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웹소설] (14) 사랑의 아픔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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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중앙포토]](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3/01/joongang/20180301010252392rlda.jpg)
그녀는 1907년 당시 J.P 모건의 정신과 현재 월가의 정신을 비교하며 우리가 지향해 나가야 할 점을 말하고 있었다.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이었다.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그녀는 한 남성과 다정하게 1층 레스토랑으로 갔다. 그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둔 나는 그 남자에 대한 끓어오르는 질투심을 느꼈다. 남자는 훤칠한 키에 상당한 훈남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들어 보였다. 식당에 자리 잡은 그들은 대화를 이어갔다. 그는 J.P 모건의 중역으로 보였다. 아니타가 말하면 고개를 끄덕이는데 둘의 관계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보였다. 아니타를 바라보는 그의 눈은 사랑하는 사람의 눈이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간다. 그를 한 대 때린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화장실로 끌고 간다. 그리고 그녀에게 소리친다.
“넌 내 거야. 아무도 가질 수 없는 나의 여자야. 그 남자는 절대 너를 가질 수 없어.”
화장실 문을 닫고 나는 그녀의 하의를 벗겼다. 그녀는 다소 반항했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녀를 뒤로 돌려 거칠게 범했다. 그녀는 소리를 거칠게 질렀다. 변기에 앉은 나는 바지를 내린 채 그녀를 내 무릎에 앉히고 심한 파도타기를 했다. 그녀는 내 뺨을 세게 때렸다.
“손님. 수프를 가져왔습니다.”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태연한 척했다. 짧은 상상은 내 입맛을 가시게 했다. 그녀에게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앞에 있는 남자가 그녀를 범한다는 생각을 하니 도저히 그 식당에서 있을 수가 없었다. 음식을 제대로 먹지도 않은 채 식당을 나왔다. 우연을 가장한 채 그녀를 만날 수도 있었다. 그러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미웠다. 가서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쉽게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어. 너와의 순간들이 내 사진첩에 내 컴퓨터에 고스란히 남아있어. 하루가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1년이 지나도 너를 못 있겠어. 나를 다시 받아줄 수 있니. 전화번호 바꾼 거 미안해. 너를 보고도 도망친 것 미안해. 우리 이제 다시 시작하면 안 되니. 이제 십년이 가도 아니 백 년이 가도 너를 놓지 않을 거야. 아니타. 사랑해.”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보슬비가 내렸다. 우산도 쓰지 않은 채 얼마를 걸었을까.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지쳤다. 사랑의 열병은 그렇게 내 온몸을 아프게 했고 갈 곳 잃은 사람처럼 어느 이름 모를 건물의 계단에 앉아 있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다. 정신을 차리고 묵고 있던 호텔로 갔다. 일정을 단축한 채 나는 차를 몰고 버지니아로 향했다. 나 없이도 잘 지내는 그녀에게 묘한 감정이 일어났다. 얼마를 달렸나. 쉼터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라이터를 켜는데 바람이 불어 불이 꺼졌다. 손으로 바람을 가려 담배를 빠는 데 가슴 한 곳에서 허전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사랑의 열병이 왜 이제 다시 찾아오나. 차를 타려고 시동을 거는 데 전화가 왔다. 릭의 전화번호였다. 기분도 좋지 않고 해서 받지 않으려다 억지로 전화를 받았다.
“릭. 무슨 일이니?”
잠시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았다. 나는 재차 말했다.
“릭. 무슨 일이야. 전화를 걸면 말을 해야지.”
“빌. 나. 린다야. 내 전화로 걸면 모를 것 같아 릭의 전화로 거는 거야. 그래서 릭의 전화로 걸었어. 릭이 몸이 좀 아파. 혹시 좀 와줄 수 있어?”
린다의 목소리는 약간 떨리고 있었다.
“많이 아파? 무슨 일이지?”
“네게 할 말이 있는가 봐.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다고.”
나는 내키지 않았으나 린다가 전화를 걸어 거절할 수도 없었다. 차를 몰아 릭의 집으로 향했다. 릭의 집에 도착했을 무렵 어두움이 찾아오고 있었다. 나는 차를 세우고 벨을 눌렀다. 린다는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나를 맞이했다. 집안에 들어섰는데 허기가 졌다. 나는 릭을 찾았다. 린다는 머뭇거리다 릭이 뉴욕으로 출장을 갔다고 했다.
“아픈 사람이 왜 갑자기 출장을 간 거야. 몸은 괜찮은 거니.”
“급체였는지 몸이 안 좋다며 그랬어.”
“그래. 내가 뉴욕에서 오는 길이었어. 릭에게 전화를 걸게.”
갑자기 린다는 내 전화기를 빼앗았다. 그리고 내 뺨을 때렸다.
