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게 죽은 고래와 바다사자, 인간이 무슨 짓 한 건가
[오마이뉴스 강지원 기자]
![영화 [웨이스트 랜드]의 한 장면. 비주얼 아티스트 빅 무니즈의 작품.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주)](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6/ohmynews/20180416152700460xcam.jpg)
쓰레기가 예술로 변하는 기적 같은 순간이나 쓰레기 더미를 뒤져 재활용품을 골라내는 빈민층들이 성취감을 느끼는 과정을 목격하는 것은 감동적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규모의 쓰레기 처리장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던 쓰레기
![영화 [웨이스트 랜드]의 한 장면. 브라질에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주)](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6/ohmynews/20180416152700901gdac.jpg)
영화에서 계속해서 보이는 산처럼 솟은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 '저것은 인간이 쓰레기로 쌓아올린 바벨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저 많은 쓰레기들을 어떻게 처리한다는 말인가? 인간의 이기와 자만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우리 옆에 없다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외면하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것은 아닐까? 종종 보이는 병든 지구에 대한 기사를 볼 때마다 잠시 걱정하지만 누구나 쓰레기가 눈앞에서 사라지면 존재를 잊어 버린다. 병든 지구에 대한 고민도 금세 잊는다.
학교에서는 환경보호 교육의 일환으로 각종 쓰레기들이 썩어서 없어지는 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가르친다. 우유팩 5년, 종이컵은 30년, 유리병 100년, 플라스틱은 수백 년이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과연 썩어 없어지기는 하는 것일까? 플라스틱이 등장한 지 이제 100년이 겨우 넘었다. 태워서 없애버리지 않은 이상 최초의 플라스틱은 2018년 오늘 어딘가 처음 만들어진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플라스틱의 쓰임은 너무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저렴하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품들의 종류도 매일같이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물을 사서 마시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가 일주일에 2리터 생수 6병을 마신다면 그는 일 년에 평균 대략 312개의 플라스틱병을 버리는 셈이다. 어디 이것뿐이겠는가. 샴푸 병, 세재 병, 화장품 케이스, 각종 양념 병 외에도 비닐봉지, 카페에서 사용하는 컵, 빨대 등 플라스틱을 사용 않는 하루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사람이 전 세계에 수십억 명이라고 했을 때,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은 셀 수 없다. 이 플라스틱 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 재활용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 재활용이 되는 경우는 얼마나 될까? 그러나 이 궁금증은 플라스틱 사용만큼이나 일회적이다.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들
![영화 [플라스틱 오션] 포스터. ⓒPlastic Oceans Foundation](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6/ohmynews/20180416152701240rgox.jpg)
이들은 단순히 바닷물을 더럽히는 것이 아니라 바다생물들의 생명도 위협하고 있다. 엄청난 양의 폐비닐을 먹이로 착각해서 먹은 고래가 고통 속에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물에 목이 걸려 깊은 상처를 입은 바다사자를 보면서 가해자라는 죄책감이 들었다. 플라스틱은 바다의 오염물질을 흡수하고 다시 바다 생물이 이것을 그대로 흡수한다. 미세 플라스틱 조각을 먹고 배설한다 해도 이들의 피와 살은 이미 독성물질을 흡수하고 난 뒤다. 그리고 결국 인간이 이들을 먹는다.
바다에 버려진 미세 플라스틱은 저절로 분해 돼 쪼개진다. 지금 당장 우리가 플라스틱 배출을 멈춘다고 해도 미세 플라스틱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게다가 지금 당장 플라스틱 배출을 멈춘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다. 주위를 둘러보면 생각보다 많은 플라스틱의 쓰임과 양에 놀랄 정도다. 그 무엇도 플라스틱이 쓰이지 않은 것이 없어 보인다. 물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여러 캠페인들이 있다. 장바구니 챙기기, 카페에서는 텀블러 쓰기, 재활용하기 등. 과연 이런 캠페인들은 충분할까?
문명의 혜택들로부터 벗어난 삶
![영화 [노 임팩트 맨] 포스터. ⓒ KT&G 상상마당](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6/ohmynews/20180416152701399kkyc.jpg)
하루하루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대도시 뉴욕에서 극단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콜린의 실험을 사람들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할 수 있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고군분투하는 콜린과 그의 가족을 보면서 우리가 문명의 이기에 얼마나 익숙해졌는지, 인간이 누리는 편리함의 이면에 어떤 희생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지구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산다는 것이 일 년 동안은 가능할지 몰라도 평생은 불가능하다는 생각 또한 들었다. 콜린은 자신의 실험이 무의미한 시도일까 걱정하면서도 자신의 노력에 그 의미를 둔다. '실천하고 노력한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메시지가 아닐까.
앞에서 언급한 영화들을 보는 것은 일시적인 반성과 각성으로 끝날 수도 있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문제는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개인의 의지는 너무도 무너지기가 쉽다는 것이다. 특히 도시에서 생활하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 소비 생활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란 거의 불가능하다. 소비는 곧 쓰레기 배출로 이어진다. 보다 간편하고 편리한 선택이 있을 때 수고를 감수하는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노력일 수 있다.
누군가를 위한 마음
지난해 중국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 중단 선언 이후, 한국에서는 지난 1일 갑작스럽게 재활용 수거에 혼란을 겪었다. 누구도 쓰레기를 수거해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혼란이 모두가 쓰레기의 처리에 대해서,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다양한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심각하게 고민하라는 알람으로 들렸다. 1995년 쓰레기를 돈 내고 버린다는 개념이 없을 시절, 쓰레기 종량제가 시작되고 23년이 지났다. 엄청난 변화였지만 우리는 거기에 잘 적응해왔다. 그에 못지않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쓰레기가 내 눈앞에서 사라진다고 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에게 지구를 병들게 할 권리는 없다. 지구 곳곳은 이미 병들어 있다. 그러나 지구는 여전히 우리 삶의 터전이 되어주고 있으니 우리는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다만 성급하게 눈에 보이는 성과를 기대하지 않고,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이 결국 나를 위한 마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먼저 말하고 싶다.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쓰레기 없는 하루'를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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