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영어 실력은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덕분
심리학 전공 매니저로부터 도움도 받아
![메이저 대회 4회 우승에 빛나는 짐 쿠리어와 영어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현(왼쪽). [멜버른 AP=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1/28/joongang/20180128130353030djfi.jpg)
특히 16강전에서 전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를 3-0으로 꺾은 뒤 했던 인터뷰의 조회 수는 25만건을 기록했다. 인터뷰의 백미는 "3세트 타이브레이크 때 3-0에서 3-3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했나"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부분이다. 정현은 "1, 2세트를 땄기 때문에 4, 5세트에 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조코비치보다 더 젊기 때문이다. 나는 2시간은 더 뛸 수 있었다. 하하. 그래서 3세트는 져도 상관없었다"고 말해 폭소를 끌어냈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8강전 직후 "로저 페더러와 토마시 베르디흐 중 4강전 상대로 누굴 원하냐"는 질문에 "반반"이라고 한 정현의 위트를 놓고 "외교관급 화술"이라고 칭찬했다.
![영어를 가르쳐 준 정현도 교수(오른쪽)와 정현. [사진 정현도 교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1/28/joongang/20180128130353198fjhf.jpg)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뒤 코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현(왼쪽). [멜버른 AP=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1/28/joongang/20180128130353387powa.jpg)
일상 회화가 점점 더 능숙해지자 본격적인 인터뷰 공부를 시작했다. 유튜브에서 다른 선수 인터뷰를 찾아 반복해서 봤다. 곤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도 정현은 이런 과정을 통해 습득했다. 호주오픈에서도 16강전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외국 취재진이 "평창올림픽에서 남북한 단일팀이 구성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예민한 질문을 했고, 정현은 정중하게 "나는 테니스 선수라서 그 부분에 관해선 말할 게 없다. 미안하다"고 넘겼다.
정현의 인터뷰가 처음 호평을 받은 건 2016년 1월 남자프로테니스(ATP) 기량발전상(MIP)을 받았을 때다. 정현은 수상 소감 때 그냥 "쌩큐"라며 끝내지 않고, "가족과 팬, 그리고 나를 뽑아준 다른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 상은 내게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도씨는 "이 수상 소감은 '수상 소감의 정석'으로 인정받아 ATP에서 선수 교육자료로 쓰고 있다"고 전했다.
정현은 정현도씨로부터 현재는 24시간 과외를 받지 못한다. 정씨가 지난해 박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대학에 교수로 임용됐다. 그래서 둘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최근 정현이 정씨에게 자주 물어보는 건 '소셜미디어(SNS)용 영어'다. ATP는 선수들에게 SNS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정현은 전 세계 팬을 위해 영어와 한국어로 포스팅한다. 정씨는 "(정)현이는 절대 영작해 달라고 하지 않는다. 자기가 생각해서 영어 문장을 보내면, 내가 그걸 보고 다양한 표현을 제시한다. 그러면 현이가 적절하게 섞어 자신만의 문장을 완성한다"고 했다. 정현은 "(정)현도 형 덕분에 영어가 많이 늘었다. 늘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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