“넌 내게 너무 많은 상처를 주었어. 내게 한번 미안하다고 이야기한 적 있어? 나는 너의 노리개에 불과했어. 단 한 번이라도 너의 진정한 사과를 받고 싶었어.”
10년도 더 된 일을 이제야 말하는 린다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파렴치한 놈이었기에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갑자기 린다가 내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날 사랑하지 않아도 좋아. 나만 사랑한 짝사랑이어도 좋아. 난 네가 좋았어. 넌 뭐든지 잘했잖아. 넌 모든 걸 갖춘 남자였고. 나는 네가 사랑한다는 말을 진심으로 믿었어. 네가 소식을 끊은 후 죽을 생각도 했어.”
순간 나는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죄 없는 한 여자를 슬프게 한 못된 놈이라는 생각에 바닥에 들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녀는 살며시 앉으며 내 얼굴을 만지면서 내 입술에 키스했다. 나는 아무런 대비자세가 되어 있지 않았다. 몸은 피곤했고 그녀에게 어떤 사죄를 해야 할지를 몰랐다. 그녀는 내 어깨를 밀었다. 나는 무너졌다. 그녀의 혀가 내 입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는 저항 없이 그녀를 받아들였다. 그게 사죄의 길이라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내 옷을 벗겼고 나는 그녀가 하는 대로 나를 가만히 두었다. 그녀 역시 옷을 하나하나 벗었다. 그녀는 아래부터 나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아주 오랜 애무였다. 릭에 대한 죄책감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녀의 입술 공격에 나는 무너졌다.
본능적 욕구와 죄책감이 뒤범벅된 상태에서 갑자기 그녀가 아니타로 보였다. 나는 그녀를 안고 그들 부부가 사용하는 침대에 눕혔다. 그녀는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울었다. 그리고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다리를 벌렸다. 속죄의 섹스는 두려움을 넘어 쾌락으로 갔다. 그녀의 소리가 거칠어질수록 나의 공격은 수위를 높여갔다. 나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녀를 공격했고 그녀는 순순히 내 요구를 받아들였다. 나는 그녀를 침대에 일자로 눕혔다. 뒤에서 그녀의 가슴을 부여잡고 힘차게 아래를 움직였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절정에 다다를 수 없었고 정신을 차렸다. 내가 사랑한 사람은 아니타지 린다는 아니었다. 갑자기 아니타의 얼굴이 보였다. 행위를 멈추었다. 그리고 옷을 입고 릭의 집을 나와 급히 차를 몰았다. 집에 도착한 후 정신을 차린 나는 뒷동산에 있는 성당으로 갔다. 내 행위와 내 존재의 의미에 대해 답을 구하고자 대성통곡을 하며 헛소리를 해댔다. 그것은 정말 가혹한 형벌이었다. 내 죄를 사해달라고 그렇게 용서를 구했건만. 나는 정신을 잃고 상당 한 가운데 드러누워 버렸다. 꿈을 꾸었다. 먼저 아니타가 나타났다.
“빌. 이제 너를 떠나기로 했어. 너도 네 인생을 살기 위해 떠났듯이 나도 내 인생의 의미를 찾아서 살아갈 거야. 너를 잊기로 했어. 아니 잊을 수밖에 없어.”
이후 린다가 나타났다.
“사과 한마디 없이 떠난 너를 용서할 수 없어. 너를 찾아 어디든 따라갈 거야.”
갑자기 릭이 보였다. 그는 내 뺨을 세게 때렸다. 얼마나 아팠는지 바닥에 들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그래 때리려면 얼마든지 때려. 얼마든지 실컷 맞아줄게.”
그는 내 얼굴에 주먹을 날렸고 내 배를 발로 찾다. 갑자기 누군가 나를 깨웠다. 어머니셨다.
“빌 무슨 일이야. 이 땀 좀 봐. 차만 있어서 너를 기다리다 여기까지 왔다.”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얼마를 울었는지 모른다.
“어머니. 어머니. 잘못했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어머니 정말 사랑해요.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라면 다 지고 갈게요. 어머니 절 용서해주세요.”
어머니는 영문도 모른 채 나를 안아주었고 같이 울어 주셨다.
“넌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야. 빌, 하나밖에 없는 내 새끼. 누가 널 이렇게 속상하게 만드니. 도대체 네가 뭘 잘못했다고.”
나와 어머니는 성당을 나와서 밤의 고요 속을 거닐었다. 어머니의 손은 늘 따뜻하다. 그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 오늘따라 왜 이리 길게 느껴지나. 그로부터 사흘 뒤 나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린다의 죽음이었다. 그녀의 짧은 생은 그렇게 덧없이 갔다. 나는 린다의 장례식에 참석하며 눈물을 흘렸다, 내 삶에 주는 아픔이 견딜 수 없을 만큼 무겁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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