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 고유가 시대 서울 시내 싼 주유소는 어디 강북 1531원(L당 휘발유 평균가격)·중랑 1543원..중구는 1967원

류지민 2018. 1. 2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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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차, 주말 주유하는 것을 또 깜박했더니 퇴근길 애마가 밥 달라고 난리다. 주유램프에 불이 들어온 지 벌써 한참. 더 이상 미루다가는 집에 도착도 하기 전에 꽉 막힌 도로 한가운데서 차가 멈추는 불상사가 벌어질 것 같다. 하는 수 없다. 가장 먼저 보이는 주유소로 차를 몰고 들어간다. 허걱! 휘발유 값이 집 근처 단골 주유소보다 ℓ당 300원이나 더 비싸다. 사악한 가격에 잠시 망설였지만 다른 방도가 없다. 소심하게 ‘3만원이요’를 외치며 다음부터는 꼭 단골 주유소에서 미리미리 주유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운전자라면 주유소별로 천차만별인 기름값에 당황한 기억이 한 번씩은 있을 터.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서울 시내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런 가격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도 주유소별 기름값 차이는 무시 못 할 수준이다. 매경이코노미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을 통해 2018년 1월 16일 기준 서울 시내 주유소 531곳의 휘발유 판매가격을 전수조사한 결과, 가격 비싼 주유소(중구 서남주유소, ℓ당 2144원)와 가장 싼 주유소(노원구 태릉솔밭주유소, ℓ당 1497원)의 가격 차이가 무려 ℓ당 647원에 달했다.

우리 동네 기름값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자치구별로 구분했을 때 을지로, 필동, 다산동, 장충동 등 서울 중구 지역의 주유소 평균 기름값(보통 휘발유 기준)이 ℓ당 1967.7원으로 서울 시내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북구는 평균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31.1원으로 가장 저렴한 기름값을 자랑했다. 한 번 주유 시 기름을 가득(50ℓ) 채운다고 가정한다면, 중구에서 9만8385원을 내야 하는 데 비해 강북구에서는 7만6555원만 지불하면 된다. 어느 지역의 주유소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평균적으로 2만원이 넘는 가격 차이가 나는 셈이다.

▶중구·용산·종로 ‘고가’ 주유소

▷땅값 비싸고 관용차 이용 많아

1월 16일 기준 서울 시내 자치구별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을 살펴보면, ℓ당 1967.7원의 중구에 이어 용산구(1953.5원), 종로구(1942.7원), 강남구(1794.6원), 마포구(1702.4원)가 상위 5개 자치구로 꼽혔다. 그 뒤를 이어 강동구(1663원), 영등포구(1657원) 등이 서울 시내 전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1645.6원)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값 상위권에 랭크된 자치구는 대부분 기업 사무실이 모여 있는 ‘오피스 타운’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주거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유소 숫자가 많지 않아 그만큼 가격 경쟁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비싼 가격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심재명 한국주유소협회 기획팀장은 “도심 지역 오피스 타운은 땅값이 비싼 만큼 기름값을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중구와 종로구에는 정부종합청사와 금융위원회 등 관공서가 많아 관용차나 기업, 금융사 방문 차량이 많다. 비싸더라도 인근 주유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높아도 경쟁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휘발유 가격이 ℓ당 2100원이 넘는 ‘고가’ 주유소 목록을 살펴보면 중구와 종로, 용산구에 집중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구의 서남주유소(2144원), 장충주유소(2131원), 통일주유소(2116원), 용산구의 갈월동주유소(2116원), 강변주유소(2116원), 청파주유소(2116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휘발유 가격이 비싼 상위 10개 주유소는 모두 SK에너지에서 운영한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점이다.

▶강북·중랑·은평 ‘싸다 싸~’

▷셀프주유로 가격 확 낮춰

반면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가장 싼 자치구는 ℓ당 1531.1원의 강북구로 나타났다. 중랑구(1543.4원), 은평구(1555.3원), 도봉구(1562.8원), 동작구(1566.6원)가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이었다. 기름값이 저렴한 지역의 경우 운전자가 직접 주유를 하는 셀프주유소의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강북구를 살펴보면 구 내에 위치한 11개 주유소 가운데 8곳이 셀프주유소고, 중랑구(18곳 중 9곳)와 도봉구(20곳 중 10곳)도 절반이 셀프주유소로 운영 중이다. 기름값 톱 3인 중구, 용산구, 종로구에 단 한 곳의 셀프주유소도 없는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저렴한 주유소는 땅값이 싸거나 경쟁이 치열한 것도 있겠지만, 셀프주유로 인건비를 줄이거나 세차, 사은품 서비스 등의 측면에서 비용을 절감하는 경우가 많다. 기름 자체의 품질은 모든 주유소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가격과 서비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선호 주유소가 갈린다”고 설명했다.

실제 노원구 태릉솔밭주유소(1497원), 은평구 수색뉴타운주유소(1499원), 중랑구 신일셀프주유소(1499원), 강북구 수유동주유소(1503원), 도봉구 삼미상사㈜북부주유소(1504원) 등 서울 시내에서 기름값이 가장 싼 5곳의 주유소는 모두 셀프주유소다.

도심·강남서 기름 넣어야 할 땐 ‘이곳’

중구 세화·용산 뉴타운·강남 SK서광

아무리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것이 기름값 절약의 첩경이라고 한들, 강남에 살면서 매번 강북까지 주유 나들이를 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기름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지역 주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기름을 넣어야 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고가 주유소’가 즐비한 도심과 강남에도 숨겨진 알짜 주유소들이 있다.

중구는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 안팎인 주유소가 대부분일 정도로 비싼 지역이지만, 딱 한 곳은 예외다. 상왕십리역 인근에 위치한 세화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45원(1월 19일 기준)으로 웬만한 서울 시내 주유소 최저가와 맞먹는다. 비결은 브랜드가 없는 PB(자가상표)주유소다. SK에너지, GS칼텍스 등 판매사에 따로 가맹비 등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 그만큼 기름값을 쑥 낮췄다. 다만 PB주유소에서는 정유사 제휴카드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용산구에서는 용산역 부근에 마주 보고 있는 한독모터스용산뉴타운주유소(1608원)와 용일주유소(1648원)가 그나마 저렴하다. ℓ당 1800원대 중반이 훌쩍 넘는 다른 주유소들과 비교해 최소 200원 이상 저렴하게 휘발유를 넣을 수 있다. 종로구에서는 다소 발품을 팔아야 한다. 북악터널 근처까지 가야 1600원대 주유소를 만날 수 있다. 지에스이앤알평창주유소(1669원)와 구도일특종주유소(1699원)이 저렴한 주유소로 꼽힌다.

강남구는 비싼 땅값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면적이 넓고 외곽 지역에 주유소 숫자가 꽤 많아 싼 주유소를 여럿 찾아볼 수 있다. 강남역 인근에서는 SK서광주유소(1565원)와 청명주유소(1598원)가 강남답지 않은 싼 가격을 자랑하고, 매봉역 부근 도곡셀프주유소(1576원)와 한진도곡주유소(1590원)도 저렴하다. 논현역과 역삼역 주변에도 1600원대 주유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한 덕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43호 (2018.1.24~2018.1.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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