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슨 잡지 읽어?.. '독립 매거진' 전성시대
유지연 2018. 4. 18. 00:06
요즘 서점 잡지 판매대에 가면 비주얼도 이름도 낯선 새로운 잡지들이 눈길을 끈다. 창간된 지 얼마 안 된 2호, 3호 숫자를 단 신생 잡지들도 여럿 눈에 띈다. 흔히 말하는 종이 매체 몰락의 시대에 새로운 잡지들의 창간이라니. 지금 잡지 시장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글=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글=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서울 성북동 큐레이션 서점 부쿠에 가면 어림잡아 30종의 잡지들이 진열돼 있다. 단, 패션 잡지 등 기존의 주류 매거진은 한 권도 없다. 볼드저널, 어라운드, 시리얼 등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의 생소한 잡지들뿐이다. 부쿠 이규상 대표는 “개인의 취향과 그에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오는 큐레이션 서점에 어울리도록 ‘독립 매거진’ 위주로 선별하고 있다”며 “사진이나 표지 편집이 다각적이고, 광고 없이 깊이 있는 콘텐트를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독자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부쿠의 전체 매출의 약 10%를 독립 매거진이 담당한다.
대형 서점에서도 변화는 감지된다. 교보문고 잡지 부문 백소영 MD는 “세분화된 취향을 만족시키는 잡지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판매 부수가 늘었을 뿐 아니라 종류도 다양해졌다”고 했다. 지난 3월 창간한 푸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매거진F’는 잡지 부문 주간 베스트셀러를 차지했고, 비슷한 시기 창간한 영화비평전문 격월간지 ‘필로(Filo)’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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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관점 자유로운 ‘독립 매거진’ 출현
종이 잡지 시장의 내리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5 잡지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정기간행물 산업의 전체 매출액은 2014년 말 기준 1조3754억원으로 2012년 1조8625억원에 비해 26.2% 감소했다.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사업체 수는 늘었다. 2012년 1479개였던 사업체 수는 2014년 2509개를 기록했다. 특히 1종 매체만을 발행하는 사업체는 2012년 1247개에서 2014년 2386개로 크게 늘었다.
잡지 산업 전체 매출의 감소와 작은 잡지가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2012년,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점과 맞물린다. 종이 매체의 한계론이 부상하는 동시에 기존 매체들과 차별화된 작은 매거진이 하나 둘 등장했다.
시선·관점 자유로운 ‘독립 매거진’ 출현
종이 잡지 시장의 내리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5 잡지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정기간행물 산업의 전체 매출액은 2014년 말 기준 1조3754억원으로 2012년 1조8625억원에 비해 26.2% 감소했다.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사업체 수는 늘었다. 2012년 1479개였던 사업체 수는 2014년 2509개를 기록했다. 특히 1종 매체만을 발행하는 사업체는 2012년 1247개에서 2014년 2386개로 크게 늘었다.
잡지 산업 전체 매출의 감소와 작은 잡지가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2012년,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점과 맞물린다. 종이 매체의 한계론이 부상하는 동시에 기존 매체들과 차별화된 작은 매거진이 하나 둘 등장했다.
!['2015 잡지산업 실태조사' [출처 한국언론진흥재단]](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8/joongang/20180418000630219crkm.jpg)
![삶의 질을 높이는 주거 공간을 매개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매거진 브리크. [사진 매거진 브리크]](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8/joongang/20180418000630424yvgl.jpg)
![국제이슈, 비즈니스, 문화, 디자인 등을 다루는 모노클. [사진 모노클]](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8/joongang/20180418000630597jqxm.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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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당 1만5000원도 아깝지 않아
이들 독립 매거진은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는 정도의 일반 정보는 다루지 않는다. 타깃 독자층을 매료시킬 만한 이슈를 고르고 특정한 관점을 담는다. ‘볼드 저널’의 최혜진 편집장은 “‘나는 세상을 이런 식으로 보고 있다’는 시선과 관점을 공유하는 독자들,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우선순위를 공유하는 독자들이 선택하는 잡지”라고 설명한다.
권당 1만5000원도 아깝지 않아
이들 독립 매거진은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는 정도의 일반 정보는 다루지 않는다. 타깃 독자층을 매료시킬 만한 이슈를 고르고 특정한 관점을 담는다. ‘볼드 저널’의 최혜진 편집장은 “‘나는 세상을 이런 식으로 보고 있다’는 시선과 관점을 공유하는 독자들,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우선순위를 공유하는 독자들이 선택하는 잡지”라고 설명한다.
