 부분은 미래엔 쓸모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2030년 국내 398개 직업이 요구하는 역량 중 84.7%는 AI가 인간보다 낫거나 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영역으로 꼽혔던 의사(70%), 교수(59.3%), 변호사(48.1%) 등의 역량도 대부분 AI로 대체될 전망이다.

100명이 꼽은 미래인재의 필수역량은 5가지로 압축됐다. 창의력(29명, 중복응답)과 인성(28명), 융복합능력(26명), 협업역량(26명), 커뮤니케이션능력(18명)이었다. 더불어 유연성과 컴퓨팅(각각 9명), 공감능력과 감수성(각각 7명), 문제해결력과 대인관계능력(각각 6명) 등도 중요한 역량으로 꼽혔다. 이렇게 새로운 역량이 필요시 되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던 직업의 역할이 바뀌기 때문이다. 강민구 법원도서관장은 변호사의 업무를 예로 들었다. “지금까지 가장 유능한 변호사는 법조문과 해당 판례를 제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머리에 저장된 정보가 많아야 언제든 끄집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앞으로는 전혀 다릅니다.”
![뉴욕의 대형 로펌 베이커드앤드호스테들러에 고용된 최초의 AI 변호사 '로스'의 가상 이미지와 재판정을 조합한 합성사진. [중앙포토]](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1/14/joongang/20180114090047315hzvk.jpg)
서민정 변호사도 강 관장의 생각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서 변호사는 “얼마나 법전을 줄줄 꿰고 있느냐 하는 건 갈수록 덜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를 잘 사용할 줄 아는 유연한 사고력과 실제 재판에서 설득력 있는 언어로 재판부와 배심원을 제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보 가천대길병원 신경외과·뇌과학연구소 교수는 “왓슨 도입 이후 의사의 역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로 김 교수는 “과거엔 의사가 모든 정보를 가진 상태서 일방적으로 환자에게 치료법과 치료약을 통보했다”며 “지금은 왓슨의 분석 결과를 보며 환자와 소통하는 게 주 업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의사와 환자 간 친밀도가 높아지면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와 신뢰도가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단순히 덕목으로만 여겨졌던 인성도 필수 역량으로 꼽히고 있다. 유진석 회계사는 “회계 업무는 지금도 이미 컴퓨터가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며 “회계사가 중요한 이유는 회계 부정과 같은 감사 업무를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엔 경영의 관점에서도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이 투자라는 인식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바른 성품과 가치관을 갖는 것이 필수 능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수영 하나로의료재단 고문(전 아산병원 소아과 의사)은 가정 내 밥상머리 교육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 사이의 예절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타인을 존중하는 능력이 주목받을 것”이라며 “가정에서 인성교육의 의미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과 일자리에 대한 만족을 느끼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미도 외화번역가는 “미래 사회에선 창의성이 가장 핵심적인 능력인데 이는 억지로 하는 게 아니고 스스로 즐기고 재밌어할 때 나온다”며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행복하고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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