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멸종' 크낙새 북녘서 날아오나..남북 생물자원 교류 추진
25년 전 관측 "남한선 사실상 멸종"
북 황해도일대서 20여 마리 서식
"내년 기증받으면 광릉숲에 방사"
멸종위기 장수하늘소도 교류 논의
![북한 황해도 크낙새 보호 증식 및 보호구역에 서식하는 크낙새(수컷). 북한에서는 크낙새를 ‘클락새’라 부른다. [사진 이일범 문화재전문위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3/joongang/20180413023045044jddl.jpg)
크낙새는 45㎝쯤 되는 몸길이에 하얀 깃털이 달린 배 부분을 제외하곤 온몸이 검은색이다. 수컷의 경우 머리 위에 붉은 깃털이 선명한 게 특징이다. 나무에 구멍을 뚫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다. 배 부위 색깔만 검은색으로 크낙새와 다르지만, 크기와 모양·울음소리까지 같은 까막딱따구리(천연기념물 제242호)는 광릉숲에서 자주 목격된다. 이로 인해 까막딱따구리를 크낙새로 오인한 ‘크낙새 목격 신고’도 간간이 접수되고 있다.
![광릉숲 국립수목원 내 고목에 설치된 크낙새 모형. [중앙포토]](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4/13/joongang/20180413023045207chsl.jpg)
북한에서는 크낙새를 “클락, 클락”하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클락새’라 부른다. 69년부터 황해북도 평산군과 린산군, 황해남도 봉천군 일대 등 4곳을 크낙새 보호 증식 및 보호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20여 마리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종승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장은 “내년엔 북한 측으로부터 크낙새를 기증받아 광릉숲에 방사해 증식하는 과정을 통해 국내에서도 크낙새를 다시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국립수목원은 숲 생태계 보전을 위해 97년부터 21년째 하루 5000명으로 탐방객 수를 제한해 광릉숲의 자연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고, 이 결과 까막딱따구리 등 희귀 조류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낙새가 사라진 25년 전보다 광릉숲 생태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남북 생물자원 교류로 크낙새가 돌아오게 되면 이번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김형광 전 국립수목원장(사단법인 한국수목보호협회장)은 “남한에만 서식하는 원앙(천연기념물 제327호)과 남한에서는 이미 사라지고 북한에만 남아있는 크낙새를 남북이 맞교환할 경우 멸종 위기 조류의 남북 교류로 한반도의 생태계 복원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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