![국내 최초로 요즘 아빠, 즉 '모던 파더'를 위한 잡지를 지향하는 볼드 저널. 최신호 주제는 '아빠의 젠더 감수성'이다. [사진 볼드저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8/joongang/20180418000630766nxre.jpg)
단행본과 비슷한 부분은 또 있다. 독립 매거진들은 단행본처럼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을 표방한다. 한 번 보고 버리는 잡지가 아니라, 서가에 오래 두고 싶은 잡지를 목표로 한다. 실제로 독립 매거진 과월호 구매 문의도 많다. 교보문고 백소영 MD는 “기존 정기간행물이 서점에서 과월호를 구매할 수 없는 별도의 바코드로 관리되는 것과 달리, 상당수의 독립 매거진은 과월호도 구매할 수 있도록 단행본과 같은 바코드(ISBN,국제표준도서번호)를 부여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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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온라인이 기회였다
종이보다는 디지털이 먼저라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시대에 종이 잡지가 살아난 이유는 뭘까. 역설적으로 지금이 온라인 세상이기 때문이다.
‘매거진B’의 박은성 편집장은 온라인 미디어에 친숙한 세대의 등장을 독립 매거진 활황의 이유로 본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개인의 관점을 적용한 콘텐트를 만들고 소비하며 공유하는 데 익숙한 세대들이 보다 자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고퀄리티 콘텐트에 목말라한다는 것이다.
독립 매거진의 독자층을 한데 모을 때도 온라인은 한몫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특정 취향의 사람들을 손쉽게 하나로 모을 수 있게 됐다. 편집문화실험실 장은수 대표는 “타깃 독자층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는 독립 매거진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여놓았다”며 “SNS로 대변되는 온라인 환경이 결코 종이 매체와 대척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온라인이 기회였다
종이보다는 디지털이 먼저라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시대에 종이 잡지가 살아난 이유는 뭘까. 역설적으로 지금이 온라인 세상이기 때문이다.
‘매거진B’의 박은성 편집장은 온라인 미디어에 친숙한 세대의 등장을 독립 매거진 활황의 이유로 본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개인의 관점을 적용한 콘텐트를 만들고 소비하며 공유하는 데 익숙한 세대들이 보다 자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고퀄리티 콘텐트에 목말라한다는 것이다.
독립 매거진의 독자층을 한데 모을 때도 온라인은 한몫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특정 취향의 사람들을 손쉽게 하나로 모을 수 있게 됐다. 편집문화실험실 장은수 대표는 “타깃 독자층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는 독립 매거진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여놓았다”며 “SNS로 대변되는 온라인 환경이 결코 종이 매체와 대척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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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
'모노클'은 도쿄·런던 등에서 모노클 숍을 운영하면서 꼼 데 가르송·에르메스 등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향수·노트·남성용 가방 등을 내놓는다. ‘볼드저널’은 '볼드 패밀리'라는 캐릭터의 굿즈를 제작한다. 서브 브랜드인 유료 강연 서비스 ‘볼드 라이프 레슨’도 론칭했다. ‘매거진B’는 배달 서비스 앱 ‘배달의 민족’과 협업해 ‘매거진F’를 창간했다. 서로 다른 영역의 브랜드끼리 협업함으로써 고객을 공유하고 새로운 수익도 창출하는 방법이다.
매체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
'모노클'은 도쿄·런던 등에서 모노클 숍을 운영하면서 꼼 데 가르송·에르메스 등의 럭셔리 패션 브랜드와 협업해 향수·노트·남성용 가방 등을 내놓는다. ‘볼드저널’은 '볼드 패밀리'라는 캐릭터의 굿즈를 제작한다. 서브 브랜드인 유료 강연 서비스 ‘볼드 라이프 레슨’도 론칭했다. ‘매거진B’는 배달 서비스 앱 ‘배달의 민족’과 협업해 ‘매거진F’를 창간했다. 서로 다른 영역의 브랜드끼리 협업함으로써 고객을 공유하고 새로운 수익도 창출하는 방법이다.
![배달 서비스 브랜드 배달의 민족과 매거진B가 협업해 만들어진 푸드 다큐멘터리 잡지 매거진F. 브랜드 대 매체가 아닌, 브랜드 대 브랜드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사진 예스24]](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8/joongang/20180418000631174drji.jpg)
![크라우드 펀딩을 플랫폼을 통해 발행 기금을 모금했던 영화 비평지 '필로' [사진 교보문고]](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8/joongang/20180418000631392axr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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